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왜 스타벅스 텀블러에 열광할까

스타벅스 21주년 기념 MD가 벌써 품절 대란이다
시애틀에 위치한 스타벅스 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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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애틀에 위치한 스타벅스 본점

지난 21일, 스타벅스 앞에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 있었다. 이날부터 판매를 시작한 스타벅스 21주년 기념 MD(기획상품)를 구입하기 위해서다. 한정판으로 나온 이번 MD는 서머 레디백(작은 여름용 가방)의 열기를 그대로 이어받았다.

스타벅스 우수회원인 윤모씨도 이날 아침 매장에서 글라스와 엘마, 키체인, 우산 등을 샀다. 그는 프리퀀시(쿠폰)를 모두 모아 서머 레디백을 받기도 했다. 수집한 MD를 취미로 하는 블로그에 업로드하는데, 벌써 그가 올린 게시글만 400개가 넘는다.

스타벅스 MD를 왜 구입하냐는 질문에 윤씨는 ”스타벅스가 좋기 때문”이라고 간결하게 답했다. 그는 ”스타벅스는 제 취향에 맞게 음료 커스텀은 물론 원하는 모든 것을 제공해주기 때문에 그 편안함이 가장 큰 매력인 것 같다”고 말했다.

“시즌마다 나오는 프로모션, MD, 음료, 푸드도 다양하고 리저브나 티바나처럼 차별화된 매장도 마음에 들어요. 특색있는 지역 매장도 자주 가다보니 우수회원도 되고 파트너님들과 친분도 생겼어요. 개인 카페도 자주 가지만 결론은 항상 스타벅스였어요.”

스타벅스 MD는 등장할 때마다 품절 대란을 빚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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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MD는 등장할 때마다 품절 대란을 빚는다.

스타벅스, 문화를 판다

스타벅스 MD는 등장할 때마다 품절 대란을 빚는다. 앞서 지난 22일까지 판매됐던 서머 레디백의 경우 이른 새벽부터 상품을 받으려는 고객이 몰리기도 했다. 서머 레디백 판매가 끝나갈 무렵에는 어느 매장에서나 ”재고가 모두 소진됐다”는 안내문을 볼 수 있었다.

전문가들은 스타벅스 MD가 품절 대란을 겪는 건 소비자들의 브랜드 충성도가 높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김상용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스타벅스 브랜드가 갖는 상징성이 고객들에게는 타 브랜드 대비 몹시 크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스타벅스는 처음부터 커피가 아닌 문화를 판다는 점을 강조해 고객들에게 ‘커피를 마신다‘가 아닌 ‘커피 문화를 즐긴다’는 인식을 갖게 했다”며 ”스타벅스는 다방에서 지금의 카페로 변화를 이끈, 해외에서 온 최초의 브랜드이기 때문에 소비자에게는 새로운 기준이 됐다”고 분석했다.

커피 전문점을 넘어 하나의 브랜드가 됐기 때문에 스타벅스의 MD도 ‘꼭 갖고 싶은’ 아이템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업계는 스타벅스 매출의 10%가 MD에서 발생한다고 보고 있다.

한국기업평판연구소의 조사 결과도 김 교수의 의견을 뒷받침한다. 한국기업평판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7월 스타벅스는 커피 전문점 브랜드 평점 179만7135점을 받아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2위인 투썸플레이스(79만7204점)보다 무려 100만점이 높다.

전문가들은 스타벅스 MD가 품절 대란을 겪는 건 소비자들의 브랜드 충성도가 높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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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스타벅스 MD가 품절 대란을 겪는 건 소비자들의 브랜드 충성도가 높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SNS 업로드용으로 MD를 산다

충성고객이 아니지만 MD를 구입하는 경우도 있다.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에 올려 관심을 받기 위해서다.

팔로워 1만명을 갖고 있는 황모씨는 스타벅스를 특별히 선호하는 건 아니지만 21주년 기념 MD는 구입했다. 인스타그램에 사진을 올리면 ‘좋아요’를 눌러주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체험단 선정을 위해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황씨는 MD가 일상용 인스타그램과 같은 느낌을 준다고 설명했다. 황씨는 ”협찬 제품 사진만 올리면 광고성 계정처럼 보이는데 스타벅스나 카카오프렌즈처럼 모두가 선호하는 브랜드 굿즈 사진을 올리면 일상 계정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가구 협찬을 잘 받으려면 인스타그램에 예쁜 인테리어 사진이 많이 올라와야 해요. 협찬을 받아 사진을 올리면 또 다른 협찬이 들어오는 구조인거죠. 그런데 중요한 건, 실제 사람이 사는 듯한 느낌을 줘야 한다는 거에요.”

그에게 인스타그램은 삶을 보여주는 하나의 도구다. 그는 인스타그램에 스타벅스 MD 사진을 올리는 게 본인의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될 거라고 판단했다.

제일기획은 이런 소비 패턴이 MZ세대에게서 자주 나타난다고 분석한다. 제일기획에 따르면 MZ세대는 가성비가 좋은, 그리고 과시가 가능하면서 다른 한 편으로는 차별적인 가치 지향적 소비 행태를 추구한다. 제일기획은 ”인스타그램 열풍으로 자신의 처지에 상관없이 뭔가를 비주얼로 타인에게 과시하고자 하는 욕구가 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들의 소비 관련 라이프스타일은 매우 상충하는, 그래서 언뜻 잘 이해되지 않는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스타벅스 MD의 인기가 높아지며 제품을 되파는 ‘리셀’이 심각하다는 문제점도 제기되고 있다. 21주년 기념 MD는 판매 시작과 동시에 중고거래사이트에 매물이 쏟아졌다. 이날 한 사이트에는 150개 가량의 21주년 기념 우산 판매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23일 기준 해당 사이트에서 우산은 평균 5만원 선에 거래되고 있다. 원래 판매가인 2만5000원의 2배에 해당하는 금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