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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교황청이 동성 결혼에 '축복할 수 없다'는 입장을 냈고,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 결정을 승인했다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존중과 관용을 강조했던 프란치스코 교황은 동성 결혼 문제만큼은 뒷짐을 져왔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동성 결혼에 '부정적' 입장은 낸 바티칸 결정을 승인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동성 결혼에 '부정적' 입장은 낸 바티칸 결정을 승인했다. ⓒGetty Images

 

로마 교황청(바티칸)이 동성 간 결혼을 부정했다. 프란치스코 교황 아래 더 환영받기를 바랐던 성소수자 신자들은 큰 실망감을 표했다.

15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교황청은 월요일(현지시간) 동성 간 결혼에 대한 축복은 ”가톨릭 교리에 불합치한다”며 ”축복할 수도 없다”고 설명했다.

이날 교황청은 ”미국과 독일 등 일부 국가에서 동성 결혼을 축복하기 시작했고, 주교가 이를 제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었다”며 ”많은 교구들의 공식적인 질문에 바티칸 신앙교리회(CDF)는 ‘부정적’이라는 판결을 내렸다”라며 이같이 전했다.

교황청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 결정을 승인했다고 밝히면서 ”이는 부당한 차별이 아닌 전례 의식(결혼 성사와 관련된 축복)의 진리를 상기시키기 위함”이라고 덧붙였다.

 

2019년 밀라노 퍼레이드 당시 한 성소수자가 교황 얼굴을 새긴 마스크를 쓰고 행진하는 모습.
2019년 밀라노 퍼레이드 당시 한 성소수자가 교황 얼굴을 새긴 마스크를 쓰고 행진하는 모습. ⓒGetty Images

성소수자를 위한 가톨릭 단체 뉴웨이브 이끄는 프란시스 데버나르도는 교황청 결정에 ”바티칸이 노(No)라고 말한 것은 전혀 놀랍지 않고 여전히 실망스럽다”고 전했다. 

동성애자 신자를 지원하는 단체 ‘디그니티USA’ 마리안 더디 버크 역시 ”교황청의 동성 결혼 부정은 LGBTQI 신자들과 그 가족의 고통과 분노를 더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회적 소수자들에 대한 존중과 관용을 촉구했던 프란치스코 교황은 동성애 문제에 있어서만큼은 뒷짐을 져왔다. 그는 아르헨티나 대주교 시절부터 동성애자에 대한 사회적인 차별에 반대한다면서도 동성 결혼에 대해서는 반대 입장을 밝혔다.

그는 2013년 교회 뜻에 따라 살고 싶다는 동성애자 신자를 향해 ”내가 누구를 판단해야 하느냐(Who am I to judge)”는 유명한 말을 남기기도 했다.

지난해 한 다큐멘터리 인터뷰에서는 ”동성애자들도 주님의 자녀들이며 가족이 될 권리가 있다”고 말해 동성 결혼을 지지했다는 해석을 나왔으나 교황청은 ”교황의 발언을 왜곡한 것”이라며 이를 부정했다.

 

 

김임수 에디터 : imsu.kim@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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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BT #프란치스코 교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