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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드브루와 뜨거운 물로 추출한 커피의 맛이 다른 과학적 이유 (연구 결과와 홈카페 팁)

″물의 온도, 원두 분쇄 크기, 제조 시간, 필터 타입, 커피 타입 등을 포함한 모든 커피 제조 요인은 커피 맛에 영향을 미친다.”

딸기와 초콜릿을 토핑한 콜드브루 커피
딸기와 초콜릿을 토핑한 콜드브루 커피 ⓒkatekrsk via Getty Images

만약 뜨거운 열을 식히기 위해 뜨거운 커피 한 잔을 그대로 둬 본 적이 있다면, 그 커피가 가장 좋아하는 콜드 브루 커피 같은 맛이 안 난다는 걸 알 수 있다. 또 갓 내린 뜨거운 커피에 얼음을 아무리 넣어도 콜드브루의 맛은 나지 않는다. 

참고로 콜드브루는 원두를 차가운 물에 시간을 들여 추출한 커피를 뜻한다. 뜨거운 물로 추출한 커피에 단순히 얼음을 넣거나 식혀 마시는 아이스 아메리카노와는 다르다.

뜨거운 커피와 콜드브루는 온도와 맛의 차이가 뚜렷하고, 여기에는 숨겨진 과학적 비밀이 있다. 연구자들은 그 둘 사이의 몇 가지 화학적 차이점을 발견하기 시작하고 있다.

미국 필라델피아주 토마스 제퍼슨 대학의 니니 라오 화학 교수는 동료 메건 풀러와 콜드브루를 연구하며 ”콜드브루 커피는 비교적 새로운 트렌드로, 아직 뜨겁게 내리는 커피만큼 광범위하게 연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라오는 집에서 콜드브루를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영감을 받아 이 연구를 시작했다.

라오는 ”콜드브루를 만들어 봤더니 잘 안 된다는 걸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래서 나는 풀러 박사를 설득했다. 실험실에서 연구를 통해 정확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낼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두 사람은 커피 제조 방법과 커피 원두를 볶는 방식이 결과적으로 만들어진 커피에 카페인, 산도, 항산화 특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봤다. 

 

커피는 과학이다

라오는 ”커피를 제조하는 건 매우 복잡한 과정”이라고 말했다. ”커피 자체가 매우 복잡한 음료다.”

크림을 넣은 콜드브루
크림을 넣은 콜드브루 ⓒMichele Spatola / EyeEm via Getty Images

피터 줄리아노는 스페셜티커피협회 최고 연구책임자 겸 커피과학재단 상임이사로 최근 콜드브루 커피회사 ‘토디’와 손잡고 콜드브루의 화학적 및 감각적 측면에 대한 자체 연구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물의 온도, 원두 분쇄 크기, 제조 시간, 필터 타입, 커피 타입 등을 포함한 모든 커피 제조 요인은 커피 맛에 영향을 미친다”고 줄리아노는 말했다. ”과학을 조금만 이해하면 소비자들이 집에서 만드는 커피의 맛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다.”

 

뜨거운 커피에 더 많은 항산화 성분이 있다

국제식품정보협의회(ICA) 과학커뮤니케이션의 메간 메이어 국장은 커피에는 폴리페놀 클로로젠산(CGA) 등 항산화 물질이 풍부하다고 말했다. CGA는 당뇨병, 항암, 항염증, 안티비만 효과가 있으며 일부 만성 질환의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건강상의 이점 면에서, 2018년 사이언티픽리포트에 발표된 연구 결과에 의하면 뜨거운 커피가 콜드브루보다 높은 수준의 항산화 성분을 함유했다.

커피를 내릴 때 선택하는 로스트(커피 원두를 볶은 단계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의 종류도 커피 내 항산화 수준을 결정한다. 아직 발표되지 않은 라오의 최근 연구에서 그는 가벼운 로스트를 사용했을 때 뜨거운 커피와 콜드브루 커피 모두 항산화 수치가 비슷했다고 말했다. 단, 다크 로스트를 사용했을 경우 뜨거운 커피가 콜드브루보다 더 많은 항산화 성분을 함유했다.

이런 결과에 대해 한 제조법이 다른 제조법보다 반드시 더 건강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라오는 말했다. 그러나 항산화 성분을 커피로 섭취하고 싶다면, 즉 신체의 자유로운 급진 항산화 수준의 불균형이 걱정된다면 다크 로스트로 제조한 뜨거운 커피를 마시는 게 가장 좋을 거라고 그는 말했다. 

ⓒtaa22 via Getty Images

 

열은 쓴맛과 산미를 만들어 낸다

스텀프타운커피의 교육훈련 운영 책임자 에밀리 로젠버그는 앞서 허프포스트에 CGA도 쓴맛에 영향을 준다고 설명한 바 있다.

