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2020년 04월 10일 11시 54분 KST | 업데이트됨 2020년 04월 10일 11시 54분 KST

너무 늦은 경고 : 영국은 어떻게 코로나19 대응에 실패했나

과학자들은 위기를 예측하고서도 과감한 조치 대신 '집단 면역'을 권고했다. 50만명이 사망할 것이라는 경고는 모든 걸 바꿔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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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총리실에서 정부 수석 의료 고문 크리스 위티 박사(왼쪽), 정부 수석 과학 고문 패트릭 발란스 박사(오른쪽)와 함께 코로나19 브리핑을 열고 있다. 2020년 3월19일.

런던 (로이터) - 영국 과학자들이 정부에 숨김 없는 진실을 제시한 건 초봄의 일이었다. 그들은 현재 영국에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지속적인 전염”이 벌어지고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했다.

3월2일, 코로나19의 확산을 예측하기 위해 구성된 정부 공식 위원회의 과학자들은 이 바이러스의 확산이 억제되지 않고 중국의 상황이 반복된다면 영국인의 80%가 감염되고 100명 중 1명이 사망할 수 있다고 적었다. 직접적으로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인구 7000만명의 영국에서 50만명 넘는 사람들이 사망한다는 예측이었다.

그럼에도 그 다음날인 3월3일, 보리스 존슨 총리는 평소대로 쾌활한 모습이었다. 그는 코로나19 환자들이 치료를 받고 있는 병원에서든 어디서든 자신은 여전히 만나는 모든 사람들과 악수를 할 것이라고 농담 삼아 말했다.

이탈리아의 사망자수가 79명이던 당시, 존슨 총리는 ”우리나라는 여전히 매우 잘 준비되어 있다”고 했다. ”우리에게는 훌륭한 NHS(영국의 국가 보건의료 시스템)가 있고, 훌륭한 검사 체계가 있고, 질병의 확산을 추적할 수 있는 훌륭한 감시 체계가 있다.”

총리실에서 열린 이 기자회견에는 정부의 수석 의료 고문이자 전염병 학자인 크리스 위티 박사가 동석했다. 그는 인구의 80%가 감염되고 그에 따라 막대한 사망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예측이 담긴 위원회의 결론을 전달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실제로 감염되는 사람수는 ”훨씬 적을 것”이고 사망자수 예상치는 ”대체로 추정치”일 뿐이라며 그 의미를 축소했다.  

이날 브리핑의 낙관적인 기조는 무대 뒷편 정부 과학 분야 조언자들의 점증하는 우려와는 극명히 대비되는 것이었다. 그들은 이미 영국이 재앙적인 발병 사태를 목전에 두고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로이터 탐사취재 결과 드러났다.

20명이 넘는 영국 과학자들, 핵심 당국자들, 존슨 총리가 이끄는 보수당의 고위 관계자들, 그리고 자문기구 회의의 희의록과 공개 발언 및 문서들은 이 과학 분야 조언자들이 초기부터 바이러스가 치명적일 수 있다고 결론 내렸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 자료들은 조언을 통해 총리실의 대응을 이끌었던 이 과학자들이 일반 시민들에게나 정부에게 분명하게 위험 신호를 주지 않았던 사실도 함께 드러내 보여준다. 과학자들의 권고에 따라 정부의 고위 의학 고문가들이 설정하는 위험 경보 수준은 3월12일까지도 ‘보통(moderate)’ 수준을 유지했다. 광범위한 확산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에볼라 바이러스 추적 작업으로 잘 알려졌던 전염병 전공 교수이자 정부 핵심 고문인 존 에드먼드는 ”상황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완전히 파악했던 소수의 핵심 집단들이 중간에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더 일찍 경보 수위를 올려야 한다고 정부에 요청했던 사람들 중 하나였다.

처음부터 과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바이러스 확산 억제를 위한) 개입이 제한적일 경우 바이러스가 ”대응하기 힘든 팬데믹”으로 번지고, 그렇게 되면 영국 보건의료 체계가 ”도무지 감당하기조차 힘든” 상황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에드먼드 교수는 ”그건 처음부터 자명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이렇게 말했다. ”불필요하게 사람들에게 공포를 심어주지 않으려 하는 그런 우려가 조금은 있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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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북쪽에 위치한 잉글랜드공공보건청(PHE) 연구소를 방문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한 때 이곳은 영국에서 코로나19 진단검사를 실시하는 유일한 기관이었다. 2020년 3월1일.

