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음식 다시 먹을까, 버릴까? 경제, 건강, 심리 상태에 따라 달라진다 (전문가 팁)

식중독이나 배탈을 앓아본 사람은 오래된 음식을 더 꺼릴 수 있다
남은 음식
남은 음식

배달 음식을 시키거나 음식을 포장해 와 집에서 먹는 빈도가 늘어날수록 남는 음식도 늘어난다. 재택근무가 늘어나고 식당을 이용하기 꺼려지는 요즘 같은 코로나19 상황에는 더 흔한 일이다. 냉장고에 테이크아웃 용기에 담긴 음식이 쌓여서 결국 못 먹고 버리는 사람이 있는 반면, 남는 음식을 재활용해 다시 요리하거나 다음 날 잘 먹는 사람도 있다.

심지어 남은 음식은 절대 쳐다도 안 보고 바로 버리는 사람도 있다. 대체 왜 사람마다 다른 반응을 보일까? 단지 돈의 문제일까 아니면 다른 이유일까? 심리 전문가들은 사람마다 복합적인 심리가 작용한다고 말했다. 남은 음식을 대하는 태도에는 경제, 음식 안전성에 대한 개념, 환경 신념 등 다양한 요소가 관련돼 있다.

식비의 여유와 식품 별 안전성에 따라서 남은 음식 섭취가 결정된다

개인의 자산 및 경제적인 여유에 따라 남은 음식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질 수 있다. 돈이 많은 사람은 상대적으로 한 번 먹고 남은 음식을 바로 버릴 가능성이 높다. 또 배달을 시킬 때, 비싼 배달료를 고려해 여러 가지 음식을 시키지 않고 딱 필요한 음식만 시킬 확률이 더 높다. 반면 남은 음식이라도 다음에 꼭 필요한 사람도 있다. 조금이라도 식비를 아끼려는 시도 때문이다. 플로리다 국제 대학의 영양학 및 건강학 부교수인 캐서린 코시아의 설명이다.

식품 안전에 대한 불안감도 개인이 남은 음식을 어떻게 처리하는지에 큰 영향을 미친다. ‘모던 푸드, 도덕적인 음식’의 저자이자 미시간 주립대학의 헬렌 조 베이트 부교수는 ”많은 사람이 남은 음식을 다시 먹어도 될지 안전성에 불안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과거 식중독 또는 배탈을 경험했다면 더 오래된 음식을 먹을 때 걱정될 수 있다. 식품 안전은 음식의 종류에 따라 다르다.”

”사람들이 오래된 고기와 생선을 좀 더 위험하게 생각한다.” 세인트 앤섬 대학의 심리학과 부교수 아담 웬젤의 말이다. 그는 ”준비한 지 2시간 이내에는 남은 음식을 얕은 접시에 담아 냉장고에 보관하고, 4일 이내에는 섭취하라”고 말했다.

매일 새로운 음식을 먹는 사람과 비슷한 식단을 유지하는 사람으로 나뉜다

남은 음식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몰라서 다시 먹지 않거나 버리는 경우도 있다. 베이트는 ”요리에 자신이 없다면 남은 음식이나 재료를 활용하기 힘들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중요한 점이 많은 사람이 다양한 스타일의 음식을 즐기다는 점이다. 하루는 중국 음식, 다음날은 파스타, 또 다음에는 햄버거 등 매우 다채롭다. 새로운 음식을 먹고 싶은 상황에서 남은 음식을 다시 먹고 싶은 욕구가 없을 수도 있다. 똑같은 음식을 연속해서 먹는 걸 피하려고 하다 보면 남은 재료가 점점 상해 회생 불가할 수도 있다.

매일 같은 음식을 먹는 걸 싫어하는 사람이 아주 많다. 웬젤은 ”인간은 매번 다양한 식단을 원하도록 ‘진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어쩌면 다양한 영양소 섭취를 위해 몸이 다양한 음식을 원할 수 있다.”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매번 같은 음식을 먹고 싶어 하고, 이런 식단 패턴은 안정감을 줄 수 있다. 뭘 먹을지 고민할 필요 없고, 비교적 단순한 선택지로 예상 못 한 상황에 관한 불안감을 줄여 준다. 또 다이어트나 몸 관리를 위해 특정한 식단을 항상 고수해야 한다면, 미리 많은 양의 음식을 준비하는 게 심리적으로 도움을 준다. 이미 음식을 만들어 놓았기에, 다른 유혹을 피할 수 있고 음식 준비 시간도 아낄 수 있다.

