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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을 생각하는 사람에게 절대 해서는 안되는 말과 효과적인 말

코로나19 유행 등으로 최근 우울하거나 답답한 감정을 느끼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TAROKICHI via Getty Images

계속되는 전 세계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우울하거나 답답한 감정을 느끼는 사람이 증가하고 있다. 국내 2020 상반기 2030 세대와 60대의 우울증과 자해가 지난해보다 크게 늘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혹시 내 주위에 힘든 사람이 있다면 말로도 도움을 줄 수 있지만, 신중한 언어 선택이 필수다.

말에는 힘이 있다. 만약 우리가 다른 이의 정신건강을 지키고 싶다면, 비록 걱정에서 나오거나 좋은 의도의 말이라고 생각할지라도, 내뱉기 전 먼저 어떤 어휘와 말을 할지 검토하는 게 좋다.

″우리가 누군가에게 하는 말은 삶에 차이를 만들어 낸다. 자해나 자살을 생각하는  누군가와 대화할 때, 신중한 언어 선택은 훨씬 더 중요하다.” 자살 예방 교육을 위한 단체 SAVE(Suicide Awareness Voices of Education)의 책임자인 댄 레이덴버그가 말했다. ”(그런 사람들과 대화할 때는) 동정심, 배려심, 감수성이 필요하다.” 

가족이나 친구들과 자해나 자살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더 그렇다. 우리가 무슨 말을 하느냐에 따라 상대방은 자신의 감정이나 경험을 솔직하게 말해도 안전하다고 느끼게 된다.

허프포스트는 사람들이 자살에 관해 말할 때 오히려 좋지 않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몇 가지 잘못된 표현들과 그 대신 쓰면 좋은 표현들을 모아봤다.

ⓒElena_Garder via Getty Images

 

“살아갈 이유가 많아” 또는 “나아질 거야”

뉴욕에서 산코파 결혼 및 가족 테라피를 운영하는 라신 헨리는 “살아갈 이유가 많아” 또는 “나아질 거야”라는 반응은 누군가에게는 격려의 말이지만, 극단적인 상황을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와닿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자살이나 자해에 관한 충동은 ‘내’가 없으면 세상이 더 나아질 것이라는 믿음에서 나온다. 누군가는 살아갈 이유가 더는 없다고 생각하거나 상황이 나아지리라 생각하지 않을 수 있다. 실제 상황과 상관없이 그렇게 느낄 수 있다.

 

“너보다 상황이 나쁜 사람은 더 많아”

사람들의 고통을 비교하는 건 쓸모 없고 해로운 결과를 일으킬 수 있다. 마치 심장마비를 앓고 있는 사람에게 ”음, 지금 암으로 죽어가는 사람들도 있어”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이런 말은 ”사람을 비하하고 무시하는 것”이라고 레이덴버그는 말했다. ”이런 말을 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의 고통을 무시하고 도덕적으로 판단하는 것이다.” 그들은 정신건강 문제가 진짜 건강 문제란 사실을 완전히 무시한다.

ⓒBenGoode via Getty Images
'도와줘'
'도와줘' ⓒceliaosk via Getty Images

 

 ”이기적이다” 또는 ”미쳤다”

자살을 ‘이기적이다‘, ‘미쳤다’, 또는 다른 부정적인 용어로 부르는 것도 마찬가지라고 레이덴버그는 말했다. 이런 말은 사랑하는 사람이나 친구들이 겪고 있는 진정한 고통을 무시하고 인정하지 않는 것과 같다.

″우리는 자살과 정신건강에 대한 우리 자신의 편견에서 벗어나 완전한 어둠과 절망을 겪고 있는 누군가를 위해 바로 그 자리에 있어야 한다. 우리는 누군가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 레이덴버그의 설명이다.

 

정신건강과 자살에 대해 긍정적이고 효과적인 대화를 하는 방법

우선 이러한 주제에 대해 말하는 걸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주위에 힘들어 하는 사람이 있다면, 오히려 이런 주제를 수면 위로 드러내는 게 위험성을 낮출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건 배려심 있는 대화를 나누는 거다. 자살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게 자살률을 증가시키지 않는다는 명백한 증거가 있다.” 자살예방국민행동 소속의 콜린 카는 허프포스트에 전했다. ″오히려 자살하고 싶다는 생각과 감정을 터놓고 이야기하는 게 그런 생각을 하는 사람에게 희망을 주고 회복하는 데 도움을 수 있다.”

자해나 자살을 고려하고 있거나 그런 적이 있는 사람과 대화를 할 때, 그들의 경험을 온전히 인정해야 한다. 

″네가 심각하게 고통을 받고 있어서 마음이 아프다. 네가 고통에서 벗어나기를 간절히 원하는 것을 믿는다”는 말로 공감을 표할 수 있다고 헨리는 말했다.

학생들을 위한 정신건강 인식과 교육을 지원하는 비영리 단체인 ‘액티브 마인드’의 최고 프로그램 책임자 로라 혼은 ”여러분이 도움을 줄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단지 그 자리에 있어주고, 그들을 돕거나 지지하기 위해 있을 거라고 알려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부분의 사람은 그저 다른 사람의 지지를 바랄 뿐이다.” 

 

효과적인 대화를 위한 3가지 방법

혼은 효과적인 대화를 위해 3가지(공감하기, 감사하기, 참조하기) 방법을 제안했다.

  • 공감하기: 그들이 겪고 있는 일을 인정하고 당신이 그들을 믿는다는 걸 그들에게 알려줌으로써 감정을 공감하라.

  • 감사하기: 그들의 정직함과 용기를 높이 평가하고 솔직히 말하는 것에 감사를 표하라. 이런 감정을 말하는 건 힘든 일이다. 그들이 겪는 일이 어렵다는 것을 인식하라.

  •  참조하기: 그들이 도움을 청할만한 곳이나 전문가를 알려주라. 그들이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라.

 

ⓒserezniy via Getty Images

 

단 한 번의 대화로 상황이 갑자기 바뀌지는 않는다는 점을 기억하는 것도 중요하다. 헨리는 주위에 자해를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내일이 꼭 행복할 필요는 없으며 현재 느끼는 자신의 기분이 옳다”고 전하라고 말했다.

우리는 ‘정신건강 언어’를 일상생활에 사용할 때 주의할 필요가 있다. 신중한 말은 힘든 시간을 겪고 있는 누군가와 대화할 때도 중요하지만, 일상적인 대화에서도 중요하다.

예를 들어, 힘든 일이 생겼을 때 ‘다리에서 뛰어내리고 싶다‘거나 ‘죽을 것 같다‘고 말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 스트레스 받는 일에 ‘암 걸릴 것 같아’라는 말을 사람들이 자주 쓰지만 사실 구체적인 병명을 언급하는 것도 하지 말아야 한다. 

이런 말이 당장 자살이나 자해를 멈출 순 없더라도 좀 더 많은 사람이 자신의 감정을 솔직히 밝히는 데 도움이 된다. 바로 정신건강 회복을 위해 꼭 필요한 첫단계이다. 

 

*본인이나 주변 사람을 위해 도움이 필요한 경우 다음 전화번호로 24시간 전화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자살예방핫라인 1577-0199 / 희망의 전화 129 / 생명의 전화 1588-9191 / 청소년 전화 1388) 생명의 전화 홈페이지(클릭)에서 우울 및 스트레스 척도를 자가진단 해볼 수 있다. 

 

 *허프포스트 미국판 기사를 편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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