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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은 '피해 없도록 보수적으로 예보하고 있고 전부 파악하기 어렵다'고 해명했다

심지어 기상청 근처에도 비가 거의 내리지 않았다.

계속되는 중부지방 폭우로 한강수위가 상승하면서 4일 서울 잠수교가 물에 잠겨 있다. 2020.8.4
계속되는 중부지방 폭우로 한강수위가 상승하면서 4일 서울 잠수교가 물에 잠겨 있다. 2020.8.4 ⓒ뉴스1

기상청이 4일부터 5일까지 서울 등 수도권에 최고 500㎜까지 비가 올 수 있다고 수차례 예보했지만 시간대별 전망이 연이어 틀리면서 예보에 대한 시민들의 불신이 커지고 있다.

기상청은 호우로 인한 피해가 없도록 보수적으로 예보하고 있고 국소적 집중호우 지역을 전부 파악하기는 어렵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시간대만 미루면서 하루 넘도록 틀린 예보를 똑같이 반복했다는 점에서 비판을 면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4일 오전 4시20분 기상청이 낸 ‘제08-16호 날씨해설(3일 전망)’에 따르면 기상청은 4일 오전부터 오후 6시 사이 일부지역 최대 120㎜ 이상을 비롯해 50~100㎜의 매우 강한 비가 내리다가 약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5일까지 서울 등 최대 500㎜’를 예상한 것도 이때 예보부터다.

그러나 기상청 방재기상정보시스템 호우실황에 따르면 이날(4일) 오전 0시1분부터 오후 6시까지 서울 일 강수량은 강남구 일원에 최대 19㎜로 기록됐다. 특히 관악구에는 빗방울이 한 방울도 떨어지지 않아 0㎜로 기록됐고, 기상청 본청이 위치한 동작구 신대방동에도 1.0㎜ 비만 기록돼 예보가 무색케 됐다.

그럼에도 기상청은 이날 오후 4시20분 낸 ‘제08-19호 날씨해설(3일 전망)’에서도 ”서울과 경기, 강원 영서에 (이튿날인) 5일 낮 12시 사이 시간당 50~100㎜ 매우 강한 비가 올 수 있다”고 다시 예보했다.

이 지역 강수량은 많은 곳에서 500㎜ 이상 올 수 있다는 전망도 반복했다. 낮 동안 오지 않았던 비가 밤새 쏟아질 수 있다는 예측이다. 중국 내륙에 상륙한 제4호 태풍 ‘하구핏’에서 분리된 비구름대가 북상, 정체전선(장마전선)에 합류하면서 ”매우 많은 비가 내리겠다”면서 레이더 영상도 덧붙였다.

그러나 서울에는 밤 사이 4일 오후 10시에서 11시 사이 1시간 새 27.5㎜(강남구) 비가 온 게 최곳값일 뿐 4~5일(4일 오전 0시1분부터 5일 오전 11시까지) 누적 강수량은 50㎜가 채 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4일 누적 0㎜로 비가 오지 않은 관악구에는 5일 오전 11시까지도 비가 전무해 ‘최대 500㎜’는 예보 오보 누명을 벗기 어렵게 됐다.

기상청은 5일 오전 4시20분 ‘제08-21호 날씨해설(3일 전망)’ 예보에서 여전히 “7일까지 서울과 경기 등에 100~200㎜, 많은 곳은 400㎜ 이상 올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조남산 예보국 총괄예보관 명의 육상예보 예보요약에서는 지역을 ‘중부지방’으로 뭉뚱그리면서 국소지역 특정을 일부 제외했다.

기상청은 서울 폭우가 내리지 않은 것에 대해 경기북부와 영서북부 인근 및 북한에 폭우가 집중돼 있다고 설명했다. 밤 사이 서울에 강하게 들어온 고온다습한 공기가 강수대를 북쪽으로 밀면서 강한 폭우가 당초보다 북쪽으로 이동했다는 것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이상기후가 겹치면서 예보 불확실성이 커졌다”면서 일부 예보 조정이 불가피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돌발적인 폭우 확률이 있는 지역을 넓게 고려하고 있다”면서 우려됐던 ‘서울 최고 500㎜ 폭우’ 예보에 대해 유보적 입장을 보였다.

기상청은 그러면서도 여전히 ”시간당 20~40㎜ 강한 비가 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예보 지역에서 서울은 배제됐고, 경기북부와 강원 북부, 경남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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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날씨 #기상청 #폭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