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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비를 사랑하는 당신에게 추천하는 장마송(ft.이문세부터 쁘걸까지)

7월이 됐고, 장마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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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2>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 표지 ⓒ스튜디오마음C 제공

힙합그룹 에픽하이의 타블로는 지난달 23일 기상청 트위터에 ‘29일에 비가 오는지’를 문의했다. 이에 기상청은 에픽하이 유튜브 채널에 “타블로님께서 기상청 트위터에 비가 올지를 문의했다”며 “27일 새벽 5시 예보부터 윤곽을 잡을 수 있다”는 댓글을 직접 남겼다.

에픽하이가 기상청에 비가 올지를 물어본 이유는, 디지털 싱글 ‘비 오는 날 듣기 좋은 노래’를 29일 선보이기에 앞서 이날 비가 내리지 않으면 발매를 취소한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에픽하이는 한 라디오방송에 나와 “새 곡 제목이 ‘비 오는 날 듣기 좋은 노래’인데, 비가 안 오면 듣기 안 좋을 것 같아 전세계 기상청 사이트를 다 들어가 봤다”고 했다.

에픽하이 유튜브에 올린 기상청 댓글 캡처
에픽하이 유튜브에 올린 기상청 댓글 캡처 ⓒ에픽하이 유튜브

결국 이날 전국에 비가 내렸고, 신곡은 발매됐다. 감성적인 멜로디 흐름과 에픽하이의 감미로운 래핑, 피처링으로 참여한 싱어송라이터 콜드의 호소력 짙은 보컬이 인상적이다. 방탄소년단·에스파 등 아이돌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 노래를 추천하고 있다.

7월부터 늦장마가 시작되고 올해 장마가 길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무더운 여름밤에 내리는 비처럼 시원하면서 촉촉한 감성을 선물할 ‘장마송’에 관심이 모인다.

버스커 버스커 출신 가수 장범준은 지난달 11일 아내(탤런트 송승아)를 위한 신곡 ‘추적이는 여름비가 되어’를 선보였다. 낮은 목소리에 비음 섞인 특유의 바이브레이션으로 감성을 건드린다. 장범준은 “비 내리는 걸 보기 좋아하는 제 아내의 취향이 장마철 같다”며 “아내를 위해 결혼기념일 선물로 만든 노래”라고 설명했다. 매년 ‘벚꽃 엔딩’으로 엄청난 저작권료를 챙겨 ‘벚꽃 연금’이라는 신조어까지 낳은 장범준은 2016년 ‘봄비’를 선보였는데, 이 곡 역시 봄비 올 무렵 음원 차트에 오르내리면서 ‘역주행’하고 있다.

에픽하이 ‘비 오는 날 듣기 좋은 노래’ 앨범 표지
에픽하이 ‘비 오는 날 듣기 좋은 노래’ 앨범 표지 ⓒ아워즈 제공

싱어송라이터 이무진이 부른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2>의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 ‘비와 당신’도 지난달 18일 나왔다. 이무진은 거친 톤의 원곡과 달리 담백하고 섬세한 톤으로 부른다. 직접 연주한 기타 솔로 구간도 매력적이다. 가수 겸 영화음악 감독 방준석이 작사·작곡한 이 노래는 2006년 개봉한 영화 <라디오 스타>에서 주연배우 박중훈이 불러 큰 인기를 누렸다. 박중훈은 자신이 진행한 라디오 방송에서 “‘비와 당신’은 장마철 효자곡”이라고 하자, 초대손님으로 나온 윤종신이 “나는 ‘팥빙수’가 일종의 여름 적금”이라고 응수하기도 했다.

발라드 가수 한동근은 지난달 25일 신곡 ‘비가 내려요’를 발매했다. 호소력 짙은 목소리와 감성적인 멜로디의 이 노래는 비 오는 날 생각나는 헤어진 연인처럼 다가온다. 한동근은 앞서 헤이즈의 ‘비도 오고 그래서’, 이문세의 ‘빗속에서’, 럼블피쉬의 ‘비와 당신’ 등 ‘비 명곡’을 재해석한 노래를 유튜브에 올리며 신곡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한동근 ‘비가 내려요’ 표지
한동근 ‘비가 내려요’ 표지 ⓒ브랜뉴뮤직 제공

신용재·김원주의 보컬 듀오 이프(2F)와 허각도 지난달 20일 ‘비가 내리기 전에’를 선보였다.

장마가 끝난 뒤 본격적인 더위가 오면 사랑받는 ‘서머송’도 벌써부터 음원 차트를 달구고 있다.

방탄소년단은 5월 말 ‘버터’로 가장 먼저 도전장을 냈다. 미국 빌보드 ‘핫 100’ 차트에서 5주 연속 1위 기록을 쓴 ‘버터’는 중독성 강한 댄스팝 장르로 신나고 경쾌한 분위기의 청량한 사운드가 특징이다. 방탄소년단은 오는 9일 싱글 시디(CD) <버터>도 발매한다. 앞서 공개한 <버터> 콘셉트 사진에는 해변에서 휴가를 즐기는 일곱 멤버의 모습이 담겼다.

방탄소년단 싱글 시디 ‘버터’ 콘셉트 사진
방탄소년단 싱글 시디 ‘버터’ 콘셉트 사진 ⓒ빅히트뮤직 제공

세계 최대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 스포티파이는 최근 여름 노래를 모은 ‘송 오브 서머’ 플레이리스트를 공개했다. 2015년 이래 매년 선보이는 이 플레이리스트에 우리나라 가수로는 처음으로 방탄소년단의 ‘버터’가 포함됐다.

‘역주행 신화’ 브레이브걸스는 지난달 17일 여름 느낌 물씬한 노래를 담은 앨범 <서머 퀸>을 공개했다. 타이틀곡 ‘치맛바람’은 트로피컬 하우스 댄스곡이다. 통통 튀는 도입부에 시원한 사운드가 주를 이뤘다. 앨범은 ‘풀 파티’ ‘나 혼자 여름’ ‘피버’(토요일 밤의 열기) 등 여름 노래로 가득하다. 브레이브걸스는 새 앨범 발매 기자회견에서 “여름 하면 브레이브걸스가 생각날 수 있으면 좋겠다. 이번엔 역주행 말고 정주행하고 싶다”고 했다.

브레이브걸스 <서머 퀸></div> 콘셉트 사진
브레이브걸스 <서머 퀸> 콘셉트 사진 ⓒ브레이브엔터테인먼트 제공

트와이스는 지난달 11일 서머송을 담은 앨범 <테이스트 오브 러브>를 내놓았다. 타이틀곡 ‘알코올프리’는 보사노바에 힙합 사운드를 결합한 로맨틱한 여름 노래다. 2018년 ‘댄스 더 나이트 어웨이’, 2020년 ‘모어 앤드 모어’를 잇는 ‘트와이스표 서머송 리스트’인 셈이다.
음원사이트 멜론의 6월 마지막 주 순위를 보면 ‘버터’가 2위, ‘치맛바람’이 4위, ‘알코올프리’가 8위로, 10위권 안에 서머송이 3곡이나 들어가 있다.

김윤하 대중음악평론가는 “과거엔 연말이나 여름 위주로 시즌송이 나왔으나 최근엔 봄, 가을, 장마 시즌 할 것 없이 다양한 계절에 따라 맞춤형 노래도 많이 나오는 추세”라며 “특히 이전엔 한곡이 몇달씩 인기를 끌었지만, 최근엔 신곡 순환이 빨라지면서 계절에 맞춘 시즌송이 더 많이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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