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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바비'는 지난해 3명 목숨 앗아간 '링링'보다 강할 전망이다

'바비'는 강한 바람과 함께 물폭탄을 쏟아낼 것으로 예상된다.

25일 우리나라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제8호 태풍 ‘바비’(Bavi)가 지난해 9월 우리 내륙에 피해를 줬던 태풍 ‘링링’(Lingling)과 유사한 진로로 북진할 전망이다.

당시 강풍 피해가 컸는데, 이번에는 전국에 물폭탄까지 예상돼 피해 규모가 더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제13호 태풍 '링링'(Lingling)이 한반도를 강타한 7일 오후 서울 도봉구의 한 교회 첨탑이 무너져 차량을 덮치고 있다. 2019.9.7
제13호 태풍 '링링'(Lingling)이 한반도를 강타한 7일 오후 서울 도봉구의 한 교회 첨탑이 무너져 차량을 덮치고 있다. 2019.9.7 ⓒ뉴스1

링링: 강도는 ‘강’, 크기는 ‘중형’

링링은 동남아시아에서 우리 서해를 거쳐 북한 황해남도 옹진반도로 상륙, 중국을 지나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대저압부(TD) 변질로 소멸수순을 밟았다.

중심기압은 940h㎩(헥토파스칼)까지 떨어졌고, 내륙 영향권에 들 당시 통보문(2019년 9월6일 오후 10시 제13-21호 통보문)을 살펴보면 최대풍속은 초속 43㎧로 시속으로 환산하면 155㎞/h에 해당했다. 강풍반경은 약 390㎞이었다.

이런 기준으로 볼 때 링링은 강도 ‘강’(중심부근 최대풍속 33~44㎧)에 크기 ‘중형’에 해당했다.

 

링링이 지나간 한반도: 사망자 3명·정전 12만7800가구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의 당시 피해사례를 확인해보면 사망자는 3명, 12만7800가구 이상이 정전피해를 입었고, 시설피해도 164건(사유 128, 공공36)이 발생했다.

당시 정부에서 밝힌 손해액 추산은 파악되지 않았다. 다만 손해보험협회는 추정 손해액이 69억원 상당이라고 공개했고, 대부분 바람에 의한 피해 보상액인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에 미가입된 건물 등의 피해를 모두 더하면 100억원 상당 안팎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당시 태풍으로 인한 바람의 순간 최대풍속은 전남 신안 흑산도에서 54.4㎧로 역대 5번째를 기록했으며, 제주 애월읍 윗세오름에서는 419.0㎜ 강수가 기록됐다.

수도권은 최대 150㎜ 비가 예상됐지만 막상 비는 거의 오지 않았다. 기상청 국가기후데이터센터 기상자료개방포털을 살펴보면 9월7일 강수량은 서울 2.8㎜, 인천 1.4㎜, 춘천 0.9㎜로 적었고, 전날인 6일 강수량도 서울 2.4㎜, 인천 6.9㎜ 수준에 그쳤다.

당시 바람은 세지만 비가 오지 않는 현상에 대해 기상청은 △빠른 이동속도로 강수입자를 만들기가 어렵고 △주변에 차고 건조한 영역이 많이 사라졌다는 원인을 들었다.

 

바비: 링링보다 바람은 세고 강수량은 많다

그러나 바비는 다르다. 바람은 전보다 강한데 이동 속도는 느리기 때문이다. 예상되는 강수량도 링링보다 많다.

방재기상정보시스템상 태풍 정보에 따르면 바비는 ‘매우 강‘(중심부근 최대풍속 44~54㎧) 수준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이 경우 ‘사람이나 커다란 돌이 날아갈 수 있다’고 기상청은 홈페이지에 공개해놓은 상태로 위력 차이를 실감하게 한다.

여기에 비는 최대 500㎜(제주 산지 많은 곳)까지 쏟아질 것으로 보이며, 서울과 인천 등 수도권에도 최대 100㎜가 올 수 있어 바람과 비 피해가 복합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

여기에 앞서 내린 ‘사상 최장 장마’의 피해 복구가 완료되지 않은 상태라 피해 규모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제8호 태풍 '바비(BAVI)'가 북상 중인 25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해상에 거친 파도가 치고 있다.
제8호 태풍 '바비(BAVI)'가 북상 중인 25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해상에 거친 파도가 치고 있다. ⓒ뉴스1

강풍반경은 링링이 바비보다 40~50㎞ 가량 더 컸다. 그러나 모두 내륙 대부분 지역이 영향권에 들기 때문에 크기 차이로 인한 피해 유무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게 기상청 설명이다.

현재 바비는 시간당 13㎞ 속도로 북상 중이며, 서해를 지날 때도 10~20㎞ 정도로 움직일 것으로 전망된다. 링링이 내륙 근처에서 시간당 30~35㎞ 속도로 이동한 것보다 훨씬 느리다.

바비는 25일 9시 제주 서귀포 남남서쪽 인근 해상으로 진출한 상태다. 27일부터는 전국이 태풍의 영향권 안에 들면서 많은 비가 쏟아질 전망이다.

국가태풍센터 관계자는 ”모든 조건이 같다면 태풍의 속도가 느릴 때는 강수 영향이, 빠를 때는 바람 영향이 크다”면서도 ”이번 태풍 영향과 앞선 링링을 단순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기상청이 밝힌 1959~2019년 국내 영향 태풍 풍속순위 자료에 따르면 1위는 2003년 태풍 매미 북상 당시 제주 고산의 일 최대풍속이 51.1㎧로 가장 셌고, 2016년 차바 당시 전남 신안 흑산도에 47.4㎧, 2000년 프라피룬(47.4㎧), 2002년 루사(43.7㎧), 2007년 나리(43.0㎧), 2019년 링링(42.1㎧)이 뒤를 이었다.

일최대 순간풍속으로는 매미가 60㎧로 가장 셌고, 프라피룬, 루사, 차바가 2~4위를 기록했다. 링링은 5위를 차지했는데, 앞선 전망대로 바비의 바람이 동반될 경우 기록이 바뀔 수도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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