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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뻔하고 유치한 크리스마스 영화를 사랑하는 데는 과학적인 이유가 있다

연말마다 나오는 형편없는 영화에 자꾸 손이 가는 이유.

ⓒHallmark/Ion//Lifetime/Netflix

 

‘트윙클올더웨이‘, ‘징글벨브라이드‘, ‘메리 키스마스‘, 넷플릭스의 ‘로열크리스마스’. 

매년 미국의 홀마크와 라이프타임 같은 채널들은 물론, 심지어 넷플릭스와 같은 스트리밍 서비스들까지 뻔하고 저비용으로 만든 홀리데이 영화를 내보낸다. 그리고 우리는 기꺼이 그 콘텐츠를 소비한다. 

이런 홀마크 채널의 영화를 보는 걸 자랑스럽게 트위터에 올리든, ‘길티플레져’로 남기든, 이런 과장되고 공식이 뻔히 보이며 의문을 남기는 연기를 선보이는 영화들을 사람들이 실제로 계속 본다는 건 사실이다.

아래 몇 가지 공식 예고편 영상을 보면 확실히 어떤 영화인지 감이 올 거다.

 

 

 

하지만 대체 왜 이렇게 많은 이들이 TV용으로 만든 이 유치한 홀리데이 영화에 끌리는 걸까? 허프포스트는 몇몇 정신 건강 전문가들에게 이미 공공연한 사실인, 우리가 홀리데이 영화를 좋아하는 이유를 자세히 물어보았다.

 

무언가 확실한 느낌을 준다

TV용 홀리데이 영화는 줄거리 구조부터 세트 장식, 특정한 홀리데이 모티브에 이르기까지 누구나 예측 가능한 공식을 따르는 것으로 유명하다. 우리가 이를 조롱하기는 하지만, 우리의 뇌는 특히 코로나19 팬데믹과 같은 불확실성의 시기에는 확실성을 사랑하는 경향이 있다. 

″스트레스를 받을 때 인간의 뇌는 정해진 패턴과 예측 가능한 일을 좋아한다”고 결혼과 가족 전문 테라피스트 및 ‘Are U OK? 당신의 정신건강을 돌보는 가이드’의 저자 케이티 모튼은 말했다.

″무엇을 기대해야 할지 아는 것은 안도감을 준다. 왜냐면 인생을 훨씬 단순화하고 불확실한 일과 일상의 복잡함을 없애주기 때문이다”라고 그는 덧붙였다. ”우리는 자신을 위로하고 이 어려운 시기에서 탈출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 이러한 예측 가능한 영화들을 찾게될 수 있다.” 

 

우리는 간단한 해결책에 끌린다

모튼은 사람들이 올해 이런 종류의 영화를 더 많이 보는 이유로 파트너 찾기, 관계 갈등 해결하기,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 대처, 사랑하는 사람의 슬픔, 가족의 재결합 등과 같은 매우 복잡한 문제들에 대한 간단한 해결책을 이 영화들은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한 시간 반이면 전부 다 밝혀진다!” 그가 말했다. ”우리는 쉬운 해결책에 끌릴 수 있다. 왜냐하면 우리의 일상생활에서는 흔히 해답보다는 더 많은 의문이 생기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모든 홀마크 영화의 줄거리는 사랑을 찾기에는 너무 바쁜 커리어우먼이 작은 동네로 이사를 가야 하는 상황인데 그곳에서 잘생긴 동네 총각을 만나 홀리데이의 진정한 의미를 배운다는 내용이지. 눈이 내리면 그들은 키스를 한다. 항상 강아지도 옆에 있다.  

ⓒSvitlana Tytska via Getty Images

 

끝없는 긍정적 마인드에서 힘을 얻는다

″사람들은 크리스마스 즈음에 유치한 홀마크 홀리데이 영화를 보는 경향이 있다. 왜냐하면 그 영화 내용은 예측 가능하지만 긍정적이기 때문이다”라고 결혼 테라피스트 사니야 마요는 말했다. ”사람들은 긍정적인 생각을 하는 것을 즐긴다. 긍정적인 영화는 힘든 시기에 사기를 높일 수 있다. 홀리데이는 어떤 사람들에게는 좋지만 많은 사람들에게는 우울한 시기이기도 하다. 통계에 따르면 홀리데이에는 우울증이 급증한다. 비록 영화 별로일지라도 몇몇 사람들에게는 일시적으로 낙관적인 느낌을 준다.”

유치한 영화를 보는 경험은 신체의 화학적 반응을 일으킨다. 홀리데이를 테마로 한 영화들은 더욱 그러할 것이다. 기분 좋은 영화는 우리의 호르몬 수치를 변화시키며, 연구결과에 따르면, 특히 로맨틱 코메디는 도파민과 옥시토신을 방출하기 위해 뇌의 공감 센터를 활성화시킬 수 있다.

″올해는 더더욱 홀리데이를 맞이하는 게 스트레스를 준다. (영화를 통해) 모든 일이 잘 풀리고, 사람들이 사랑에 빠지고, 착한 사람이 이기는 것처럼 보이는 세상으로 빠져드는 건 일종의 도피다.” 모튼의 설명이다. ”신경 시스템을 진정시키고 기분 좋은 줄거리로부터 여분의 도파민을 생성하는 방법을 찾는 거다.”

