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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0월 31일 09시 49분 KST | 업데이트됨 2020년 10월 31일 09시 49분 KST

트랜스젠더인 나는 핼러윈에 진짜 성정체성을 찾을 수 있었다

핼러윈은 나 같은 사람들에게 진짜 ‘내’가 되는 걸 허락하는 연례행사다.

ETHAN ALEXANDER PATRON
저자 애디슨 로즈 빈센트 

2010년 가을, 나는 대학 진학을 위해 미시간주에서 캘리포니아주로 막 이사했고 마침내 동성애자로 커밍아웃했다. 나는 핼러윈/할로윈을 위해 성별을 떠나 여장을 하기로 했다. 핼러윈에 어쩌면 진부할 수도 있는 ‘섹시 마녀’로 분장했다. 검은색과 빨간색 스타킹, 검은색 드레스, 빨간 깃털 보아 장식, 곱슬머리 검정 가발을 썼다. 친구들이 화장을 해줬는데, 거울에 비친 내 모습에서 마침내 진실을 깨달았다. 

거울 속이 비친 내 모습을 보고 숨이 멎을 것 같았다. 마치 태어나서 처음으로 내 모습을 바라보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친구들이 웃기 시작하면서 그 느낌은 순식간에 사라졌다. 친구들은 단순히 내가 장난을 치는 줄 알았다. 우리는 밖에 나가 놀았고 그렇게 그 밤은 끝났다. 나는 마법 같은 감정을 느꼈지만 넘치는 기운에 오히려 내 감정을 억눌러 숨겨야 했다.

1년 후 나는 한 학기를 바다에서 여행하며 보냈다. 핼러윈을 며칠 앞두고 내가 탄 배는 베트남 호찌민시에 입항했다. 나는 일 년 동안 인생에서 젠더에 관해 배우고, 다시 배우고, 자신감을 얻은 상태였다. 나같은 사람들의 커뮤니티와 그 역사를 배웠고, 그러므로 나에 대해 좀 더 알게 됐다. 나는 다시 핼러윈에 성별과 상관없이 코스튬을 입기로 했다. 배에 타고 있는 동안 끊임없이 ‘인어공주‘가 떠올랐고 나는 ‘우슬라‘(인어공주에 등장하는 마녀)가 아름다운 ‘유혹녀’로 변하는 순간으로 분장하기로 마음 먹었다. 시장에 들러 긴 갈색 웨이브 가발, 인조 보석과 구슬이 달린 나무 힐 구두, 등이 드러나는 ‘오픈백’ 커스텀 블랙 드레스를 구입했다.

코스튬을 입게 돼 너무 신났고 내 방 건너편 방의 친구가 화장을 해줬다. 그가 화장을 마치고 내 모습을 봤을 때 일 년 전 그 감정이 순식간에 다시 떠올랐다. 나는 다시 진짜 내 모습을 찾은 기분이었다. 아름다운 재회였다. 이번에는 그 ‘재회’가 축하받을 수 있었다. 

배에 탄 사람들은 나를 껴안고 응원해줬고, 친구들은 나를 인정해 줬다. 내가 일상 ‘드래그‘를 할 때마다 역겨운 시선으로 나를 바라보던 잘생긴 남자들이 이제 ‘저 여자 누구야? 난 저 여자 처음 봐‘라고 묻기도 했다. 내 안의 모습인 ‘여성‘으로 보일 수 있다는 게 이렇게 기쁜 일인지 몰랐다. 다른 사람들의 반응에 안전하다고 느꼈고 이런 모습을 더 ‘공개적으로’ 탐구해봐도 좋겠다는 안도감을 느낄 수 있었다. 

핼러윈에 분장한 필자
핼러윈은 내게 안전한 공간은 사람이나 특정 공간에 국한되는 게 아니라 ‘시간‘에도 있다는 걸 알려준다."

 

나는 그 학기에 5번 더 드래그 공연을 했고, 그 다음 학기에 ‘크로스 드레싱(타고난 성별이 아닌 성별의 옷 입기)’에 더 깊이 빠져들었다. 나의 옷장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변했고, 나는 트랜스, 논-바이너리, 생물학적 성에 불응하는 개념과 의미를 배웠다. 나는 내 성정체성을 찾는 여정 중에 가족과 계속 소통했다. 커밍아웃을 한 후, 가족과 나는 더 가까운 사이가 됐다. 우리 가족은 진심으로 날 축복해 줬고 내 인생에서 항상 함께하고 싶다고 알려줬다. 그래서 나는 당당히 커밍아웃하고 내 속마음을 다 보여줄 수 있었다. 

2013년 여름 마침내 나는 ‘젠더퀴어‘와 ‘트랜스페미닌’으로 공식 커밍아웃 할 수 있었고 이름도 애디로 바꿨다가 여름이 지난 후 애디슨으로 개명했다.

핼러윈은 내게 안전한 공간이란 함께 있는 사람이나 특정한 공간에 국한되는 게 아니라 ‘시간‘이 될 수도 있다는 걸 알려줬다. 핼러윈은 나 같은 사람들에게 진짜 ‘내’가 되는 걸 허락하는 연례행사다. 비록 단 몇 시간만 지속해 순식간에 지나가고 내년을 기약하게 된다고 해도 말이다. 이 날이야말로 깨지고 일그러진 거울이 널린 세상에서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시간이다. 나는 항상 핼러윈을 사랑하고, 감사하고, 축하할 것이다. 핼러윈 밤의 ‘마법’을 기다리고 그날만큼은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모든 이들과 함께할 거다.

  

 

*허프포스트 미국판에 실린 기고문을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