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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통합당은 선거 전에 이미 '최소 78석'으로 참패할 것을 알고 있었다

선거 전 자체 판세보고서가 나왔다.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에 마련된 21대 국회의원선거 개표상황실에서 총선 결과 관련 입장을 발표 후 상황실을 나서 승강기에 오르고 있다. 이날 황 대표는 '총선 결과 책임, 모든 당직 내려놓는다'고 밝혔다.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에 마련된 21대 국회의원선거 개표상황실에서 총선 결과 관련 입장을 발표 후 상황실을 나서 승강기에 오르고 있다. 이날 황 대표는 "총선 결과 책임, 모든 당직 내려놓는다"고 밝혔다. ⓒ뉴스1

황교안 미래통합당 전 대표는 4월 4일 첫 주말유세에서 “4월 15일 정권 심판 기회가 왔다”고 외쳤다. 그러나 황 전 대표는 열흘이 지난 14일 유세에선 ”문 정권 폭주를 견제할 힘을 주실 것을 부탁드린다”며 큰 절을 했다.  

미래통합당의 선거전략이 ‘심판론‘에서 ‘견제론’으로 바뀐 것이다. 열흘 사이에 무슨 일이 있던 걸까. 황 대표의 태도가 급변한 배경엔 최종 판세 분석 보고서가 있었다. 20일 중앙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통합당은 총선 참패를 미리 알고 있었다. 

통합당 기조국은 13일 선대위에 4번째이자 마지막인 총선 판세 분석 결과를 보고했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통합당이 확실한 우세를 보이는 지역구는 253곳 중 78곳에 불과했다.

50곳은 경합지역으로 분류했지만, 해당 지역은 대부분 더불어민주당에 열세를 보였다. 경합지역의 열세를 감안한 통합당의 지역구 당선 전망치는 ‘최소 78석에서 최대 93석 사이’였다. 

황교안 미래통합당 종로구 후보가 4월 14일 서울 종로구 보신각앞에서 기자회견을 마치고 지지를 호소하며 큰절을 하고 있다.
황교안 미래통합당 종로구 후보가 4월 14일 서울 종로구 보신각앞에서 기자회견을 마치고 지지를 호소하며 큰절을 하고 있다. ⓒ뉴스1

분석 결과에 따르면 비례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의 비례대표 당선 예상치(17석)을 더해도 최종 의석수는 110석이 될 것으로 나타났다. 당 관계자는 ”선전했을 경우 최대치로 잡은 게 110석이었다”며 ”단지 믿기 싫었을 뿐, 예상된 참패였다”고 토로했다. 

이 때문에 통합당의 선거 전략이 180도 바뀌었다. 박형준 공동선대위원장은 13일 최종 분석 결과를 보고받은 뒤 기자간담회를 열어 “주말 자체 여론조사나 판세분석을 해보니 너무나 심각한 위기의식을 느꼈다”며 “이대로 가면 개헌저지선(100석)도 위태롭다”고 말했다.

얄궂게도 통합당 지도부가 최종 분석 결과를 보고 받기 하루 전인 12일은 미래통합당이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향해 맹공을 퍼부었던 날이다. 황 대표는 이날 유세에서  ”이번 총선에서 (범여권이) 180석을 얻겠다고 하면 얻어지는 것이냐”며 ″지금 문재인 정권의 오만이 극에 달했다”고 주장했다. 

최종 분석 보고를 받기 전이었지만, 12일에도 황 대표는 판세가 기울었다는 것을 알았을 가능성이 크다. 10일 밤 황 전 대표는 ”차명진, 지금부터 우리당 후보가 아니다”라는 심야 입장문을 발표했다. 발표 전엔 황 대표는 세월호 관련 망언으로 물의를 빚은 차명진 후보의 제명과 관련해 어정쩡한 입장을 내놓았었다. 

통합당의 참패는, 유시민도 알고 황교안도 알고 있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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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총선 #황교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