 

특정한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탈출구

이용과 만족 모델은 사람들이 특정한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미디어를 시청한다는 설명을 제시한다”고 미디어 심리학자 겸 시러큐스 대학의 커뮤니케이션 교수인 T. 마카나 초크는 설명했다. ”여기에는 감정적 욕구도 포함된다. 낭만적인 줄거리를 보거나 호감이 가는 인물의 감정 일지를 대리로 경험하면서 경험할 수 있는 감정의 성취와 쾌락, 그리고 기분 전환이 포함된다. 긴장감에서 일시적으로 벗어나고 인생의 스트레스로부터 벗어나길 바라는 바람이 투영되는 것이다.”

인생 코치이자 ‘용감하게 행동하기’의 작가 아니타 칸티에 따르면, 뻔한 홀리데이 영화는 건강한 도피 의식을 제공하고 엔도르핀 레벨도 높여 준다.

″이미지, 연기, 그리고 음악은 주로 웃음과 슬픔을 통해 스트레스 해소를 자극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칸티는 말했다. ”홀마크 영화를 관람하는 것은 일시적인 해방감을 얻고 ‘행복한 호르몬’을 생성하기 위해 필요한 일일 수 있다”고 말했다.

  

뇌는 해피엔딩을 사랑한다

″우리의 뇌는 기분 좋게 느끼는 것을 좋아한다.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서 일종의 공식과 구조가 뻔한 경우가 많은데 오히려 인간적인 이야기에서 더 집처럼 안락한 느낌을 받게 도와준다. ”우리는 스토리텔링에서 연관성이 있는 특정한 공통 패턴을 인식하도록 연결되어 있다. 결말은 믿기 힘들 정도로 우리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바로 우리에게 문제 해결의 중요성과 간단한 방식으로 해결하는 것의 중요성을 혜택을 상기해 주기 때문이다.

TV 용 홀리데이 영화들은 주로 자기 발견, 행복한 결말 그리고 심지어 기적의 여정을 보여주는 경향이 있다. ”오늘날 우리는 많은 사람들이 ‘해피 엔딩’의 사고방식을 따르거나 믿지 않는 세상에 살고 있다”고 칸티는 말했다. ”교훈은 용기와 회복력에 대한 우리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다. 지금은 해피 엔딩이 자신이 선택하는 것이고 세상을 보는 눈을 통해 결정하고 시행하고 디자인하는 것이라는 것을 성찰하고 확인하는 시간이다.”

모든 홀마크 크리스마스 영화들이 같은 줄거리를 가지고 있나?

그렇다.

수잔이 대도시 CEO에게 넘어가지 않고 스웨터만 입는 작은 마을의 제빵사와 사랑에 빠질 때, 나는 여전히 그들을 지켜보고 놀라는 척을 할 것인가? 

그렇다.

ⓒJose Luis Pelaez Inc via Getty Images

 

도덕적 직관에 호소하는 영화

″홀리데이 영화에는 주로 첫 부분에 홀리데이 정신을 거부하는 캐릭터가 나온다. 그리고 점점 홀리데이 정신(사랑, 가족, 나눔)을 굳게 믿게 된다. 이런 캐릭터는 사람들의 도덕적 직관에 호소한다”고 초크는 말했다. ”일부 학자들은 인간이 진화론에 기초한 도덕적 감수성을 가지고 있어서 집단으로 살아남을 수 있었다고 주장한다. 홀리데이 영화는 배려심, 혹은 타인의 고통과 공정성에 호소한다. 즉 정의가 행해지고 등장인물들에게 공평한 결과가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채워준다.”

그는 이 영화들이 주로 아웃사이더인 중심인물을 등장시킨다고 언급했다. 그 인물은(몇 년 전 그의 작은 마을을 떠난 높은 권력자, 도시 거주자, 기업 근로자 등) 결국 한 집단의 일원이 된다(가족 합류, 작은 마을 공동체와 관계되거나, 또는 사랑에 대한 관심으로 협력한다).

″예측 가능한 줄거리와 행복한 결말은 우리에게 일종의 미디어식 ‘컴포트푸드’를 제공한다”고 초크는 말했다.

 

계속 꿈을 꾸게 하는 영화

″홀마크 영화는 12월의 난로 불, 신선한 크리스마스 트리의 향기, 그리고 진심 어린 선물 등 홀리데이 전통의 즐거움을 담아내고 있다”고 칸티는 말했다.  많은 미국인들이 매년 이맘때쯤 홀마크 채널에 집중한다. 긍정적인 내용, 축제, 이상적인 등장인물과 동화 같은 이야기를 영상에 담아낸 걸 보고 싶어 한다.”

우리는 현실적이지 못한 줄거리라는 걸 알고 있지만(때론 조롱을 하기도 한다), 이 영화들은 여전히 우리의 꿈과 상상력에 호소한다. 

 

칸티는 ”우리는 크리스마스에 ‘크라운포크리스마스’를 보면서 공주의 가정부가 되어 왕과 사랑에 빠지는 하녀의 여정을 살게 된다”고 설명했다. 

″‘더 위대한 것‘, ‘알려지지 않은 것‘, ‘무언가 처음인 것’들을 엿보는 행위는 놀라울 정도로 우리를 계속해서 꿈꾸게 만든다. 요컨대, 이런 소박한 쾌락들이 우리를 기분 좋게 만든다는 거다.”

 

 

*허프포스트 미국판 기사를 번역, 편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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