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개성공단 철거? 군사 도발? 북한의 다음 행동에 대한 전문가들의 전망

남북관계가 파국으로 치달을 위기라는 지적도 나온다.

  • 허완
  • 입력 2020.06.17 18:21
  • 수정 2020.06.17 18:31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7일 2면에 개성의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폭파 현장을 공개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7일 2면에 개성의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폭파 현장을 공개했다. ⓒ뉴스1/노동신문

전문가들은 북한이 전날(16일) 개성공단 내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건물을 폭파한 이후 ‘공언한 대로’ 연속적 행동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다만 북한이 비무장지대(DMZ)의 무장화나 9·19 남북군사합의 파기로 가는 가속페달을 밟을 경우, 향후 남북관계에서의 운신의 폭이 줄어드는 것은 물론 한국 및 국제사회에서도 여론이 악화되어 결국 부메랑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논평을 통해 ”북한은 곧바로 신속하게 개성공단의 완전 철거로 나아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북한이 정부의 규제 의지에도 불구하고 실행에 옮기고 있는 것은 문재인 정부에 대해 더 이상 기대할 것이 없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정 센터장은 ”대북전단 살포에 대한 ‘한국정부 책임론’을 계속 제기하면서 남북연락사무소의 폭파를 정당화하고, 곧바로 개성공단의 완전철거에로 나아갈 것”이라며 ”그동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었던 개성공단 지역을 확실하게 군사적 용도로 다시 활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은 막말에 가까운 원색적인 표현으로 문재인 대통령을 비난했다.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은 막말에 가까운 원색적인 표현으로 문재인 대통령을 비난했다. ⓒJean Catuffe via Getty Images

 

앞서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은 지난 4일 담화에서 남북관계 단절 조치로 △남북연락사무소 폐쇄 △금강산 관광 폐지 △개성공단 철거 △9·19 남북군사합의 파기 등을 언급한 바 있다. 이 조치들 중 연락사무소 일방적 파기가 전날 이뤄진만큼 추후 개성공단 철거 및 금강산 관광 폐지로 나갈 가능성이 높다는 진단이다.

정대진 아주대학교 교수는 ”이제는 말에서 행동으로 넘어간 단계다. 그 행동에 어떤 행동으로 맞설지가 우리의 과제”라며 ”북한의 군사분계선 이남지역으로의 도발을 억제하고 단호한 자세를 보여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분간 남북관계는 파국으로 치달을 위기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임을출 경남대학교 교수는 북한이 연락사무소 폭파에 이어 17일 남측의 특사파견 제안 거부 뜻을 명확히 한 데 대해 ”향후 상당 기간 남북관계의 단절 의사를 명확히 한 것”이라며 ”대북전단(삐라) 문제 하나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는 문재인 정부와는 ‘대화하지 않겠다’는 입장과 태도를 재확인한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현 상황에서 북한의 추가적인 도발 행태를 막기 위해선 비난의 발단이 됐던 탈북단체들의 삐라 살포를 실효적으로 막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교수는 ”북한 관영 매체 보도내용에 (남측의) 올바른 실천을 강조하고 있는데, 지금은 실천과 행동만이 북한을 변화시킬 수 있다”며 ”북한에 대한 메시지는 말을 통한 허세가 아닌 실천과 행동을 보여야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북한을) 움직일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판문점으로 이어지는 경기도 파주시 통일대교에서 군인들이 경계 근무를 서고 있다. 2020년 6월16일.
판문점으로 이어지는 경기도 파주시 통일대교에서 군인들이 경계 근무를 서고 있다. 2020년 6월16일. ⓒASSOCIATED PRESS
North Korea's leader Kim Jong Un attends a meeting with US President Donald Trump on the south side of the Military Demarcation Line that divides North and South Korea, in the Joint Security Area (JSA) of Panmunjom in the Demilitarized zone (DMZ) on June 30, 2019. (Photo by Brendan Smialowski / AFP)        (Photo credit should read BRENDAN SMIALOWSKI/AFP via Getty Images)
North Korea's leader Kim Jong Un attends a meeting with US President Donald Trump on the south side of the Military Demarcation Line that divides North and South Korea, in the Joint Security Area (JSA) of Panmunjom in the Demilitarized zone (DMZ) on June 30, 2019. (Photo by Brendan Smialowski / AFP) (Photo credit should read BRENDAN SMIALOWSKI/AFP via Getty Images) ⓒBRENDAN SMIALOWSKI via Getty Images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이 폭파 이후 쏟아낸 담화에서 ‘개성공단 중단‘이나 금강산 관광지구 ‘시설 철거’를 언급하지 않은 점을 주목하며 남측의 결단을 압박하는 것으로도 분석할 수 있다는 견해를 내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비무장지대 (북한군) 복귀는 9·19 군사합의 위반이며 이를 깰 수 있다는 점을 경고하는 것”이라며 ”연락사무소 폭파에 따른 비난을 넘기고 우리 측에 책임을 전가하기 위해 앞으로 통일전선부나 매체를 통한 말폭탄을 당분간 지속할 가능성”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북한이 ‘초유의’ 폭파 상황까지 진행하게 된 배경과 관련, 북한 내부의 상황이 정상적이진 않다는 관측도 나왔다. 연락사무소 폭파 자체가 북한에게는 ‘악수’라는 이유에서다.

익명을 요구한 전문가는 통화에서 ”김 제1부부장이 (대남 사업을 지휘할 때) 통일전선부와 함께 움직여야 할텐데, 통전부 안의 베테랑들과 현 국면을 가늠했다면 이렇게까지 (폭파)라는 무리수를 두었을까”라며 ”대외는 물론 대미, 대남 모두 상당한 데미지(손상)를 입히는 결정에 나선 배경이 의문스럽다”고 지적했다.

이 전문가는 ”폭파 이후 김 제1부부장은 담화에서 문 대통령을 겨냥했는데, 이는 내부적으로 (남측의 여론에 대한) 인식을 감안하지 않고 분별없이 (내지른) 듯 하다”며 ”정상적인 상황이라고 판단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은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여러가지 대남 메시지가 너무 다급한 나머지 울부짖으면서 막 그냥 쏟아내는 막말이 돼버렸다”며 ”빨리 좀 4·27, 9·19 남북 합의 이행이 될 수 있게 움직여 달라는 그런 일종의 울부짖음”이라고 분석했다.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북한 #문재인 #김정은 #김여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