 

코로나19에 감염된 존슨 총리는 봉쇄 조치를 단행하는 데 있어서 다른 선진국들보다 더 늦게 움직였다. 그는 대규모 진단검사를 도입하고 필수적인 의료장비와 병상수를 확보하기 위해 더 신속하게 움직이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존슨 총리는 4월5일 병원에 입원했고, 그 다음날 중환자실로 옮겨졌다.

영국의 초기 대응이 얼마나 온당했는지에 대한 최종 결론을 내리기에는 아직 이르다. 만약 미흡했다고 역사가 결론 내린다면, 존슨 총리는 과학자들의 조언을 외면했고, 전문가들의 가정에 의문을 제기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게 될 것이다.

인터뷰와 그동안 공개된 기록들을 보면, 존슨 총리에게 조언했던 과학 자문위원회는 3월 중순까지도 앞서 중국이 도입했던 절박한 봉쇄 조치라는 선택지를 면밀히 살펴보지 않았음이 드러난다. 12월 중국에서 시작된 코로나19는 이후 유럽을 거쳐 마침내 영국에 도달했다. 과학자들의 추론은 이랬다. 영국인들은 그와 같은 제한 조치를 절대로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다수의 과학자들은 생각했다.

또한 영국 과학자들은 코로나19가 중국을 빠져나온 이상 격리 조치들이 성공을 보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확신했고, 지금도 많은 과학자들은 그와 같은 의견을 유지하고 있다. 로이터가 검토한 자문기구 회의록은 이들이 대규모 진단검사 도입을 준비하는 것에 대해서도 거의 아무런 관심을 쏟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또 다른 회의록과 인터뷰들에 따르면, 영국은 훨씬 더 치명적인 코로나19가 아니라 기존의 ‘독감 팬데믹 대책’을 따랐다. 그러나 이 과정에 참여한 과학자들은 독감 대응 방법에 초점을 맞췄다고 해서 결과적으로 큰 차이가 있었던 건 아니라고 부인했다.

여러 국가들이 바이러스 대응 방법을 놓고 논쟁을 벌이고 있는 지금, 영국의 일부 전문가들은 전 세계 정부와 과학자들이 각자의 계획을 보다 투명하게 대중에게 공개해서 다른 사람들이 이견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교훈을 영국의 경험에서 배워야 한다고 말한다.

의료 분야를 관장하는 정부 기관인 잉글랜드공공보건청(PHE)의 지역 소장을 지냈던 임상의 조쉬 애쉬턴은 정부에 조언을 하는 전문가들이 지나치게 좁은 관점을 채택하고 제한적인 가설을 세웠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관점과 가설들은 ”소수의 기관에서 나온 과학자들에 의해 지나치게 편협하게 도출됐다”는 것이다. 그는 이들의 코로나19 대응은 보다 광범위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앞으로는 훨씬 더 폭넓은 독립적 조언 집단이 있어야 할 것이다.”

스티븐 호킹이 맡았던 케임브리지대 루커스 수학 석좌교수로 재직 중인 마이클 케이츠 박사는 코로나19 팬데믹 연구에 다른 분야 과학자들을 참여시키기 위한 영국 최고 과학기구 로열소사이어티(Royal Society)의 계획을 이끌고 있다.

그는 ”이처럼 많은 것이 걸려 있을 때에는 이 팬데믹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 이해하기 위해 방법, 가정, 데이터에 모든 연구 노력을 쏟아부어야 한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로이터에 보내온 입장문에서 보건사회복지부 대변인은 바이러스 확산 억제를 위해 정부가 ”과학에 따른 대응 계획”을 실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민들이 마땅히 기대하듯 우리는 정기적으로 우리의 대응 계획을 분석하고 있으며, 이전 사례들의 교훈을 신속한 코로나19 대응에 활용하고 있다.”  

 

POOL New / Reuters
정부 수석 의료 고문 크리스 위티 박사가 총리실에서 열린 코로나19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0년 3월19일.

 

대중에 미치는 위험은 낮다

새로운 전염병에 대한 소식이 중국에서 들려오던 1월, 존슨 총리에게는 영국이 잘 준비되어 있다고 믿을 만한 이유가 있었다. 영국에는 세계 최고의 과학자들이 있고, 치명적인 전염병의 잠재적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잘 훈련된 계획이 있었다. 일부 과학자들은 지나고 나서 보니 그러한 요인들 때문에 상황 대응이 늦어졌을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정부 운영에 있어서 총리의 직속 기구 역할을 하는 국무조정실(Cabinet Office)은 수년 동안 팬데믹의 위험을 진지하게 대했다. 테러리즘이나 금융위기보다도 큰 국가적 위협으로 팬데믹을 꼽을 정도로 앞을 내다봤던 것이다.

