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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북한이 화성-14호를 발사하자 미국은 김정은의 위치를 계산해서 대응했다

밥 우드워드 기자의 신간 '격노'에 등장하는 일화다.

  • 허완
  • 입력 2020.09.14 14:49
(자료사진) 판문점에서 만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비무장지대 북측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19년 6월30일.
(자료사진) 판문점에서 만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비무장지대 북측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19년 6월30일. ⓒASSOCIATED PRESS

북한이 2017년 첫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를 발사했을 때 미국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있는 위치까지 정확한 거리를 계산해 그만큼 동해로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밥 우드워드가 신간 <격노>에서 전했다.

이같은 내용은 오는 15일 정식 출간에 앞서 13일(현지시각) 전문이 공개된 이 책의 11장에 나온다. 우드워드는 리처드 닉슨 미국 대통령 사임으로 이어진 ‘워터게이트’ 사건 특종기자 출신이다. 

(자료사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화성-14호 발사 성공을 축하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제공. 2017년 7월4일.
(자료사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화성-14호 발사 성공을 축하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제공. 2017년 7월4일. ⓒAFP Contributor via Getty Images

 

책을 보면, 2017년 7월3일 북한이 미국 서해안까지 위협할 수 있는 사거리를 갖춘 화성-14를 발사하자 제임스 매티스 당시 미 국방장관의 승인을 받아 빈센트 브룩스 당시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은 무력 과시와 경고의 의미로 미군 전술미사일 발사를 명령했다. 미사일은 동해안에서 휴전선과 평행한 방향을 따라 동해상으로 186마일(약 299㎞) 날아갔다. 이 거리는 북한의 미사일 시험장과 미 전술미사일 발사지점 사이의 거리였다. 특히 김정은 위원장이 미사일 발사를 지켜본 것으로 위성사진을 통해 확인된 텐트까지의 정확한 거리였다고 한다.

우드워드는 책에서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명확했다. 김정은이 개인적 안전을 걱정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적었다. 당시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응해 한-미 미사일 부대가 동해안에서 연합 탄도미사일 사격을 실시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당시 주한미군 전술지대지 미사일 에이태킴스(ATACMS)가 동원됐다. 에이태킴스 1발에는 자탄 300여개가 들어 있어 축구장 4개 넓이를 초토화할 수 있다. 우드워드는 “그러나 북한 사람들이 미국 미사일이 북한의 미사일 시험장이나 김정은을 쉽게 겨눌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는 정보는 수집되지 않았다”며 “한-미의 무력 과시에 대한 서방 언론 보도는 드물었다”고 적었다.

(자료사진) 국군과 주한미군이 동해상으로 전술지대지 미사일 에이태킴스(ATACMS) 발사 연습을 하고 있다. 한국 국방부 제공. 2017년 7월29일. 
(자료사진) 국군과 주한미군이 동해상으로 전술지대지 미사일 에이태킴스(ATACMS) 발사 연습을 하고 있다. 한국 국방부 제공. 2017년 7월29일.  ⓒHandout via Getty Images

 

이 책에는 북한이 그 뒤 7월28일에도 화성-14를 시험 발사하면서 북-미 간에 전쟁위기가 고조되던 상황이 담겼다. 우드워드는 네브라스카주 오마하에 있는 전략사령부가 북한의 정권 교체에 대비한 작전계획(OPLAN) 5027을 유심히 검토·연구했다고 전했다. 우드워드는 또 “북한 지도부 타격 계획인 작전계획 5015도 업데이트됐다”고 전했다. 작전계획 5015는 북한과의 전면전에 초점을 둔 작전계획 5027을 수정한 후속 계획이다.

우드워드는 2017년 하반기 매티스 국방장관이 언제라도 비상회의에 달려갈 수 있도록 어디서든 체육복 차림으로 잠을 잤으며, 북-미 핵전쟁이 현실화하지 않기를 기도하며 사람들 눈을 피해 워싱턴의 국립대성당에 여러차례 갔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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