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2020년 07월 01일 12시 06분 KST

미국이 코로나19 치료제 렘데시비르 전 세계 공급물량 3개월치를 거의 전부 사들였다

코로나19 치료제나 백신의 공급 방법에 대한 국제적 합의나 기준은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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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 미국 제약회사 길리어드가 에볼라 치료제로 개발했던 렘데시비르. 임상시험에서 특정 코로나19 환자들에게 치료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트럼프 정부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중증 환자 치료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렘데시비르’의 3개월치 생산물량을 거의 전부 확보했다고 발표했다. 전 세계 나머지 국가들은 렘데시비르를 구하기 어려워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인들이 최초로 승인된 코로나19 치료제를 구할 수 있도록 하는 놀라운 계약을 성사시켰다.” 미국 보건부가 6월29일 발표한 보도자료에서 알렉스 에이자 장관이 말했다.

보건부는 7월부터 9월까지 투여기간 총 50만회분(1회당 평균 6.25바이알)에 달하는 물량에 대한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는 길리어드사의 7월 생산량 추정치(9만4200회분)의 100%, 8월 생산량(17만4900회분)의 90%, 9월 생산량(23만2800회분)의 90%에 달하며, 이와 더불어 임상시험 용도의 물량도 확보했다.” 보건부의 설명이다.

″그들(미국)이 (렘데시비르의) 공급량 거의 전부를 확보하는 바람에 유럽에는 아무것도 안 남았다.” 영국 리버풀대의 방문선임연구원 앤드류 힐 박사가 가디언에 말했다. ”이게 백신이었다고 한 번 생각해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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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 독일 뒤셀도르프대학의 하인리히하이네연구소에서 렘데시비르의 치료 효과 등 코로나19 관련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모습. 2020년 5월20일.

 

렘데시비르는 미국의 제약회사 길리어드사이언스가 에볼라 치료제로 개발했던 것으로, 특정 코로나19 환자들에게 투여할 경우 치료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임상시험에서 치료 효과를 보인 렘데시비르에 대해 5월 초 긴급사용을 허가했다.

한국 정부도 특례수입(국내 허가를 받지 않은 의약품을 수입하는 제도)을 통해 렘데시비르를 들여오기로 했고, 질병관리본부는 길리어드와의 무상공급 계약을 통해 확보된 물량을 우선 공급하기 시작했다고 1일 밝혔다.

렘데시비르를 독점 생산하고 있는 길리어드는 지난 4월초, 14만회분에 달하는 렘데시비르를 임상시험 등의 용도로 전 세계에 기증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 물량은 거의 소진된 상태라고 가디언은 전했다. 이번에 한국 정부가 들여오는 물량도 이 기증 물량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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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위치한 길리어드 본사.

 

앞서 길리어드는 렘데시비르의 미국 내 시판 가격을 공개했다. 한 바이알(병)당 390달러(민간보험 가입자는 520달러), 투여기간 1회분(5일, 6바이알) 기준 2340달러(약 280만원)다.

길리어드는 ”막대한 책임감”을 가지고 평상시와는 달리 가격을 비교적 저렴하게 책정했다고 강조했다. 또 개발도상국에는 복제약 제조사와 계약을 맺어 훨씬 더 저렴한 가격으로 렘데시비르를 공급할 계획이라고 길리어드는 덧붙였다.

가디언은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휩쓸며 유례 없는 규모의 희생을 초래하고 있는 만큼 치료제나 백신을 어떻게 공급할 것인지에 대한 국제적인 기준이나 합의가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미국의 제약회사가 백신을 개발한다면, 그 백신 물량이 나머지 국가들에게도 공평하고 안정적으로 공급될 거라는 보장이 없다는 얘기다. 

″이게 처음으로 승인된 주요 약품인데, (전 세계적인) 공급 메커니즘이 어떻게 되는 건가?” 힐 박사가 지적했다. ”이번에도 우리(유럽)는 뒤로 밀려났다.”

미국은 지난 5월에도 프랑스의 제약회사 사노피가 개발중인 코로나19 백신을 ‘우선 구입’하려 한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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