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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사상 초유의 입시비리 사건이 터졌다

할리우드 배우, 기업 대표 등 수십 명이 연루됐다.

미국에서 유례없는 대형 입시 스캔들이 터졌다. 

미국 법무부는 12일(현지시각) 할리우드 배우들과 월스트리트, 실리콘 밸리 중역 수십 명이 연루된 입시 비리 사건에 대해 발표했다. 이들은 거액의 뒷돈을 주고 법을 어겨 가며 자녀를 대학에 보냈다는 의혹을 받는다. 수사에는 대학 운동부 코치들이 증인으로 협조했다.

사건을 담당한 앤드류 렐링 검사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이들은 부와 특권을 가진 부모들이다”라고 말했다. 

이번 사건의 중심이 된 건 입시 컨설팅 업체 대표 릭 싱어다. 싱어는 자신의 업체를 통해 유명인의 자제들이 명문대에 부정 입학할 수 있도록 도운 혐의를 받고 있다. 

이번 사건에 연루된 유명인 중 일부는 아래와 같다. 

ⓒHUFFPOST ILLUSTRATION

고든 캐플런

글로벌 로펌 윌키 파 & 갤러거는 지난 2017년에만 무려 7억7200만달러을 벌어들였다. 로펌의 공동 대표로 있는 고든 캐플런은 지난해 아메리칸 로이어지에 의해 ‘올해의 협상가’로 선정된 바 있다.

수사 결과, 고든 캐플런은 릭 싱어에게 7만5천달러를 건넨 것으로 드러났다. 릭 싱어는 캐플런의 딸을 비롯한 학생들에게 학습 장애가 있다며 거짓 주장을 내세워 특혜를 받도록 했다. 학생들은 ACT, SAT 등 대학입시시험의 제한된 시험시간을 연장 받아 ”개인에 맞춘 환경에서 이틀에 거쳐” 시험을 치를 수 있었다. 

싱어의 입시 컨설팅 업체는 감독관들에게 뇌물을 건네고 제3자를 ”명목상의 시험 감독관으로 고용해 학생들에게 정답을 알려주거나 시험을 마친 뒤에도 답을 정정할 수 있도록” 했다. 그다음 ”사전에 답을 조작한 시험지”를 다시 시험 주관사에 접수했다. 

정작 시험을 치른 학생들은 자신의 부모가 부정을 저질렀다는 사실을 모르는 경우가 대다수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마누엘 엔리케스, 엘리자베스 엔리케스

마누엘 엔리케스는 실리콘밸리 투자 기업인 허큘리스 캐피탈의 창립자이자 CEO(최고경영자)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그가 2017년에 벌어들인 수입은 820만 달러로 추정된다.

엔리케스 부부는 두 딸의 입시 과정에서 ”총 4번”의 부정 행위를 저질렀다. 이들은 싱어를 통해 조지타운대학교 테니스 수석 코치에게 뇌물을 건네고 장녀가 뛰어난 성적을 거둔 테니스 선수라고 속였다. 기소장에 따르면 ”엔리케스 부부의 장녀는 통산 2승 8패를 기록했으며 12세 미만 캘리포니아 북부 여성 테니스 선수 순위에서 잘해야 207위를 기록할 정도의 실력”을 지녔다. 

 

빌 맥글래션

ⓒRich Fury/Invision/AP

빌 맥그래션은 스포티파이, 우버, 에어비앤비 등에 투자한 사모펀드 TPG 그로우스의 창립자이자 영화 ‘지랄발광 17세‘, ‘몰리스 게임’ 등을 제작한 STX 엔터테인먼트의 공동 설립자다. 

기소장에 의하면 싱어는 맥글래션에게 ”아들이 가짜 진단서를 받도록 해 시험을 보는 6시간 동안 한자리에 앉아있을 수 없는 것처럼 보이게 하라”고 지시했다. 맥글래션의 아들이 대입 시험을 며칠에 걸쳐 볼 수 있도록 조언한 것이다. 이 사실은 싱어가 수사당국의 수사에 협조하기 위해 도청에 응하면서 알려지게 됐다.

맥그래션은 아들이 서던캘리포니아대학(USC)에 체육특기생으로 입학할 수 있도록 개입하기도 했다.

