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아동 성착취물 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 운영자 손정우가 미국 송환 여부를 결정하는 심문에서 ”한국서 처벌을 받을 수 있다면 어떤 중형도 감수하겠다”고 했다.

서울고법 형사20부(부장판사 강영수)는 16일 손정우 범죄인 인도 심사 청구 관련 2차 심문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손정우는인도 청구에 대한 의견 진술 기회를 얻자 ”저의 철없는 잘못으로 사회에 큰 피해를 끼쳐 죄송하다”며 ”정말 납득하지 못할 만큼 용서받기 어려운 잘못을 한 것을 알고 있다”고 울먹였다.

이어 ”제 자신이 스스로도 부끄럽고 염치없지만 대한민국에서 다시 처벌받을 수 있다면 어떠한 중형이라도 달게 받고 싶다”면서 ”컴퓨터 게임으로 하루하루를 허비했고 아버지하고 많은 시간도 못 보냈는데 정말 바르게 살고 싶다”고 끝내 눈물을 쏟은 그는 마지막으로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날 손정우의 송환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그러나 검찰과 손정우 측의 의견이 첨예하게 엇갈리며 서울고법은 다음달 6일 이와 관련한 최종 결정을 내리기로 했다.

손정우 측 변호인은 미국에 범죄인으로 인도된 이유는 국제자금세탁 혐의 뿐이라며 이외 한국에서 이미 처벌받은 아동음란물 배포 혐의 등을 거론하지 않는다는 보증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펼쳤다. 또 한국에서 일어난 한국 범죄이기 때문에 손정우를 미국으로 보내서는 안 된다고도 했다.

반면 검찰은 한미 범죄인 인도조약에 이미 인도범죄 외에 처벌할 수 없도록 규정돼 있기 때문에 별도의 보증이 필요 없다는 입장이다.

손정우는 2015년7월부터 2018년3월까지 약 2년8개월 동안 4000여명에게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을 제공하고, 그 대가로 4억원 상당의 가상화폐를 챙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년6개월 동안 복역했다.

그러나 국내 처벌과 별개로 미국 연방대배심은 2018년8월 손씨를 아동음란물 배포, 자금세탁 등 9개 혐의로 기소했고 미국 법무부는 범죄인 인도 조약에 따른 강제 송환을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