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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07월 15일 16시 27분 KST | 업데이트됨 2020년 07월 15일 16시 31분 KST

베니티 페어가 역사상 최초로 흑인 사진작가의 사진을 표지에 실었다 (화보)

다양성 표현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아온 잡지계가 "더 많은 흑인들을 고용하라"는 요청에 응답하고 있다.

지난 35년 동안, 미국의 유명 잡지 베니티 페어의 커버 모델로 발탁된 흑인은 단 17명 뿐이었다. 

그리고 14일(현지시각), 80년을 훌쩍 넘는 베니티 페어 역사상 처음으로 흑인 사진작가가 찍은 표지 사진이 공개됐다. 사진작가 다리오 칼미즈가 오스카 수상 이력을 가진 배우 비올라 데이비스를 찍은 사진이다. 베니티 페어는 그 동안 백인 위주의 화보 구성 등 다양성 부족으로 오랫동안 비판을 받아왔다. 이번 표지는 이런 오랜 오명을 씻기 위한 새로운 시도이기도 하다.

 

이번 화보는 강한 힘, 혁신, 변화를 상징하는 ‘흑인 마돈나’와 정의, 승리, 지혜를 상징하는 그리스의 여신 아테네를 컨셉으로 진행됐다. 사진작가 칼미즈는 “흑인의 고통을 (관찰자로) 바라보는 백인의 시각을 뒤집어 흑인의 우아함, 아름다움으로 승화시키는 이미지를 표현하고자 하였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화보는 미국 남북전쟁 중 하퍼스 위클리 특집 호에 실린 탈출한 흑인 노예, 피터 고든의 1863년 당시 사진에서 영감을 받았다.

비올라 데이비스는 직접 커버스토리에서, 베니티 페어는 다양성을 표현함에 있어, 그 유명세를 따라가지 못 해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과거에는 흑인 여성을 잡지의 커버 모델로 쓰는 일은 상상하기 어려웠다”고 말하며 “이건 단지 베니티 페어만의 문제가 아니고 잡지 산업 및 뷰티 산업 전반의 문제이다. 그동안 흑인 여성은 마치 존재하지 않는 것 처럼 소외되어 왔다”고 소감을 밝혔다.

베니티 페어의 라디카 존스 편집장은 “데이비스의 말에 동의한다. 흑인 여성뿐만 아니라 흑인 남성 및 성소수자들에게도 적용되는 이야기”라고 전했다. 그는 편집자의 글을 통해 “매달 발행되는 우리 잡지의 역사를 되돌아 보면 흑인 아티스트, 운동선수, 정치가가 등장한 경우를 거의 볼 수 없었다. 1983년부터 2017년이라는 35년의 기간동안, 단 17명의 흑인만이 베니티 페어의 커버 모델로 발탁되었다”고 밝히며 “특히 이번 커버는 베니티 페어 잡지 역사상 최초로 흑인 사진 작가가 커버 촬영을 진행해 더욱 의미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수십년 동안의 ‘비백인 배제’ 반성하고 있는 미국 잡지계

Anadolu Agency via Getty Images
6월 15일 뉴욕 브루클린의 거리에 '흑인의 생명은 소중하다'는 슬로건이 칠해져 있다.

이번 역사적인 커버 화보 촬영은 최근 언론 및 각종 업계에서 부는 인종 불평등 문제에 대한 반성의 의미가 담겨 있다. 특히 베니티 페어의 모회사인 콘데 나스트에서 제기된 인종 불평등의 문제가 직접적인 촉발점이 됐다. 

지난 6월, 요리 전문 잡지, ‘보나페티’의 편집장 애덤 라포포트는 과거 인종차별적인 내용이 담긴 글과 사진을 게시한 일이 드러나 사임했다. 이 사건과 함께 보나페티 내의 비백인 직원에 대한 임금차별과 인식 부족, 저평가 등의 이슈가 함께 수면 위로 드러났다. 또한 이국적인 요리를 소개할 때, 백인 셰프를 전문가로 소개하는 반면, 정작 진짜 전통을 지키는 다양한 인종의 셰프들은 소외 되었다는 비판 역시 꾸준히 받아 왔다. 

지난 2017년 말 미국 베니티 페어의 편집장으로 취임한 존스는 잡지 내 다양성의 영역 확대를 위해 노력해 왔다는 평가를 받는 인물이다. 2018년 4월에는 직접 지휘봉을 잡고 배우 겸 작가 레나 웨이드를 커버 모델로 내세웠다. 사진작가는 백인 여성으로 수많은 잡지 화보와 연예인 등 인물 사진을 찍어온 스타 작가 애니 레보비츠였다.

Vanity Fair
Lena Waithe

패션지 보그 편집장 안나 윈투어는 지난 6월 “보그 매거진도 그동안 다양한 인종과 문화에 무지한 내용을 발행한 적이 있고 다양성을 포용하지 못했다는 책임감을 통감한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직원들에게 보낸 바 있다.

보그는 지난 2018년, 베니티 페어보다 앞서 (하지만 발간 이후 126년 만에) 흑인 사진작가를 고용하여 촬영한 잡지 커버 사진을 공개한 바 있다. 당시 모델은 비욘세였으며, 사진작가 타일러 미첼이 잡지 커버에 대한 전권을 갖고 촬영을 지휘했다.

하지만 지난주 공개된 8월호 표지에 실은 흑인 체조 선수 시몬 바일스의 사진이 비판의 대상이 됐다. 백인 사진작가들은 바일스와 같은 흑인들의 피부 톤을 제대로 사진으로 찍지 못 하며, 베테랑인 애니 레보비츠 역시 마찬가지라는 의견들이다.

 

 

 *허프포스트 미국판 기사를 편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