싱어는 맥글래션의 아들이 운동부 일원인 것처럼 사진을 위조하기도 했다. 맥글래션은 싱어의 제안에 ”아들이 라크로스를 하는 사진을 가지고 있다. 그게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라고 답했다. 이에 싱어는 ”그 학교에 라크로스팀은 없지만 어떤 운동이든 하고 있는 사진이라면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들은 결국 맥글래션의 아들을 미식축구 선수로 위조시켰다. 맥그래션은 이 과정에서 NFL 선수의 사진을 싱어에게 보내 아들의 얼굴 합성하도록 한 혐의를 받는다. 

 

가말 압델라지즈

ⓒBOSTON GLOBE VIA GETTY IMAGES

호텔 및 카지노계 거물인 가말 압델라지즈는 한때 MGM 리조트 임원을 지냈고, 2013년부터 2016년까지는 윈 리조트의 마카오 지부를 운영했다. 

수사당국은 압델라리즈가 싱어와 함께 딸의 수상 경력을 조작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수사당국에 따르면 두 사람은 압델라리즈의 딸이 ‘아시아 태평양 활동 컨퍼런스 올스타팀‘에 소속되어 있었으며 ‘홍콩 아카데미 팀 MVP’, ’2016 차이나 컵 챔피언′ 등에 올랐다는 등 프로필을 조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압델라지즈은 자선 기부 명목으로 싱어의 컨설팅 업체에 30만 달러를 지급했다. 그는 또한 싱어를 통해 USC의 체육 담당 고위 관계자 도나 하이넬에게 뇌물을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기소장에 따르면 싱어와 하이넬은 압델라지즈의 뒷돈을 USC 농구장에 기부한 돈으로 포장했다. 

 

어거스틴 후니어스 주니어 

어거스틴 후니어스 주니어는 캘리포니아 나파밸리오리건에서 포도농장과 와인브랜드를 운영하는 와인 생산자다. 

그는 딸을 USC에 수구 특기생으로 입학시키는 과정에서 싱어의 도움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싱어는 후니어스의 딸이 SAT 응시 당시 추가 시간을 받을 수 있도록 심리학자를 고용했으며, 후니어스의 뇌물을 ‘USC 여성 체육위원회’를 위한 기부금으로 위장해 USC에 건넸다. 

후니어스의 딸과 맥글래션의 아들은 고등학교 동문이다. 기소장에 의하면 후니어스는 맥글래션 역시 싱어와 손을 잡았다고 의심했다. 

 

브루스 아이잭슨, 데이비나 아이잭슨

브루스 아이잭슨은 실리콘밸리 부동산 개발업체 WP인베스트먼트의 회장이다. WP인베스트먼트에 합류하기 전에는 대형 부동산 중개업체 쿠시먼 & 웨이크필드에서 일했다. 

아이잭슨 부부는 두 딸의 시험 점수와 운동경력 등을 위조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의 장녀는 축구 특기생으로 캘리포니아대학교 로스앤젤레스캠퍼스(UCLA)에, 차녀는 조정 특기생으로 USC에 부정 입학했다. 둘째 딸은 조정 대신 승마에 능한 학생이었다. 

싱어가 자신의 업체가 감사를 받고 있다고 밝히자 아이잭슨은 자신이 연루된 입시 비리가 ”신문 1면에 올라 지역 사회의 모두에게 망신”을 당하지 않을까 걱정했다.

 

로버트 장그리요

로버트 장그리요는 딕스 스포팅 굿즈, 페이스북, 트위터, 우버 등에 투자한 민간 투자사의 CEO다. 그는 싱어를 통해 USC 체육 관계자들에게 뇌물을 준 혐의를 받고 있다. 또한, 싱어의 부하직원인 미카엘라 샌포드에게 ”수업을 듣게 해 딸이 수업을 듣지 않고도 학점을 취득하도록 했다”는 의혹도 받는다. 

장그리요의 딸은 앞서 대학에 지원했다 떨어졌으나 두 번째 시도에서 경력을 위조 USC 입학에 성공했다. 장그리요의 딸은 자신이 실력 있는 조정 선수이며 이미 대학 수업을 듣고 있다고 거짓으로 주장했다. 정작 해당 수업에서는 F 학점을 받았다. 