가정에 냉장고가 널리 보급되면서 남은 음식이 흔해졌고, 인식도 나빠졌다

역사적으로 남은 음식을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도 변해왔다. 20세기 초 미국에서는 아직 냉장고가 널리 보급되기 전, 만약 음식이 남으면 다음 끼니 때 먹는 게 당연했다. 1920~30년대 가정에 냉장고가 보급되면서 남은 음식 보관이 용이해졌다. 좀 더 길게 음식을 먹을 수 있었기에 자연스럽게 남긴 음식을 다시 먹는 기간도 길어졌다. 당시 냉장고 보유는 부의 상징이었다. 즉 남은 음식이 있다는 건 좀 잘 사는 집이라는 뜻이기도 했다. 하지만 냉장고가 널리 보급되면서 남은 음식이 흔해졌다.

그러다가 제2차 세계 대전 중 식량난과 배급으로 인한 식량 부족 이후, 남은 음식은 귀중해졌다. 남은 음식 활용법도 다양하게 소개됐다. 그러나 전쟁이 끝나고 점점 음식 가격이 싸지고 수입 식품이 증가하면서 ”남은 음식을 왜 먹어?” 라는 인식까지 등장했다.

쿠키
쿠키

기본 1인분 양이 많아지면서, 먹는 양도 늘고 남는 음식 부담도 늘어났다

최근 수십 년 동안, 미국 식당들은 음식량을 늘렸다. 그만큼 남는 음식의 양도 늘어났다. 연구원들은 남은 음식이 있을 때 사람들이 다른 음식을 어떻게 바라볼지 연구했다. 서던캘리포니아대 마케팅학과 부교수인 린다 하겐과 미시간대 아라드나 크리슈나 교수는 두 그룹에게 크고 작은 두 가지 크기의 쿠키를 주는 실험을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먼저 주어진 쿠키 사이즈와 상관없이 정해진 일정량의 쿠키만 먹을 수 있었다.

이후 두그룹 모두 새 쿠키 봉지를 받고, 원하는 만큼 먹을 수 있도록 했다. 연구 결과, 먼저 큰 사이즈의 쿠키를 가진 사람들이 더 많이 새로운 쿠키를 먹고, 운동도 적게 했다. 하겐의 이론은, 1차 실험에서 큰 쿠키의 사이즈를 받은 그룹은 특정 양을 먹고, 멈췄을 때 더 큰 덩어리의 남은 쿠키를 봤다.

심리적으로 기본 음식 양과 상관없이 남은 음식 양만 봤을 때, 본인들이 적게 먹었다는 느낌이 들고, 이후 더 많이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들 수 있다. 또 적게 먹었으니 운동도 적게 할 수 있다.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지만, 남은 음식의 양에 따라 이후 얼마나 더 많은 음식의 양을 먹는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근거다.

남은 음식을 버리지 않고 소비하면 그만큼 자원을 아낄 수 있다

요즘에는 식비나 식단 때문이 아니라 환경을 지키기 위해 남은 음식까지 되도록 활용해 먹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베이트는 ”요즘 많은 사람이 식량 생산에 얼마나 많은 자원이 소모되는지 깨닫고 있다”고 말했다. ”음식을 버리는 순간 그걸 생산하기 위해 투자한 많은 자원도 버리게 된다. 미국인들은 음식을 낭비하기로 유명하다. 미국 농무부에 따르면 2010년에만 6만 킬로톤(KT) 이상의 음식이 버려졌다.” 남은 음식을 소비하면 그만큼 자원을 아낄 수 있고 환경에 미칠 나쁜 영향도 예방할 수 있다.

*허프포스트 미국판 기사를 번역, 편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