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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해적' : 미국이 독일로 향하던 마스크를 가로챘다는 의혹이 나왔다

앞서 프랑스도 미국이 마스크를 가로챘다고 주장한 바 있다.

  • 허완
  • 입력 2020.04.04 16:08
백악관 코로나19 정례 브리핑에 참석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모습. 2020년 4월3일.
백악관 코로나19 정례 브리핑에 참석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모습. 2020년 4월3일. ⓒASSOCIATED PRESS

독일로 운송중이던 미국 제조업체 3M의 마스크가 중간에서 미국에 의해 ‘가로채기’ 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마스크를 주문했다는 독일 베를린주 정부는 ”현대판 해적질”이라며 미국을 비난했다.

앞서 프랑스 정부도 중국을 출발해 프랑스로 막 출발하려던 비행기에 실려있던 마스크를 ‘미국 측 구매자’가 세 배 높은 가격을 부른 뒤 가로챘다고 밝힌 바 있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이 전 세계를 뒤흔들고 있는 지금, 세계적인 위기 때마다 전통적으로 리더십을 발휘해왔던 미국의 존재감을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가 대체하고 있는 모습이다.

프랑스가 중국에서 공수한 마스크 등을 실은 러시아 화물기가 프랑스 동부 파리-바트리 공항에 도착한 모습. 2020년 3월30일.
프랑스가 중국에서 공수한 마스크 등을 실은 러시아 화물기가 프랑스 동부 파리-바트리 공항에 도착한 모습. 2020년 3월30일. ⓒFRANCOIS NASCIMBENI via Getty Images

 

3일(현지시각) 독일 타게스슈피겔 보도에 따르면, 독일 베를린주 경찰은 최근 경찰과 의료진들이 사용할 보건용(N95) 마스크 40만개를 미국 업체 3M의 중국 공장에 주문했다. 

1차 물량인 마스크 20만개는 태국 방콕에서 다시 적재된 뒤 항공편으로 독일로 향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어찌된 영문인지 이 마스크는 방콕에서 곧바로 미국으로 향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베를린 주정부의 내무장관 안드레아스 가이젤은 이 보도를 확인하며 마스크가 방콕에서 ”압류”된 탓에 애초 목적지였던 베를린으로 도착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우리는 이를 현대판 해적행위로 규정한다. 대서양 건너편 동맹을 이런 식으로 대하면 안 되는 거다.” 

그는 아무리 국제적 위기 상황이라고 해도 ”(미국) 서부 개척시대의 수단”이 동원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베를린 시장 미하엘 뮐러는 ”비인간적이고 용납될 수 없는 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3M 유럽 지사의 대변인은 이같은 의혹을 부인했다. ”우리는 베를린 경찰이 중국 3M에 주문했다는 마스크에 대해 전혀 아는 바가 없다”는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코로나19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0년 4월3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코로나19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0년 4월3일. ⓒWin McNamee via Getty Images

 

미국이 다른 나라로 향하려던 마스크를 가로챘다는 의혹이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프랑스 북부 그랑테스트 지방의회 의장은 자신들이 주문한 수백만개의 마스크 중 일부를 실은 비행기가 중국 상하이 공항에서 이륙하려던 찰나에 ‘미국 측 구매자들‘이 나타나서는 ‘세 배 높은 가격’을 부른 뒤 이를 가로챘다고 말했다. 

″(비행기가 이륙을 준비하는) 공항 계류장에서, 그들이 와서는 돈을 꺼냈다.” 

그는 ‘미국 측 구매자’가 누구인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중국으로부터 마스크를 공수하려고 했다는 또 다른 지역인 남동부 프로방스알프코트다쥐르의 지방의회 의장은 미국 정부를 대행하는 사람들이라고 말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파리를 비롯한 수도권인 일드프랑스 레지옹(지방정부)의 의장인 발레리 페크레스도 ”미국인 (구매자들)”이 ”세 배 가격을 부르면서 선불로 지급하겠다고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익명의 미국 정부 관계자는 AFP에 ”미국 정부가 중국에서 프랑스로 가려던 마스크를 구매한 적은 없다”며 의혹을 부인했다. 

'메이드인 차이나' : 독일 바이에른주가 중국에서 공수한 마스크. 2020년 3월31일.
'메이드인 차이나' : 독일 바이에른주가 중국에서 공수한 마스크. 2020년 3월31일. ⓒpicture alliance via Getty Images

 

한편 3M은 3일 발표한 보도자료에서 미국 정부가 해외 3M 공장에서 생산한 마스크의 미국 수출량을 늘려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우리는 중국 3M에서 생산된 1000만개의 N95 마스크에 대한 미국 수출 허가를 중국으로부터 취득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1950년 한국전쟁 때 만들어진 국방물자생산령을 발동했다. 그는 지난 며칠 동안 여러 차례 공개적으로 3M에 불만을 제기한 바 있다.

또한 미국 정부는 3M 미국 공장에서 생산되는 마스크를 캐나다와 남아메리카에 수출하지 말라고 요청했다고 3M은 밝혔다. 

그러나 3M은 캐나다와 남아메리카 의료진들이 자사의 마스크 공급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마스크 수출을 전면 중단할 경우 ”중대한 인도주의적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며 반대 의사를 명확히 했다.

″뿐만 아니라 미국에서 생산되는 마스크의 수출을 전면 중단하면 일부 국가들이 그랬던 것처럼, 다른 국가들의 보복 대응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렇게 된다면 미국의 마스크 공급량은 오히려 감소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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