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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완다가 영국에서 받는 원조액 절반을 아스널에 후원하기로 했다

나름의 이유가 있다.

ⓒARSENAL

아프리카의 빈국 르완다가 최근 영국 프리미어리그 명문팀 아스널을 3년 간 후원하기로 했다는 사실에 영국에서 뜨거운 논란이 일고 있다. 후원액이 무려 3000만파운드(약 430억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29일 가디언 등 영국 언론 보도를 보면 르완다는 지난 23일 아스널과 3년 간 후원 계약을 맺었다. 이 계약에 따라 아스널 선수들은 앞으로 왼쪽 어깨에 “르완다를 방문하세요”(VISIT RWANDA)라는 로고가 붙은 경기복을 입고 뛰게 된다. 영국 언론들은 이 계약을 맺는데 “아스널의 팬으로 알려진 폴 카가메 대통령의 의향이 크게 작용했다”고 전했다. 그는 4일 자신의 트위터에 오랫동안 아스널에서 ‘명장’으로 이름을 떨쳐 온 아르센 뱅거 감독의 퇴임을 아쉬워하며 “그래도 팬으로 남을 것”이라는 글을 남긴 바 있다.

문제가 된 르완다의 아스널 후원액은 3000만 파운드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르완다가 매년 영국에서 받는 원조액 6400만파운드의 절반에 달하는 액수다. 현재 르완다는 국가 수입의 17%를 해외 원조에 의존하는 빈국이다. 영국에서 이번 계약은 르완다에 대해 거액의 경제원조를 해 온 “우리의 자살골”이라는 비판 여론이 이는 이유다.

르완다 정부에게도 항변의 이유는 있다. 르완다 정부는 최근 성명에서 “2024년까지 관광수입을 현재의 2배로 끌어올리는 게 국가 목표다. 야심적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혁명적인 방법으로 마케팅을 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르완다에서 관광업에 종사하는 이들은 13만2000명이고. 전체 국내총생산(GDP)에서 관광업의 비율은 12.7%에 이른다.

르완다는 1990년대 격렬한 인종대립으로 대규모 학살이 발생한 비극의 땅이었지만, 2000년 현직 카가메 대통령이 취임한 뒤 민족융화와 경제우선 정책을 펴며 안정을 찾고 있다. 2015년 경제성장률은 6.9%에 달했다. 르완다의 경제성장에 대해 ‘아프리카의 기적’이라 평하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세계은행의 자료를 보면, 하루 1.9달러 미만으로 생활하는 빈곤층이 여전히 전체 인구의 60%에 달한다. 2016년 현재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700달러이다. 르완다 정부의 아스널 후원이 걸맞는 효과를 낼지 알 수 없지만, ‘노이즈 마케팅’ 측면에서 보면 분명한 성공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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