대응 계획을 마련하는 핵심은 소수의 과학자들이며, 여기에는 에드먼드 교수도 포함되어 있다. 그가 이끄는 런던위생열대대학 연구진들은 그동안 정부의 정책을 주도해왔던 컴퓨터 예측모델 센터 두 곳 중 하나를 운영한다. 다른 하나는 인근 임페리얼컬리지에 있다. 에드먼드 교수는 코로나19 발병 초기 중국에서 오는 데이터가 변변치 않던 때를 기억한다. ”중국이 사람 간에는 전염되지 않는 질병인 척 했던” 시기다.

에드먼드 교수와 임페리얼컬리지의 동료 닐 퍼거슨은 총리에게 조언을 제공하는 국무조정실 자문기구에 소속되어 있다. 이 두 사람은 SPI-M으로 알려진 팬데믹 예측 위원회를 만든 사람들이기도 하다. 이 기구는 3월2일자 보고서에서 50만명 넘는 사망자가 나올 것이라는 경고를 내놨다. 이 위원회는 거의 15년 가까이 서로 만나왔다.

퍼거슨 박사는 인터뷰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에드먼드와 퍼거슨 교수는 신종호흡기바이러스위협자문그룹(NERVTAG)의 일원이기도 하다. 두 사람은 정부의 위기 대응에 조언을 제공하는 비상과학자문그룹(SAGE)에도 속해있다. SAGE는 존슨 총리 및 정부의 주요 비상대책기구인 COBRA에 직접 보고하는 체계다.

코로나19와 관련해 NERVTAG의 첫 회의가 열렸던 1월13일 회의록에 따르면, 이들은 중국에서의 정보들을 바탕으로 ”사람 간 전염이 상당하다는 증거는 없다”고 봤다. 과학자들은 이 바이러스가 영국인들에게 피해를 끼칠 위험은 ”매우 낮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머지 않아 이 증거는 달라졌지만, 공식적인 경보 수준에는 반영되지 않았다. 1월 말이 되자 중국의 과학자들은 중요한 자료들을 공개하기 시작했다. 영국 의학저널 랜싯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최초 코로나19 환자 99명 중 17%는 집중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목숨을 잃은 환자는 11명이었다. 같은 저널에 실린 또 다른 중국의 연구는 전 세계로의 확산 가능성을 똑똑히 경고하며 다음과 같이 조언했다. ”전 세계로의 빠른 확산에 대비해 준비된 계획과 바이러스 확산 완화를 위한 개입을 준비해야 한다.”

에드먼드 교수는 ”대략 1월 중순쯤부터 줄곧 이게 매우 심각한, 매우 심각한 문제라는 사실이 자명했다”고 회상했다. SPI-M 위원장을 맡고 있는 런던위생열대대학 전염병 교수 그래엄 메들리도 같은 의견을 표했다. 그는 ”첫 번째 회의 때부터 이게 큰 일이 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인식했다고 말했다. 1월 말이 되자 그의 위원회는 SAGE에 상황을 직접 보고하며 ”전시” 체제로 돌입했다고 그는 말했다.

SPI-M의 멤버 중 하나인 랑카스터대학의 생물통계학 부교수 존 리드 박사는 1월 말이 되자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팬데믹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자명했다고 말했다. ”내가 보기에 예측 모델을 하는 연구자들 내에서는 모두가 이걸 인지하고 있었고, 우리는 이게 꽤 심각할 거라고 말하고 있었다.”

그러나 위원회 회의록들을 살펴보면, 과학자들은 이와 같은 우려를 더 강하고 분명하게 정부에 전달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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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스 존슨 총리가 코로나19 브리핑을 위해 회견장에 들어서고 있다. 2020년 3월3일.

