세상을 떠난 딸의 사진이 담긴 휴대전화를 잃어버렸다는 신고에 경찰이 휴대전화  속 지워진 사진까지 디지털 포렌식으로 복구해서 주인에게 돌려줬다.

2일 광주 남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8월27일 A씨(64)는 광주 남구의 한 아파트에서 인테리어 공사 작업을 하던 중 자신의 휴대전화를 도난당했다.

A씨에게 이 휴대전화는 세상에서 단 하나밖에 없는 소중한 물건으로, 투병 중 세상을 뜬 딸과 함께 찍은 사진이 담겨있었다.

기기를 다루는 것이 서툴러 사진을 다른 저장 장치에 옮기지 못한 A씨에게는 휴대전화가 딸을 추억할 수 있는 유일한 물건이었다.

주변을 샅샅히 뒤져도 나오지 않자,  A씨는 휴대전화를 꼭 찾아야 한다며 경찰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사건을 맡은 남부경찰서 강력3팀(팀장 장명근)은 A씨의 사연을 듣고 휴대전화를 반드시 찾아줘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그러나 휴대전화를 잃어버린 장소를 비추는 폐쇄회로(CC)TV가 없었고, 목격자도 없어서 용의자를 특정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수사를 진행하던 중 수백미터 거리에 방범용 CCTV가 있는 것을 확인하고, 방범용 CCTV로 확인한 용의자를 수소문해 수사 착수 9일 만에 절도 혐의로 B씨(96)를 검거했다.

B씨는 A씨의 휴대전화를 소지하고 있었지만, 딸의 사진은 이미 지워진 상황이었다. 이에 경찰은 디지털 포렌식으로 지워진 사진을 복구해 A씨에게 휴대전화를 전달했다. 또 사진을 복사한 별도의 USB를 함께 전달했다.

경찰 관계자는 “A씨의 안타까운 사연을 듣고 도움을 주고 싶었다”며 “휴대전화가 초기화되지 않고 사진이 그냥 지워진 상태여서 복구가 돼 다행이다”고 말했다.

경찰은 휴대전화를 훔친 B씨를 절도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조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