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사회적 동물임을 절절하게 깨닫는 주인공 고군분투 영화 6선

이번 주말에 몰아보기 좋은 영화를 추천한다.

코로나19로 촉발된 ‘언컨택트(Uncontact)’ 시대는 오히려 ‘접촉‘에 대한 갈망을 낳았다. 최근 회자되는 언컨택트가 ‘접촉하는 방법을 바꾼다‘고 해석하는 게 맞다면, 지금 소개할 영화들은 ‘단절’과 ‘차단’에 가깝다. 사회라는 시스템, 그 속에서 우리는 어떤 안락함을 느끼고 있는지, 우리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깨닫게 된다. * 해당 콘텐츠는 약한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1 나는 전설이다

감독ㅣ프란시스 로렌스 주연ㅣ 윌 스미스(로버트 네빌 역)

나는 전설이다
나는 전설이다

1954년 발간된 리처드 매드슨의 SF소설, ‘나는 전설이다‘를 영화화한 3번째 작품이다. 이미 1964년에 발표된 ‘지구 최후의 사나이‘와 1971년 작 ‘오메가맨’이 있었으니 인류가 멸망하고 혼자 남는 이야긴 대중픽 받은 소재거리라는 확신이 든다.

과학자 로버트 네빌(윌 스미스)을 제외하고 모든 인류가 바이러스에 의해 멸망한 것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살아남은 이들은 바이러스로 인해 자외선에 노출되면 화상을 입는 변종 인류, 일종의 좀비로 변해버렸다. 네빌은 자신의 피를 이용해 백신을 만들 방법을 찾아내기 위해 고군분투하지만 유일한 친구였던 반려견, 샘까지 잃게 되면서 절망에 빠진다. 윌 스미스는 당시 극 중반까지 ‘행동‘과 ‘표정’만으로 감정을 표현하면서 이전에 몰랐던 자신에 대해 깨닫게 되었으며, 예술적, 심리적으로도 대단히 멋진 작업이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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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월-E

감독ㅣ앤드류 스탠튼 주연ㅣ 벤 버튼(월-E /M-O 목소리 역), 엘리사나이트(이브 목소리 역)

월-E
월-E

로봇을 통해 ‘인간’이 추구해야 할 방향성을 보여준다. 전형적인 픽사 스타일의 애니메이션이지만 주인공 로봇 월-E의 캐릭터는 언제봐도 즐거움을 선사한다. 2800년 지구, 인류가 사라진 그곳에는 청소하는 최첨단(이름만) 로봇 월-E만 남았다. 무려 700년이라는 시간을 홀로 보내면서 꾸준히 청소만 해온 것으로 설정됐다. 약 2100년부터 혼자였던 셈이니, 계산하자면 인류에게 남은 시간은 고작 80년이란 얘기다. 아무튼 최첨단 로봇이라기에는 허당미에 짠내까지 풍긴다. 인간이 나오는 영상을 훑어보면서 한 번도 해보지 못한 사랑의 감정을 싹틔워낸다.

외로워도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청소하는 그의 앞에 어느 날 진짜 최첨단 로봇 ‘이브‘가 나타나면서 이야기는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월-E가 700년 만에 지구에서 발견한 새싹과 이를 지키기 위한 두 로봇의 노력이 마치 환상 동화처럼 그려지면서 인간과 지구, 기술의 발전까지 다뤄버린다. 종국엔 대체 에덴동산은 어디 있으며, ‘아담’은 무엇일지 생각할 거리들이 잔뜩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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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그래비티

감독ㅣ알폰소 쿠아론 주연ㅣ산드라 블록(라이언 스톡 역), 조지 클루니(맷 코왈스키 역)

그래비티
그래비티

알폰소 쿠아론같은 감독도 편집권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사실이 널리 알려졌더랬다. 워너브러더스 픽처스 경영진들이 스토리 수정을 요청했는데, 그중 하나가 ‘미사일 공격을 받게 할 것’이었다. 그랬다면 아카데미상 7개 중에 편집상과 감독상 이 2개는 확실히 날아갔을 것 같다. 2013년에는 ‘노예 12년‘이나 ‘아메리칸 허슬‘, ‘달라스 바이어스클럽‘, ‘블루 재스민’ 등 쟁쟁한 영화들이 개봉한 바람에 산드라 블록이 여우주연상을 놓쳤지만, 누구도 그녀의 연기력에 훈수를 둘 수 없을 것이다.

