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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셔리 초콜릿은 있는데, 왜 비싼 사탕은 없을까?

세계에서 가장 비싼 사탕 5개

  • 황혜원
  • 입력 2020.03.13 16:09
  • 수정 2020.03.13 16:20

왜 비싼 사탕은 없을까? 초콜릿은 몇십만 원을 호가하는 것은 물론이고 보석류라도 붙으면 몇천만 원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사탕은 아무리 비싸게 판다고 해도 개당 1만 원을 넘는 것을 보기 어렵다. 혹자는 미국에 화이트데이가 없어서 벌어진 일일 것이다 추측하기도 하고, 초콜릿이 귀족의 사치품에서 출발했기 때문이라는 설도 있으며, 사실 초콜릿에 비해 원가 자체가 저렴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정말 비싼 사탕은 없을까?

 

어른을 위한 사탕 가게, 슈가피나 sugarfina

캔디
캔디 ⓒ슈가피나 인스타그램

″아이들만 ‘찰리와 초콜릿 공장’을 보며 행복하란 법이 있는가? 어른들도 사탕과 젤리가 주는 행복을 누릴 권리가 있다.” 슈가피나(sugarfina)의 공동창업자인 루지 오닐(Rosie O’Neill)이 2017년 포브스(Forbes)와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일명, 어른을 위한 사탕 가게를 표방한 슈가피나는 2012년 로스앤젤레스의 고급 주택단지인 ‘베벌리 힐스(Beverly Hills)’에 처음 문을 열었다. 동네의 명성만큼이나 작고 달콤한 것들의 가격이 상당했는데, 수준 높은 어른의 입맛에 맞춰져 있다.

예를 들어 ‘샴페인 베어’라는 곰 모양의 젤리는 고가의 돔페리뇽 빈티지 샴페인으로 안을 가득 채웠다. 쌉싸래하면서도 달큰한 로제의 풍미 덕분에 어른 구미라고 부른다고 한다. ‘24K 골드 스윗즐 스틱’은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듯 24K 금박을 사탕 위에 잔뜩 붙인 막대 사탕으로 샴페인 등에 넣어 녹여 먹을 수 있도록 제작됐다.

(왼쪽부터) 샴페인 베어, 24K 골드 스윗즐 스틱
(왼쪽부터) 샴페인 베어, 24K 골드 스윗즐 스틱 ⓒ슈가피나 홈페이지

하지만 슈가피나가 단순 값비싼 재료를 사용했던 것 때문에 명성을 얻은 것은 아니다. 공동창업자 중 한 명인 조시 레닉(Josh Resnick)은 바비 인형(Barbie Doll) 마케팅 디렉터로 일했던 경험 때문인지 다양한 기업과의 컬래버레이션에 거리낌이 없다.

가장 최근에는 슈퍼마리오 브라더스(Super Mario Bros.)와 한정판 캔디 컬랙션을 제작했다. 해독 주스 등을 만드는 프레스드 쥬서리(Pressed Juicery)와 함께 리얼 주스 베어스라는 건강 젤리도 만들었다. 이 밖에도 영화배우 라이언 레이놀즈가 소유한 진(gin) 브랜드인 비에이션 아메리칸 진(AVIATION AMERICAN GIN)과 협력한 컬렉션이나 버번 컬렉션(BOURBON), 칵테일 키트 등을 내놓으며 단 것을 싫어하는 어른 남성을 위한 제품도 생산 중이다.

(왼쪽부터) 슈퍼마리오 한정판 캔디 컬렉션, 버번 컬렉션
(왼쪽부터) 슈퍼마리오 한정판 캔디 컬렉션, 버번 컬렉션 ⓒ슈가피나 홈페이지

사탕 용기도 남다르다. 애플사의 제품 패키징을 떠올리게 하는 ‘캔디 큐브’는 투명한 플라스틱 케이스로 제품의 컬러를 한눈에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사탕의 색감 덕분에 화려한 액세서리가 담긴 보석함처럼 보인다. 큐브는 개당 8.95~20달러로 한화로는 약 1만 원에서 2만 4천 원 정도. 또한 이 큐브를 3개에서 24개까지 골라 마음대로 구성할 수 있는 ‘캔디 벤토 박스’가 가장 인기가 좋은데, 개수에 따라 28~204달러(한화 3만 4천~24만 3천 원)로 가격대가 다양하다. 

