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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최초' 여성 전용 섹스토이 매장을 설립해 30년간 성공적으로 영업한 사장의 꿈은 단지 섹스토이를 파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영국에는 1992년 첫 여성 전용 섹스토이 매장이 생겼다.

카이 호일
카이 호일 ⓒKy Hoyle

 

영국에는 1992년 첫 여성 전용 섹스토이 매장이 생겼다. 이 매장의 사장인 카이 호일은 ”여성이 몸의 주권을 가지도록 돕고 싶다”고 말한다.  

 

올해 30주년을 맞은 ‘쉬!우먼스엠포리움’이라는 이 매장은 여성을 위한 다양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호일은 20대 때 섹스토이 매장에 들어갔다가 ”화가 나고 실망했다”고 전했다. 호일은 “1990년대 당시 영국의 섹스토이 매장에는 여성용 섹스토이가 없었다. 정말 답답했다”고 말했다. 호일이 직접 여성용 매장을 열기로 결심한 이유다. 미러에 따르면 호일은 ”당시 에이즈가 대유행하고 있었다. 안전한 성관계를 갖는 게 중요했다. 당시 난 젊고 깨어있는 여성이라고 생각하며 스스로를 위해 좋은 걸 찾아 나섰다. 영국 중심부 소호의 수십 개의 섹스토이 매장을 돌아다녔지만 여성을 위해 적절하게 디자인된 제품을 그 어디에도 없었다. 정말 실망스러웠다”고 회상했다. ”놀라울 정도로 대부분의 제품이 남성 위주로 디자인됐다. 친구들에게 불평을 늘어놓자 ‘그럼 네가 매장을 하나 만들면 어때?’라는 반응이 나왔다.”   

카이 호일
카이 호일 ⓒKy Hoyle

 

호일은 진짜로 영국 첫 여성 전용 섹스토이 매장을 열었다. 그리고 처음부터 이를 환영하는 여성 고객이 많았다. 단 문제는 실제로 여성에게 좋은 제품을 찾고 설계하는 것이었다. ”그런 제품을 찾는 데 한계가 있었다. 효과적인 바이브레이터를 찾을 수가 없어서 직접 만들기로 결심했다.” 호일의 원칙은 너무 현실적으로 보이는 제품은 팔지 않는 것이었다. 그런 제품은 사람들이 가진 몸에 대한 불안감을 심화시킬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우리는 여성이 오르가즘을 느끼려면 삽입밖에 없다는 잘못된 정보를 불식시키고 싶었다. 이는 사실이 아니다.” 매장 오픈 초기 호일은 많은 여성이 바이브레이터를 사용하고 싶어 하면서도 한 번도 사용해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어떤 타입을 원하는지 전혀 모르는 사람이 많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여성도 성생활을 탐구하고 싶지만, 그걸 강요당하지 않으면서 할 수 있는 안전한 장소가 필요하다는 걸 알게 됐다.” 1990년에는 미디어에서도 여성의 성생활을 잘 다루지 않았다. 호일은 1999년에서야 잡지 코스모폴리탄에서 처음으로 여성 자위를 다루는 기사를 봤다고 전했다.  

 

호일은 단지 섹스토이를 여성에게 파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여성 성을 둘러싼 더 심각한 문제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 ”많은 여성이 성폭행을 당하고 이후 다시 어떻게 성생활을 이어갈지 해결하는 건 어려운 문제다. 많은 여성이 그런 일을 겪고 있고 그 후에 대부분 혼자 알아서 해결하도록 남겨진다. 또 성관계 중 고통을 느끼는 여성도 있고 큰 질병을 앓은 후 다시 성생활을 하려는 여성도 있다. 이런 문제에 대한 답을 여전히 쉽게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호일의 매장에도 타격이 있었다. 여전히 단골이 많지만 오프라인 매장을 닫고 온라인 사업으로 전환해야 했다. 호일은 새로운 미래를 계획하고 있다. 호일은 ”팝업 스토어, 이벤트 등을 열어 고객과 만날 생각이다”라며 워크숍을 통해 계속해서 여성의 성생활을 돕고 편견을 깨려고 한다. 

 

 

안정윤 기자: jungyoon.ahn@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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