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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에 맞서려면 한국 도움 필요하다" 무기 지원 요청한 우크라이나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우리 정부가 밝힌 입장

"살상용 무기체계 지원은 제한된다”- 국방부의 입장.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 ⓒ뉴스1, 게티 이미지

우크라이나 정부가 ‘러시아의 무력침공에 대응할 수 있도록 도와 달라’며 우리 측에 무기 지원을 거듭 요청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제공할 경우 러시아와의 관계에 영향을 줄 뿐만 아니라 안보상 문제도 초래할 수 있다는 등의 이유로 일단 거절 의사를 밝히고 있는 상황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1일 우리 국회에서 진행된 화상연설을 통해 한국전쟁(6·25전쟁)을 거론하며 우리 측으로 상대로 자국에 무기를 지원해줄 것을 요청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한국엔 러시아 전차·함선·미사일을 막을 수 있는 여러 군사장비가 있다”며 ”러시아에 맞설 수 있도록 우릴 도와 달라”고 호소했다.

이달 8일엔 올렉시 레즈니코프 우크라이나 국방부 장관이 서욱 국방부 장관과의 통화에서 대공무기 지원을 요청하기도 했다. 그러나 당시 서 장관은 ”살상용 무기체계 지원은 제한된다”며 불가 입장을 전달했다고 한다.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 대강당에서 진행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화상연설.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 대강당에서 진행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화상연설. ⓒCHUNG SUNG-JUN via Getty Images

지난 2월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무력침공이 시작된 이래 양국 간 전쟁은 벌서 한 달 넘게 이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 우크라이나 정부는 지난달 초에도 우리나라를 비롯한 각국 정부를 상대로 공문을 보내 자국에 대한 군사·인도적 지원을 요청했다. 당시 우크라이나 측이 제시한 ‘희망 물품’엔 소총과 대전차미사일 등이 포함돼 있었다고 한다.

이에 우리 정부도 한때 소총 등을 우크라이나 측에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최종적으로 ‘비살상’ 목적의 물자만 지원하는 것으로 방침을 정했다.

우리 정부는 지난달 우크라이나에 긴급의료품·식량 등 총 1000만달러(약 120억원) 상당의 지원품을 보낸 데 이어 3000만달러(약 360억원) 상당의 물품을 추가지원할 계획이다.

국방부도 이미 방탄모·의약품 등 ‘비살상’ 목적의 군수물자 20여개 품목(총 10억원 상당)을 우크라이나 측에 지원했고, 현재 추가 지원문제를 협의 중이다.

박지현,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공동비대위원장, 박홍근 원내대표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비롯한 여야 의원들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 대강당에서 진행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화상연설을 지켜보고 있다.
박지현,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공동비대위원장, 박홍근 원내대표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비롯한 여야 의원들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 대강당에서 진행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화상연설을 지켜보고 있다. ⓒ뉴스1

그러나 우리나라와 달리 미국과 유럽 국가들은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하고 있다. 미국은 대공미사일 ‘스팅어‘, 대전차미사일 ‘재블린’을 포함해 지금까지 17억달러(약 2조930억원) 상당의 대(對)우크라이나 군사원조를 제공했다.

체코도 옛 소련제 T-72M 전차 10여대와 BMP-1 보병전투차량 등을 우크라이나에 보냈다.

우리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 지원을 주저하는 건 크게 2가지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는 우리 정부가 우크라이나 측에 무기류를 지원했을 경우 러시아 측이 우리나라를 ‘적대국’으로 인식해 한러관계가 급속도로 악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러시아 진출 우리 기업들의 경우 이미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우리 정부의 대(對)러시아 경제·금융제재 동참에 따라 타격을 받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 소회의실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통화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 소회의실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통화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Sujin Kim

게다가 그간 러시아가 중국과 함께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등 도발행위를 사실상 묵인해온 점을 고려할 때, ”우리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할 경우 러시아가 그에 반발해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과 대북제재 회피를 더 적극적으로 도울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도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이 제한된다는 건 우리가 뭔가 부족해서가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내달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취임 이후엔 우크라이나에 대한 우리 정부의 무기 지원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기도 한다. 미 정부는 이미 우리 측을 상대로 군사적 지원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 종전 후 재건에도 참여해줄 것을 요청한 만큼, ‘한미동맹 강화’ 차원에서라도 윤 당선인이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할 가능성이 있단 것이다.

우리 무기의 우크라이나 지원이 현실화될 경우 ”한국산 무기 사용경험이 없는 우크라이나군을 위해 교육인력을 파견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뉴스1 허고운 기자 hg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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