 

 

예술가가 만드는 사탕, 스위트 사바 SWEET SABA

(왼쪽부터) 스위트 사바 창립자이자 디자이너인 메이안 지베르만, 보석 사탕
(왼쪽부터) 스위트 사바 창립자이자 디자이너인 메이안 지베르만, 보석 사탕 ⓒ스위트사바 인스타그램

스위트 사바(Sweet SABA)는 조각가이자 란제리 브랜드 디자이너이기도 한 메이안 지베르만(Maayan Zilberman)이 뉴욕을 기반으로 만든 사탕 브랜드다. 조각가답게 원하는 모양을 금형 틀로 만든 뒤 녹은 설탕을 부어 사탕을 만드는 독특한 방법을 시도해 아름다운 오브제를 만들어낸다. 원석과 꽃을 비롯해 믹스 테이프, 립스틱, 선글라스 등도 있으며, 캔디 스트로우라 하여 샴페인 등에 꽂아서 사탕을 녹이며 음료를 마실 수 있도록 제작된 아름답고 실용적인 사탕도 있다.

(왼쪽부터) 캔디 스트로우, 믹스 테이프
(왼쪽부터) 캔디 스트로우, 믹스 테이프 ⓒ스위트사바 인스타그램, 홈페이지

특히 비주얼 아티스트로 다양한 브랜드의 고문 역할 등을 했던 그녀는 패션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그 이름을 빠르게 알렸다. 스페인 여성 브랜드인 ‘델포조’의 2017 S/S 컬렉션에 사탕으로 ‘벚꽃 귀걸이‘를 선보인 바 있으며, 디올, 베르사체, 샤넬, 티파니, 지미추 등의 럭셔리 브랜드와 컬래버레이션도 추진했다. 또한, 뉴욕휘트니 미술관에서 ‘초상화’라는 캔디를 판매하고, 마이애미에서 열린 아트 바젤이나 CES 등의 대규모 행사에 설탕 아트를 설치해 캔디 아티스트라는 새로운 영역도 개발 중이다.

유명인들만 참석하는 브랜드 행사장에서만 볼 수 있는 스위트 사바의 사탕은 미국의 가장 유명한 백화점으로 손꼽히는 뉴욕의 버그도프 굿맨(Bergdorf Goodman), 스위트 사바 공식 홈페이지 등에서 소량으로 구매 가능하며, 가격은 45~80달러 선이다.

 

 

빅토르 위고가 사랑한 곳, 메종 브아시에 Masion Boissier

(왼쪽부터) 메종 브아시에 매장, 브아시에 패키지와 체리 사탕
(왼쪽부터) 메종 브아시에 매장, 브아시에 패키지와 체리 사탕 ⓒ메종 브아시에 인스타그램

메종 브아시에는 1827년 파리에 문을 연 제과점이다. 영국 왕실 초콜릿 전문점인 샤보넬 엣 워커(Charbonel et Walker)와 이미 19세기부터 파트너십을 가졌을 만큼 그 명성이 자자했다. 당시 브아시에 근처에 살던 소설가 빅토르 위고가 자주 찾았던 것으로 유명세를 얻기도 했다.

사탕 전문은 아니고 초콜릿과 홍차, 드라제, 젤리 등 다양한 스위츠를 판매하는 제과점이다.다만 약 200년 전 생산된 방식을 고스란히 지키고 있는 전통 있는 제과점으로 전 제품에 방부제가 들어 있지 않아 유통기한은 짧지만 맛볼 가치가 있다.

