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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코로나 2차 유행 우려에 대한 전문가들의 지적 : '1차 유행도 아직 안 끝났다'

미국 곳곳에서는 코로나19 신규 확진자수가 다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 허완
  • 입력 2020.06.22 18:04
플로리다주의 한 해변에서 사람들이 여유를 즐기고 있다. 플로리다주의 20일 신규 확진자수는 4049명으로, 지난주 목요일(18일)부터 사흘 연속으로 하루 신규 확진자수 최다를 기록했다. 포트 로더데일, 플로리다주. 2020년 6월20일.
플로리다주의 한 해변에서 사람들이 여유를 즐기고 있다. 플로리다주의 20일 신규 확진자수는 4049명으로, 지난주 목요일(18일)부터 사흘 연속으로 하루 신규 확진자수 최다를 기록했다. 포트 로더데일, 플로리다주. 2020년 6월20일. ⓒmpi04/MediaPunch/MediaPunch/IPx

(AP) - 미국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2차 유행”에 대한 이야기들이 쏟아지고 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지난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기고한 글 ‘코로나바이러스 2차 유행은 없다’에서 미국이 코로나19와의 싸움에서 승리하고 있다고 적었다.

그러나 상당수 보건 전문가들은 승리를 자축할 때가 아니라고 말한다. 약 12만명의 미국인이 코로나19로 목숨을 잃었고, 최근 남부와 서부 지역에서 우려스러운 속도로 확진자가 증가하면서 하루 신규 확진자수가 최근 한 달 사이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다만 적어도 전문가들이 동의하는 한 가지는 있다. 지금 상황을 표현하는 단어로 ‘2차 유행’은 그다지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는 점이다.

미국 대부분의 주에서 카페나 식당 등의 영업이 재개된 가운데 마스크를 쓰지 않는 사람도 심심치 않게 목격되고 있다. 노우드, 매사추세츠주. 2020년 6월18일.
미국 대부분의 주에서 카페나 식당 등의 영업이 재개된 가운데 마스크를 쓰지 않는 사람도 심심치 않게 목격되고 있다. 노우드, 매사추세츠주. 2020년 6월18일. ⓒASSOCIATED PRESS

 

″하루에 2만명 넘는 신규 확진자가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 2차 유행을 논할 수 있겠나?” 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IAID) 소장 앤서니 파우치 박사의 말이다. ”우리는 1차 유행을 겪는 중이다. 2차 유행이 있기 전에 1차 유행부터 일단 벗어나고 보자는 거다.”

뉴욕시에서 확진 사례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분명 4월에 확진 건수는 정점을 찍었다. 미국 전역의 학교와 사업체들이 문을 닫은 뒤 신규 확진건수는 다소 감소했다.

그러나 이같은 상황은 1차 유행에서 빠져나온 이후가 아니라 ”정체기 또는 메사(꼭대기는 평평하고 경계는 급경사로 이뤄진 지형) 쪽에 가깝다”는 게 존스홉킨스대 질병 연구자 캐이틀린 리버즈 박사의 말이다.

과학자들은 대체로 미국이 여전히 코로나바이러스의 1차 유행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는 데에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확산세가 줄어들고 다른 지역에서는 늘어나고 있기는 하지만 말이다.

″이 바이러스는 미국 전역에서 퍼지고 있고, 각각 다른 장소를 다른 강도로, 다른 시기에 강타하고 있다.” 2009년 신종플루가 미국을 강타했을 때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대행을 맡았던 리처드 베서 로버트우드존슨재단 이사장이 말했다.

미시건대의 플루 전문가 아놀드 몬토 박사도 비슷한 의견을 냈다.

그는 ”갑작스러운 재발이 동반되는 지속적인 감염 확산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

독감 시즌에는 2차 유행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그럴 때의 2차 유행은 앞선 유행을 초래한 것과는 다른 변종 바이러스에 의해 뚜렷하게 감염자가 증가하는 것을 지칭한다.

코로나19는 그런 상황이 아니다.

영업이 재개된 한 식당 앞을 지나가는 사람들. 샌안토니오, 텍사스주. 2020년 6월15일.
영업이 재개된 한 식당 앞을 지나가는 사람들. 샌안토니오, 텍사스주. 2020년 6월15일. ⓒASSOCIATED PRESS

 

몬토 박사는 “2차 유행”이라는 말로 현재의 상황을 설명할 수는 없다며 그와 같은 표현은 ”순전히 의미론적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2차 유행이라는 건 사람들의 주관적인 인식일 뿐”이라는 얘기다.

반면 베서 전 국장은 이 표현이 의미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1차 유행이 지나갔다고 말하면 ‘최악의 상황은 끝났다’는 잘못된 인식을 사람들에게 심어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일부 전문가들은 학교 수업이 재개되고, 날씨가 더 춥고 덜 건조해지며, 사람들이 실내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는 이번 가을이나 겨울에 코로나19의 대규모 유행이 올 수 있다고 우려한다. 독감이나 다른 호흡기 질환에서 나타났던 패턴을 따라갈 수 있다는 것이다. 백신도 없고 대부분의 미국인들에게 면역이 형성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그와 같은 가을 유행은 매우 좋지 않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다만 코로나19는 다른 독감들보다는 일시적이고 산발적으로 확산해왔던 만큼 똑같은 경로를 따르지 않게 될 가능성도 있다.

리버즈 박사는 ”예측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우리는 이 바이러스가 어느 정도의 계절적인 특성을 보이는지, 계절적인 특성이 있기는 한 건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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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미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