관객은 그녀를 통해서 아무리 애를 써도 닿을 수 없는 거리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기분을 체험한다. 언제 우리가 땅을 밟는 일에 그토록 환호할 수 있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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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캐스트 어웨이

감독ㅣ로버트 저메키스 주연ㅣ 톰행크스(척 놀랜드)

캐스트 어웨이
캐스트 어웨이

″연기 상대라곤 나무와 바람뿐이었다.”, 주인공 척 놀랜드 역할을 맡은 톰 행크스가 촬영 상황을 이렇게 묘사했다. 앞서 소개한 ‘나는 전설이다’의 윌 스미스와 비슷한 맥락의 이야기를 하는 것을 보면, 영화 또한 공동작업을 기반으로 하고 있으니 사람이 없다는 것이 얼마나 고독하고 외로운 것인지를 짐작게 한다.

인간 시계처럼 철두철미한 척은 페덱스 직원으로 신속 정확한 배송을 자신의 최우선 과제로 삼는다. 어느 날 발생한 비행기 사고로 인해 무인도로 떨어지기 전까지. 톰 행크스는 이에 대해 ‘토요일 밤 집에 있는 것과 전혀 다른 외로움‘이라며 ‘삶의 방해 요소가 완전히 제거된 상태로 인간은 절망의 전투에서 패배할 수밖에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예능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의 마스코트 이름이 ‘윌슨‘인 것은 캐스트 어웨이에서 척의 친구가 배구공인 ‘윌슨’이었기 때문이었다. 극한의 상황에서는 무엇이든 의인화한다는 점은 우리가 얼마나 타인을 필요로하는 존재인지를 상기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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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나의 마더

감독ㅣ그랜트 스푸토레 주연ㅣ클라라 루고르

나의 마더
나의 마더

넷플릭스 오리지널로 제작된 호주 영화다. 인류가 멸망한 지구의 한 연구소에서 여자아이가 태어난다. 연구소를 총괄하는 로봇인 ‘마더’가 인공 배아를 깨워 탄생시킨 것으로, 마더는 아이를 열성으로 키워낸다. 다만 연구소 밖에는 생명이 없다며 딸의 외출을 허락하지 않는다. 하지만 어느 날 한 여성이 연구소로 찾아오면서 연구소내 분위기가 달라진다.

이 영화가 신선한 이유는 로봇이 인간을 탄생시킨다는 지점에 있다. 피노키오처럼 인간이 만든 피조물이 생명을 얻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로봇이 인간에게 생명을 부여한다. 관점에 따라서 영화를 해석하는 폭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지배자에게는 창조와 파괴를 선택할 수 있는 권력이 부여되는가부터 시작해 거짓말에 대한 담론까지 다양한 층위의 논제들이 있기 때문에 보는 사람마다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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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보케(세상끝에서 우리는)

감독ㅣ프리 오스바인, 앤드류 설리반 주연ㅣ 마이카 먼로(제나이 역), 맷 오리어리(일라이 역)

보케(세상끝에서 우리는)
보케(세상끝에서 우리는)

아이슬란드 관광청이 굉장히 좋아할 만한 영화다. 매 컷마다 감독이 ‘이것 봐 아이슬란드가 얼마나 멋진 줄 알아?’라고 말하는 것처럼 아이슬란드를 자랑해서 여행 욕이 올라온다. 다른 영화와 달리 주인공이 두 명이다. 안타깝지만 세상에 남겨진 이가 두 명이 된다고 이야기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갈등의 양상만 달라질 뿐이지 문제 해결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인 커플, 일라이(맷 오리어리)와 제나이(마이카 먼로)는 휴가로 5박 6일간 아이슬란드 여행을 떠난다. 하지만 둘째 날 아침 깨어나 보니 사람들이 사라지고 없다. 아이슬란드에 있는 사람만이 아니라 미국과도 연결이 안 되고 둘을 제외하고 세상이 멈춰버린다. 다만 영화는 설정을 거두고 볼 때 더욱 강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타인이 배제된 둘만의 세상 속에 사는 듯한 느낌, 사실 연인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겪어보는 감정이 아닌가. 마치 양끝단에 서 있는 듯한 두 사람은 서로를 끊을 수 없는 강력한 힘에 휩쌓여 있는 듯 보이기도 한다. 과연 그 사랑이 모든 것을 품고 갈 수 있을지 영화 속에서 확인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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