 

1월21일, NERVTAG의 과학자들은 영국의 코로나19 경보 수위를 ”매우 낮음”에서 ”낮음”으로 높이는 방안을 지지했다. 다음 날 SAGE는 코로나19 위협에 대해 처음으로 공식 회의를 열었다. 보건 장관 맷 핸콕이 주재하는 COBRA 첫 회의도 열렸다. 그는 3월 말에 코로나19에 감염됐다. 그는 이날 첫 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임상의들의 조언은 (코로나19가) 대중에 미치는 위협은 낮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로이터의 질의에 보건부는 경보 수위가 어떻게 결정되는지에 대해서나 어떤 행동들이 취해지는 것인지에 대한 분명한 설명을 거부했다. 대변인은 입장문에서 이렇게 말했다. ”경보 수위를 상향하는 것은 정부가 향후 벌어질 일들에 대한 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만반의 주의를 기울이기 위한 수단이다.”

이틀 뒤, 중국은 바이러스가 처음 시작된 우한을 완전히 봉쇄했다. 후베이성도 곧 똑같은 조치를 취했다. 그러나 항공기 추적 서비스 플라이트레이더24에 따르면, 2020년 들어 이미 17편의 여객기가 직항편으로 우한에서 영국으로 들어왔고 중국 전체에서는 614편이 들어온 상태였다.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수도 있는 수많은 중국인들이 영국에 들어왔다는 얘기였다. 4월5일, 퍼거슨 교수는 영국에 도달한 코로나19 환자의 3분의 1 정도만 파악됐을 것이라고 추산했다.

중국이 봉쇄령을 내리는 동안 영국 과학자들은 그와 같은 극단적인 조치가 영국과 같은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결코 수용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팬데믹 예측 모델을 연구하는 학자들 사이에서 그와 같은 대응 조치는 처음에는 분석조차 되지 않았다.

에드먼드 교수는 ”우리는 보다 온건한 조치들을 마련해두고 있었다”며 ”국가를 봉쇄하는 것”이 정치적으로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우리는 봉쇄조치에 대한 예측 모델을 만들지 않았다. 그게 (정부의) 안건에 올라오지 않는 것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임페리얼컬리지도 이걸 들여다보지 않았다.” 회의록에 따르면 NERVTAG 위원회는 단기간의 강력한 조치가 무의미할 것이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 ”영국에서의 발병 사태를 늦출 뿐, 막지는 못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이와 같은 제한적인 접근법은 영국의 오랜 독감 팬데믹 대응 전략과도 일치한다. 보건부는 업데이트 된 팬데믹 대응 계획 문서를 공개하라는 로이터의 요청을 특별한 이유 없이 거부했다. 그러나 대변인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언급한 2011년의 문건 ”영국 인플루엔자 팬데믹 준비 전략 2011″은 ”증상을 보이는 모든 이들에게 집에 머물러 바이러스 확산을 피할 것을 권하는 일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위기가 전개되면서 정부로부터 공식 보고를 받았던 보수당의 한 원로 정치인은 독감 대응 계획을 수립했던 똑같은 과학자 및 공무원들이 코로나19 대응에 긴밀히 관여하는 과정에서 ”인지 편향”이 생겨났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코로나19가 지독한 독감이며 그에 따라 다뤄져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며 ”멈출 수는 없지만 결국 그렇게 치명적이지는 않은 질병이라는 뜻이 내포되어 있었다”고 말했다. 

Simon Dawson / Reuters
런던, 영국. 2020년 3월22일.

 

영국이 그렇게 독감과의 싸움을 준비하는 동안 중국, 홍콩, 싱가포르, 한국 같은 아시아 국가들은 2002년에 시작된 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의 사투에서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팬데믹 대응 계획을 수립했다고 그는 말했다. SARS의 치명률은 14%에 달했다. 그에 따라 이 국가들은 광범위한 진단검사, 봉쇄령,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한 그밖의 극단적인 조치들을 언제든 실행할 준비가 되어있었다.

영국의 대응에 관여한 과학자들은 정부의 ‘독감 대응계획’을 따르느라 혼선이 초래됐다거나 이것이 코로나19 확산세에 영향을 끼쳤다는 지적에 동의하지 않는다. 그들은 독감 대응 계획에도 코로나19 최악의 예측에 버금가는 ”합리적인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시나리오가 마련되어 있다고 지적한다.

에딘버러대학의 전염병학 교수 마크 울하우스는 코로나19가 예상했던 독감 팬데믹과는 다르게 움직였다고 말했다. 일례로 학교 폐쇄는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을 늦추는 데 있어서 훨씬 덜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 그러나 넓게 보자면 ”정부는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팩트들을 (대응 전략에) 반영해왔다”고 그는 설명했다.