USC 체육 관계자 하이넬은 당시 싱어에게 ”우리의 VIP 명단을 활용했다”라고 밝혔다.

 

존 B. 윌슨

사모펀드 컨설턴트이자 맥킨지의 고문인 윌슨은 스테이플스, 갭, 노스웨스트 에어라인, 베인&컴퍼니 등 유명 기업의 임원을 지냈다.

그는 아들과 두 딸을 각각 USC, 스탠퍼드, 하버드에 입학시키기 위해 뇌물수수를 시도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윌슨은 지난 2013년 아들의 수구 경력을 조작하려는 싱어에게 ”아들의 실력은 분명히 다른 신입생들보다 한 수 아래일 것이다. 당신이 보기에 아들이 연습 등에서 적응을 못 할 정도로 눈에 띄게 실력이 떨어지나?”라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 

싱어는 윌슨의 아들이 대학에 입학만 한다면 첫 학기 이후에는 수구 경기에 나설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안심시켰다. 수구 특기생으로 USC에 입학한 윌슨의 아들은 실제로 첫 학기 이후 수구팀에서 빠졌다.

윌슨은 싱어에게 자신이 지급한 돈을 ‘비즈니스 컨설팅 요금’으로 기재해주기를 요청했다. 뇌물을 기업에서 사용한 비용으로 처리하기 위해서였다.

윌슨은 이후 두 딸을 스탠퍼드와 하버드에 보낼 때도 싱어에게 도움을 청했다. 당시 싱어는 이미 수사당국에 협조하고 있었으나 윌슨은 이 사실을 몰랐다.

싱어는 지난해 10월 윌슨과의 통화 당시 스탠퍼드 조정 코치가 두 딸 중 한 명만 입학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조정을 할 줄 아는 학생을 뽑아야 학교가 눈치채지 못할 것”이라는 이유에서였다.

 

엘리자베스 키멜

미드웨스트 텔레비전 창립자의 딸이자 현재 회장을 지내고 있는 엘리자베스 키멜은 딸과 아들을 체육 특기생으로 위장시켜 각각 조지타운과 USC에 부정 입학시킨 혐의를 받는다. 

기소장에 따르면 키멜은 싱어의 업체에 자신이 이사로 있는 재단 명의로 수표를 지급했다. 재단은 소득신고서에 해당 비용을 자선 기부금으로 기재했다.

싱어의 컨설팅업체는 장대높이뛰기 선수 사진에 키멜 아들의 얼굴을 합성했다. 그 덕에 키멜의 아들은 장대높이뛰기 특기생으로 USC에 입학할 수 있었다.

키멜의 아들은 이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그는 2018년 오리엔테이션 도중 담당 교수 한 명이 육상 선수가 맞냐고 묻자 아니라고 답했다.

키멜은 이 소식을 전해 듣고는 ”그 교수가 여기저기 들쑤시고 다니지 않길 빌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펠리시티 허프먼 

ⓒKevork Djansezian/NBC via Getty Images

미국 드라마 ‘위기의 주부들’에 출연한 허프먼과 남편 윌리엄 H. 메이시는 장녀의 SAT 점수 조작을 위해 싱어에게 1만5천 달러를 건넸다. 둘째 딸 역시 입시 조작을 통해 대학에 입학시키려 했으나 ”결국 도중에 하지 않기로” 했다. 

 

로리 러플린, 모시모 지아눌리

ⓒDonato Sardella via Getty Images

‘풀하우스’에 출연한 로리 러플린과 패션 디자이너 모시모 지아눌리 부부는 체육 특기생 입학 사기에 가담했다. 이들은 ”조정을 해본 적 없는 두 딸을 USC 조정 특기생으로 입학시키는” 조건으로 5만 달러를 건넸다.

싱어는 러플린 차녀의 프로필을 조작해 L.A. 마리나 클럽팀의 콕스(키잡이)라고 속였다. 두 사람은 딸이 조정 선수처럼 보이도록 에르고미터를 만지고 있는 사진을 싱어에게 보냈다. 

 

허프포스트US의 ‘The High-Powered Names In The College Admissions Bribery Scandal’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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