로스팅 과정에서 커피 내의 CGA가 가열되면 ‘기나산(Quinic Acid)‘과 ‘카페인산’으로 분해되는데, 쓴맛과 독특한 톡 쏘는 (신)맛이 더욱 뚜렷해진다. 그리고 커피가 열에 더 오래 가열될수록, 그 산들이 발달함에 따라 그 맛은 더 깊어진다. 즉, 뜨거운 물로 내린 커피가 같은 원두를 사용하더라도 콜드브루보다 더 쓴맛과 산미가 나는 경향이 있다는 걸 의미한다.

콜드브루 커피가 뜨거운 커피보다 쓴맛과 산미가 낮아 속쓰림이나 다른 소화기 질환을 일으킬 가능성도 낮아진다.

콜드브루에 산성성분이 적다는 주장에는 더 많은 과학적 근거가 있다. 라오의 연구는 뜨거운 커피와 콜드브루 커피의 pH(산도) 수치가 대부분 4.85에서 5.13까지 차이가 난다고 보여준다. (pH 7은 중성이고, 0은 가장 산성인 상태다) 그러나 뜨거운 커피는 더 높은 산 농도를 함유한 걸로 밝혀졌다. 다크 커피 로스트는 라이트(비교적 연한) 로스트보다 산도가 낮은 경향이 있다고 라오는 말했다.

″만약 산도가 낮은 커피를 마시고 싶다면 다크로스트로 만들어진 콜드브루가 최고의 선택이다”라고 라오는 말했다.

 

카페인 수치는 거의 같다

마요 클리닉은 8온스(약227g) 커피에 약 96mg의 카페인을 함유하고 있으며 에스프레소 1온스에는 카페인 64mg을 함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커피 종류와 브랜드에 따라 이 수치는 크게 달라진다) 적당한 카페인 섭취의 경우 하루 권장량은 400mg, 즉 3~4잔이라고 메이어는 말했다.

ⓒProbuxtor via Getty Images

적당한 양의 카페인 섭취는 정신 각성 효과, 기억력 향상, 그리고 신체 성능을 향상할 수 있다고 메이어는 말했다. 단 너무 많이 섭취하면 두통, 불면증, 불안감 또는 소화기관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뜨거운 커피 제조법과 차가운 커피 제조법의 차이는 카페인의 양에 특별히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카페인양은 커피 대 물 비율에 따라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줄리아노는 말했다. 물이 적으면 커피 한 잔의 카페인 농도도 짙어진다.

줄리아노는 ”에스프레소와 드립 커피의 차이를 생각해보라”고 말했다. ”둘은 각각 비슷한 수준의 카페인을 가지고 있지만, 같은 부피의 총 카페인 수치를 비교했을 때 에스프레소가 훨씬 더 많은 카페인을 함유하고 있다.”

제조 시간도 카페인, 산도, 항산화 수준에 영향을 미친다. 사이언티픽리포트에 실린 2017년 연구 결과, 콜드브루 커피의 경우 중간에서 다크 로스트 원두의 카페인은 대부분 400분 후 추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로스트에 따라 카페인 추출량은 달라진다고 라오는 말했다.

라오는 ”좀 더 많은 카페인 섭취를 위해 커피를 선택해야 한다면, 콜드브루를 만들 때 들어가는 물과 분쇄 원두의 비율 때문에 콜드브루가 뜨거운 커피에 비해 카페인 수치가 더 높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하나의 카페인 수치가 원래 더 높아서라는 등의 이유는 아니다.”

 

과학을 알면 집에서 더 좋은 커피를 만들 수 있다

물 대 커피 비율도 커피의 농도와 궁극적으로 커피의 맛에 영향을 미친다고 줄리아노는 말했다. 그는 가정에서 커피를 만들어 마시는 사람들에게 가장 이상적인 한 잔의 커피를 찾기 위해 커피와 물의 양을 조절해보거나, 다양한 제조법으로 실험해보라고 추천했다.

″사람들이 집에서 커피를 만들 때 가장 흔한 첫 번째 실수는 커피 원두를 너무 적게 사용하는 것”이라고 줄리아노는 말했다.

그는 뜨거운 커피에 대한 이상적인 표준 ‘황금컵’ 권장사항은 물 18온스(510g) 당 1온스(28g)의 커피라고 말했다. 커피과학재단은 여전히 이상적인 콜드브루 비율을 연구하고 있지만, 뉴욕타임스(NYT)의 ‘콜드브루 아이스커피’ 레시피는 커피 한 잔을 만들기 위해 갈아놓은 커피의 3분의 1컵을 찬물 1.5컵에 담아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스타벅스의 콜드브루와 비슷한 더 큰 양의 경우, 더키친은 8온스(227g)의 커피와 8컵의 물을 사용한다.

집에서 계속해서 훌륭한 커피를 만들고 싶다면, 라오는 선호하는 커피 대 물 비율을 기록하고 제조 방법에 대한 과학을 이해하면서, 커피 원두의 무게를 재기 위해 저울을 사용할 것을 제안했다.

″그 안에 어떤 종류의 화합물이 들어있는지 정확히 안다면, 여러분은 즐거운 무언가를 만들기 위해 좀 더 지능적이고 과학적으로 생각하고 만들 수 있다”고 라오는 말했다.

 

*허프포스트 미국판 기사를 번역, 편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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