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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그 이탈리아가 코로나19 사태에 맞춰 '백지 표지'를 내걸었다

편집장은 4월 호를 준비하며 내린 ”가장 어려운 결정”이었다고 설명했다.

이탈리아판 보그가 창간 후 처음으로 표지를 백지로 발행했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에 맞서 연대를 이끌어내고 더 나은 미래를 희망하며 내린 결정이다. 

엠마뉴엘 파네티 보그 이탈리아 편집장은 8일 2020년 4월 호에 실릴 ‘편집장의 편지’를 통해 백지 표지를 발행하게 된 이유를 공개했다.

그는 먼저 ”어떤 이들은 보그의 존재 이유를 ‘단 몇 시간만이라도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기 위해서’라고 말한다. 글쎄, 나는 잘 모르겠다”라며 ”내가 아는 건 보그가 지난 100여년 간 전쟁, 각종 위기, 테러 등을 거쳐 발행되어왔다는 것”이라고 운을 떼었다. 

보그 이탈리아는 루오모 보그와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2주 전까지만 해도 완전히 다른 잡지를 발행할 계획이었다. 파네티는 ”사람들이 죽어가고 의사와 간호사들이 자신의 목숨을 걸고 있으며 아예 다른 세상이 되어버린 지금, 다른 이야기를 하는 건 보그 이탈리아의 DNA를 대변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라며 ”앞서 기획했던 프로젝트를 보류하고 처음부터 다시 만들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파네티는 이어 보그 이탈리아 역사상 최초로 백지 표지를 발행하는 건 4월 호를 준비하며 내린 ”가장 어려운 결정”이었다며 ”화보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흰색이 다양한 요소를 담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흰색이 ”존중과 재탄생, 어둠 뒤의 빛, 우리를 살리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건 이들의 가운, 미래에 대한 희망, 4월 호를 제작하기 위해 잠 못 이룬 밤” 등을 상징한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흰색은 항복을 의미하지 않는다. 무언가 쓰이기를 기다리는 빈 종이, 시작을 앞둔 이야기의 1면을 상징한다”라고 덧붙였다.

사상 최초로 백지 표지를 내세운 보그 이탈리아 4월 호는 오는 10일 공개될 예정이다.

한편 베니티 페어 이탈리아 역시 4월 호의 표지를 통해 코로나19 사태 최전선에 선 의료진을 위한 지지와 연대의 뜻을 표시했다.

베니티 페어
베니티 페어 ⓒVANITY FAIR

이탈리아 예술가 프란체스코 베졸리가 루치오 폰타나에게 경의를 표하기 위해 제작한 이번 표지는 ”최악의 상황을 직면할 때마다 국가를 끌어내 준 이탈리아의 결속성과 창의성에 대한 찬사”를 담고 있다.

 

김태우 에디터: taewoo.kim@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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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이탈리아 #보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