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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태제과 인기상품 '오예스'가 표절 논란에 휩싸인 이유

양쪽의 입장을 들어보자.

ⓒ김종국

한해 1천억원 가까이 팔리는 해태제과의 주력 상품 ‘오예스’가 표절 논란에 휩싸였다. 해태제과가 지난 23일 여름 한정품으로 출시한 ‘오예스 수박’에 대해 벤처기업 에스에프시(SFC)바이오가 자사의 ‘수박통통’ 제품과 유사하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김종국 에스에프시바이오 회장(전 동반성장위원회 사무총장)은 24일 페이스북에 오예스 수박과 수박통통을 나란히 두고 찍은 사진을 올리며 “대기업 해태 이래도 되나. 걸음마 중소기업 죽이려 든다. 지난해 수박통통 초코파이를 개발해 수출 우수상품으로 선정됐는데 해태가 유사 제품을 냈다”고 해태의 행태를 비난했다.

에스에프시바이오 쪽 설명을 들어보면, 수박통통은 1년여간의 연구개발 끝에 지난해 5월 출시된 제품이다. ‘식품원료용 수박농축액 제조 공법’에 대한 특허를 응용해 개발했다. 지난해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주최한 서울 식품어워즈에서 디저트부문 상을 받았고, 해외 반응이 좋아 일본과 대만에 수출도 하고 있다. 올 4월에는 국내 대형마트 납품도 시작했다.

김성규 에스에프시바이오 대표는 26일 ‘한겨레‘와 통화에서 “직원 13명의 작은 회사지만, 고생 끝에 겨우 대형마트에 납품하기 시작했는데, 막강한 유통 채널을 가진 해태가 유사 제품을 내놓았다”며 “오예스 수박이 출시되자 바로 매출이 30%가량 꺾였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법률 자문을 받은 결과 ‘부정경쟁 방지 및 영업비밀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가능성이 크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조만간 공정거래위원회 신고와 관련 소송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에스에프시바이오는 제품의 콘셉트가 비슷한 것을 떠나 문제가 된 곳이 해태라는 대기업이라는 것에 더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수박통통을 주문자위탁생산방식(OEM)으로 생산하고 있는 식품제조업체 ㅎ사가 해태제과의 계열사라는 것이다. ㅎ사는 해태제과의 ‘에이스’, ‘버터링’, ‘아이비’ 등을 만들고 있다. 김성규 대표는 “ㅎ사에서 제품 관련 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혹 문제가 불거진 뒤 생산을 못 하겠다고 나올까 봐 걱정이다”고 말했다.

해태제과 쪽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애초 수박통통이란 제품이 있던 것은 알았지만, 전혀 별개로 연구 개발이 진행됐으며, 모방 제품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해태제과 관계자는 “과거 인기가 있던 허니버터칩의 경우 유사제품이 30여개에 달할 정도로 유사한 맛을 내는 것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과일맛 과자 또한 업계서 흔한 경우”라며 “연구원들이 1년여 동안 땀 흘려 자체 개발한 상품이지 절대 유사제품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제품 포장의 경우 수박의 이미지인 빨강과 초록을 나타낸 것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해태제과는 제품 출시 당시 “(그동안은) 수분이 95%나 되는 수박 과육을 바삭한 과자에 담기 어려워 수박에서 추출한 성분을 사용하는 수준에 그쳤다”며 “업계 처음으로 수박 원물을 사용하는 방식을 선택했다”고 홍보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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