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회생이라는 말은 이럴 때 쓰는 건가 봅니다. 그동안 많은 분들께서 실망하셨을 텐데 경선의 기회가 주어졌으니 다시 뛸 수 있는 희망이 생겼습니다.”
3월 12일 민경욱 미래통합당 의원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쓴 글이다. 민 의원은 ”미래통합당에서 컷오프 결정을 뒤집고 경선을 결정했습니다”라며 기쁜 심경을 전했다.
그러나 ‘뒤집기‘는 이날이 끝이 아니었다. 미래통합당의 민 의원의 공천에 대한 결은 이날 이후에도 계속됐다. 특히 25일엔 하루새 두번이나 뒤집혔다. 민 의원은 ‘컷오프 → 부활 → 재컷오프 → 부활’을 거쳐 끝내 인천 연수을 후보로 공천이 최종 확정됐다.
12일 이후 민경욱에게 무슨 일이 있었나
16일. 컷오프 후 경선으로 기사회생한 민 의원에게 논문 표절 의혹이 제기됐다. 민 의원이 1991년 연세대 국제대학원에 낸 석사 논문이 타 논문을 ‘그대로 번역한 수준’이라는 의혹이었다.
“해외홍보는 정보를 통한 국가횡단적 설득을 목적으로 하는 커뮤니케이션 활동이다. 한국이 처해있는 국내외적 상황은 한국 해외홍보의 과학화를 요구하고 있으며 이것을 위한 대안은 역시 홍보이론의 실제적 적용이 그 하나다.”
-한국 해외홍보 증진을 위한 이론적 탐색(1977년)
“The overseas publicity is a communication activity that aims at cross cultural persuasion through information. Domestic and international situation Korea is located in damands scientific method of overseas publicity (해외 홍보는 정보를 통한 문화 간 설득을 목표로하는 커뮤니케이션 활동이다. 한국이 처한 국내외적 상황은 해외 홍보의 과학적 방법을 요구받고 있다.)”
-민경욱 의원의 석사 논문
논란 딛고 경선에서 승리했지만..
24일. 경선 결과가 발표됐다. 민경욱 의원의 승리였다. 민 의원은 인천 연수을 경선에서 55.8%를 차지해 민현주 전 의원(49.2%)을 꺾었다. 민 의원은 ”컷오프 당했다는 소식을 듣고 2주동안 저를 돌아볼 수 있는 기회였다”며 ”있는 힘을 다해 선거에서 승리하겠다”고 밝혔다.
25일. 인천 연수을 경선 결과가 뒤집혔다. 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는 민경욱 의원에 대한 공천 무효를 최고위원회에 요청했다. 인천시 선거관리위원회가 24일 민 의원의 선거 홍보물에 허위사실이 포함됐다고 인정한 것이 공관위가 밝힌 결정 번복 사유다.
25일 밤. 공천관리위원회의 ‘뒤집기’는 또 뒤집혔다. 이날 밤 황교안 대표 주재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민 의원에 대한 공천이 최종 확정되면서다. 이진복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은 ”(민경욱 의원 문제가) 법률적으로 그렇게 심각한 사안이 아니라고 판단했다”며 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의 공천 무효 신청 기각 사유를 밝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당내에서 민 의원은 친황(친황교안)계로 통한다. 민 전 의원은 유승민 의원 측 인사로 분류된다.
민경욱 의원에 대한 공천이 최종 확정되자 민 의원에게 밀린 민현주 전 의원이 ”황교안 대표가 민경욱 공천을 부탁했다고 들었다”고 폭로하고 나섰다.
민 전 의원은 ”막판에 최고위가 권한도 없이 네 곳을 전격 취소한다거나 후보교체를 한다거나 후보등록 첫날 ARS 집 전화로 여론조사를 실시하는 이런 무리한 방법을 택한 것은 결국 선거 이후에 친박과 황교안 대표 체제를 어떻게든 고수하겠다는 그들의 마지막 어찌 보면 발악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고 강하게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