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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액 테러가 성범죄가 아니라고?" 영국에서도 한국의 '정액 테러' 사건이 주목받고 있다

2019년 한 남성이 여성의 신발을 정액으로 적셔 벌금 50만 원을 선고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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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 ⓒJUNG YEON-JE via Getty Images

영국에서도 한국에서 연달아 발생한 ‘정액 테러’ 사건과 이에 관한 적합한 법률 마련 방침에 주목하고 있다. 

한국에서 남성이 여성의 소유물에 정액을 넣거나 묻힌 경우, 법원에서 ‘재산 피해’라며 남성을 처벌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러한 범죄 행위가 ‘성범죄’로 처벌받는 경우는 드물었다. 최근 정액을 다른 사람의 물건에 묻히는 행위를 성범죄로 규정하고 이에 따른 처벌을 해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 

한국에서 성범죄로 인정되기 위해 법에 따르면 신체적 폭력이나 협박이 있어야 하며, 온라인과 디지털 성범죄도 처벌할 수 있다. 

 

정액 테러는 심각한 사건이지만 처벌은 너무나 미미한 수준

최근 몇 년 동안 한국에서 정액과 관련된 몇 가지 심각한 사건들이 존재했다.

올해 5월에도 한 남성 공무원이 동료의 커피 텀블러에 정액을 6개월에 걸쳐 6차례 넣어 ‘재산 손상’ 혐의로 벌금 3백만 원을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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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 ⓒJUNG HAWON VIA GETTY IMAGES

 

백혜련 민주당 의원은 더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커피 텀블러 사건의’ 피해자는 성적 모욕을 당했지만 직접적인 신체 접촉이 없는 것으로 보여 성범죄로 간주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당시 판사는 가해자가 ‘텀블러의 효용’을 침해한 것으로 판결을 내렸다. 

2019년에는 또 다른 두 건의 비슷한 사건이 있었다. 한 남성이 여성의 신발을 정액으로 적셔 벌금 50만 원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당시 경찰은 이러한 행위가 성범죄 범주에 들어갈 법적 근거가 없다고 주장했다.

또 한 남성은 여성의 커피에 설사약과 최음제 또는 정액 및 가래를 섞어 넣었다. 무려 이 남성은 54차례나 이런 짓을 반복했다. 하지만 그는 고작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그리고 성범죄가 아니라 신체에 위해를 가했다는 주장을 근거로 내려진 판단이다.  

이러한 ‘정액 테러’는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이기도 하다. 

2018년 인도의 델리 대학교에서 축제 기간 중 남학생들이 풍선에 정액을 채워 여학생들에게 떨어뜨리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디지털 성범죄 아웃’의 설립자인 박수연 대표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이러한 범죄들이 인터넷을 통해 전 세계로 확산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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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  ⓒMykhailo Polenok / EyeEm via Getty Images

 

‘정액 테러’를 성범죄로 규정하고 처벌을 강화하기 위한 움직임

이에 일부 정치인들은 ‘정액 테러’를 성범죄로 규정하고 처벌을 강화하기 위한 움직임을 펼치고 있다. 

백혜련 의원은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물건이나 물질의 전달을 통해 비신체적 접촉까지 처벌 가능한 성범죄의 범위를 확대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그는 ”성범죄는 피해자의 관점에서 해석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이수진 의원이 제출한 법안도 비슷한데, 이 법안은 국가 형법을 개정해 ‘부정행위’의 정의를 확대하자는 내용이다. 두 법안은 아직 국회에서 논의되지 않았다.

일부 판사들 사이에서는 ‘정액 테러’가 신체적 접촉이 없는 추행으로 인식되기 시작했지만 이들 피고인의 대다수는 집행유예로 끝난다.

시민단체 한국여성링크 사무총장 최원진은 더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모든 성범죄는 범죄다”라고 말했다. ”이는 길거리에서 무작위로 행해지는 폭력 행위가 아니라 특정 성별을 대상으로 하는 범죄다.”

 

 

 

*허프포스트 영국판 기사를 번역, 편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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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글로벌 #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