메종 브아시에 사탕
메종 브아시에 사탕 ⓒ메종 브아시에 인스타그램

마치 19세기 무하가 그린 것 같은 제품 패키징도 매력적이다. 갖가지 틴 박스나 파우더 박스 등에 들어 있는 사탕은 먹는 맛뿐 아니라 보는 맛도 충족시킨다. 때문에 파리 여행객들이 구입하는 선물용 제품으로 유명하다.

가격은 위의 두 제품만큼 비싼 편은 아니다. 11~17유로로 한화로 1만 5천 원에서 2만 3천원 정도다. 설탕과 포도당 시럽 등으로 만들어진 사탕은 천연 향료와 색소를 사용하고 있으며, 마치 구슬처럼 반질반질한 사탕의 표면이 미각을 자극한다.

 

 

사탕 공예의 장인, 아메신 ame-shin

(왼쪽부터) 사탕 세공으로 만든 사자, 공예하는 모습
(왼쪽부터) 사탕 세공으로 만든 사자, 공예하는 모습 ⓒ아메신 홈페이지

사탕은 워낙 원가가 저렴하다보니 가격이 비싸기 어려운 제품이긴하다. 하지만 세공이 들어간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일본 도쿄의 아사쿠사에 위치한 ‘아메신’이란 사탕점은 유기농 전분과 설탕을 사용해 만든 정교한 사탕 세공으로 유명하다.

(왼쪽부터) 금붕어 사탕, 부채 사탕
(왼쪽부터) 금붕어 사탕, 부채 사탕 ⓒ아메신 홈페이지

금붕어, 청개구리, 문어 등을 형상화한 사탕은 예술 작품이라 불러도 손색없을 정도다. 마치 살아 있는 듯한 느낌까지 들어 한 번 본 사람들은 눈을 떼지 못할 정도라 많은 이들이 소장용으로도 구입한다.

물론 세공이 많이 들어가지 않은 저렴한 제품도 있다. 우리나라 여행객들이 주로 구입하는 ‘부채 사탕’과 ‘쵸코자이 사탕’이 있다. 부채 사탕은 말 그대로 부채를 모티프로 동그랗고 납작한 모양의 마탕 사탕에 전통 일본식 디자인을 넣은 작지만 귀여운 기념품이다. ‘쵸코자이 사탕’의 경우 손바닥 사이즈의 자그마한 사탕 세공이 들어간 사탕으로 계절마다 변화를 두고 제품을 제작해 갈 때마다 다른 제품을 만날 수 있다. 가격은 약 7천 2백 원에서 100만 원이 넘는 것까지 제품의 크기 및 용도 모양에 따라 달라진다.

 

 

사랑을 처방합니다, 해피필즈 happypills

해피필즈 매장과 패키지
해피필즈 매장과 패키지 ⓒ해피필즈 인스타그램

해피필즈(happypiils)는 2007년 스페인에서 탄생한 약국 테마의 사탕 브랜드다. 달콤한 약국을 콘셉트로 스페인을 찾는 유럽 관광객들에게 사랑받아 온 브랜드로 럭셔리한 느낌과는 거리가 멀지만 독특함 하나로는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

(왼쪽부터) 해피필즈 할로윈 데이용 젤리, 해피필즈 제품들
(왼쪽부터) 해피필즈 할로윈 데이용 젤리, 해피필즈 제품들 ⓒ해피필즈 인스타그램

우리나라가 유일한 해외 진출 점으로 수도권을 비롯한 전국 광역시와 백화점 등에서 구입할 수 있다는 점이 메리트다. 매장이 약국처럼 꾸며져 있으며, 사탕을 넣는 통, 라벨지 등을 선택할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통의 크기는 50mL~1,500mL까지 상이하며 크기에 따라 가격도 4천 원에서 4만 9천 원까지 달라진다.

젤리를 중점으로 사탕과 초콜릿도 판매한다. 달걀, 입술, 상어 등 다양한 모양을 비롯해 할로윈 데이용으로 눈알이나 뇌, 잘린 손가락과 같은 섬뜩한 제품들도 판매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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