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경기 우승보다 값진 승리" 미국 여자 축구 국가대표팀이 6년간의 싸움 끝에 '남성 선수와 동일 임금'을 받게 되었다

”믿는 것을 지키기 위해 싸우고, 여성들과 연대하는 일은 위대하다” - 전 미국 대표팀 주장 알렉스 모건.

네 번의 월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한 미국 축구 국가대표들
네 번의 월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한 미국 축구 국가대표들 ⓒ게티 이미지

총 네 번의 월드컵에서 승리를 거둔 팀이 우승 근처에도 못 가본 팀보다 적은 임금을 받는다는 소식을 듣는다면 누구나 불합리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세계 대부분의 업계에서 일어나는 남녀 임금 차별 이야기다. 그리고 앞선 일화의 주인공인 미국 여자 축구 국가대표팀이 6년간의 긴 싸움 끝에 남성 선수들과 같은 임금을 받게 되었다.

모든 일은 2016년, 5명의 주요 선수들이 연방 정부에 진정을 넣으며 시작되었다. AP통신에 따르면 알렉스 모건, 메건 래피노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간판 선수들은 ”여자 선수들이 남자 선수들보다 적은 임금을 받는 것은 불합리하다”며 연방정부에 진정을 넣었다.   

지금까지 대표팀과 갈등을 빚어온 미국축구협회는 선수들에게 총 2200만 달러(약 262억 원)의 손해배상액과 함께 여자축구 발전을 위해 200만 달러(약 24억 원) 규모의 기금을 조성하기로 했다. 이에 더해 대표팀 선수들은 남자 대표팀과 같은 금액의 수당을 지급받기로 약속받았다. 월드컵 보너스 수당 또한 포함이다.

미국 전 대표팀 주장 알렉스 모건
미국 전 대표팀 주장 알렉스 모건 ⓒ게티 이미지

미국 여자 축구 대표팀

1991년 여자월드컵이 처음 열린 이래 총 네 번의 승리를 거머쥔 대표팀은 1930년 이후로는 준결승 근처에도 못 가본 미국 남자대표팀보다 훨씬 우수한 기량을 가지고 있다. 

″압박과 차별을 마주하며 ‘나는 왜 여자로 태어났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고 밝힌 전 대표팀 주장 알렉스 모건은 ”믿는 것을 지키기 위해 싸우고, 여성들과 연대하는 일은 위대하다” 느꼈다고. 이어 그는 ”(이번에 거둔 승리는) 선발로 나서서 골을 득점하거나, 경기에서 우승하는 것보다 값지다”며 선수로서 당연히 받아야 할 대우를 받게된 소감을 전했다. 

동일 임금을 위해 투쟁하는 대표팀을 응원하는 팬. '동일 임금'이 적힌 배너를 들고 있다,
동일 임금을 위해 투쟁하는 대표팀을 응원하는 팬. '동일 임금'이 적힌 배너를 들고 있다, ⓒ게티 이미지
2019 프랑스 여자월드컵 우승 당시.
2019 프랑스 여자월드컵 우승 당시. ⓒ게티 이미지

변화의 시작

이번 쾌거는 단순히 임금 상승이라는 표면적인 목표뿐만 아니라 많은 필드에서 활동 중인 여성 운동선수들의 평등권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더욱 뜻깊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올림픽 금메달을 딴 미국 아이스하키 대표팀, 여자프로농구협회와 캐나다 프로축구선수들 또한 더 좋은 환경을 보장받기 위해 본 과정을 거친 미국 축구 대표팀에게 자문을 구하기도 했다. 

미국의 사건이 해결되는 동안 노르웨이, 호주, 네덜란드의 축구연맹도 성별 간 임금격차 문제를 해소하겠다고 선언했으며 브라질과 잉글랜드의 축구협회 또한 남녀 동일 임금을 약속했다.

모건은 ”기관과 고용주들이 자신들의 잘못된 행동을 인정하고, 우리가 이를 바로잡는 과정이 (타 국가와 선수들에게) 동기부여가 된 것 같다”고 말하며 ”우리의 달성이 도미노 효과로 이어지게 되어 매우 자랑스럽다”며 긍정적인 변화의 시발점에 선 소감을 전했다.

 

문혜준 기자: huffkorea@gmail.com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스포츠 #국제 #축구 #글로벌 #여자 축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