1월 말, 정부의 의학 분야 최고 자문관인 위티 박사는 비공개 석상에서 정치인들에게 상황을 설명했다고 두 명의 관계자는 전했다. 바이러스가 중국에서 빠져나온다면 영국인 대다수를 감염시킬 것이라는 얘기였다. 바이러스 확산을 멈출 수는 없으며 늦출 수 있을 뿐이라고도 했다. 1월30일, 정부는 경보 수위를 ”낮음”에서 ”보통”으로 올렸다.

당시 발표된 입장문에서 영국의 의료진들은 ”보다 광범위한 발병 사태가 발생할 경우에 대비해 정부가 계획 수립과 대응책 마련을 가속화하는 게 현명한” 일이 될 것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위티 박사는 로이터의 질의에 응답하지 않았다.

 

Hannah Mckay / Reuters
현장에서 코로나19 환자들을 치료하는 의료진들은 보호복이나 마스크 등 보호장비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2020년 3월31일.

 

대비할 시간

1월31일 저녁, 보리스 존슨 총리는 다우닝가 10번지 총리실의 벽난로 앞에 앉아 TV로 생중계된 연설에서 이렇게 말했다. ”지금은 날이 새고 커튼이 올라가는, 우리의 위대한 국가적인 드라마에 있어서 새로운 막이 오르는 순간입니다.”

그는 마침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가 실행되는 것, 또는 그의 표현에 따르자면 ”주권을 되찾는 일”에 대해 말하는 중이었다. 그 때까지도 존슨 총리는 브렉시트에 온 신경을 집중하고 있었다.

브렉시트가 마무리 되자 존슨 총리는 2월부터는 다른 문제들에 관심을 기울일 여유가 생겼고, 그 중에는 새롭게 등장하고 있던 바이러스의 위협이 있었다. 그러나 유럽연합 탈퇴에는 그 대가가 따랐다.

2월13일부터 3월30일까지, 영국은 EU 회원국 지도자들 또는 보건장관들 사이에서 이뤄진 총 여덟 번의 화상회의나 회의에 참여하지 않았다. 영국은 여전히 이 회의들에 참석할 자격이 있었다. 영국은 나중에야 실무급 당국자 회의 참석을 조율했으나 인공호흡기 공동 구매 계획에 함께하자는 초청을 받고도 참여 시한을 넘기고 말았다. 코로나19 중증 환자 치료에 필수적인 인공호흡기는 전 세계적으로 공급이 부족해진 상황이었다. 존슨 총리의 대변인은 정부의 실책이었다고 말했다.

총리실의 한 측근은 1월 말경 존슨 총리가 코로나바이러스의 위협에 점점 더 많은 관심을 쏟았고, 2월 중순부터는 최소 하루에 한 번은 대면보고 또는 일간 확진자 상황판을 통해 ”매우 빈번한” 보고를 받았다고 말했다.

의료계와 과학계에서는 코로나바이러스가 영국에 초래할 위험에 대한 우려가 커져가고 있었다. 2월12일 발행된 엑서터대학의 연구는 몇 개월 내에 영국의 코로나19 발병 사태가 정점을 찍을 수 있고 억제 정책이 시행되지 않을 경우 4500만명이 감염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켄트에서 호흡기 및 중증환자 치료 분야 고문의사(consultant physician)로 일하는 라훌뎁 사카르는 이 연구에 우려하며 중환자실 병상이 수용 능력을 초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2월 중순에 의사 및 보험 산정인들을 겨냥해 쓴 보고서에서 감염률을 절반으로 낮춘다고 하더라도 영국의 코로나19 발병사태는 ”의료체계를 완전히 뒤덮을 가능성이 있다”고 적었다.

위티 박사가 2월13일 BBC 인터뷰에서 영국에서 코로나19 발병사태가 벌어질 가능성에 대해 여전히 ”언제냐가 아니라 만약 (그렇게 된다면)”의 문제라고 말하는 동안, 의학 박사이자 랜싯의 에디터인 리처드 호튼은 정부와 의료기관들이 2월 한 달이라는 기회를 놓쳤다고 말했다. 확산 억제를 위한 격리 조치와 대규모 진단검사 도입, 인공호흡기와 의료진 개인보호장비(PPE) 및 중환자실 확보 등을 준비했어야 한다는 얘기다.

이후 칼럼에서 이 잃어버린 기회를 ”국가적 스캔들”로 규정한 그는 이후 의회에 출석해 ”중국의 (방역 현장) 최전선에서 들려오고 있던 다급한 경고”와 이 위협에 대한 ”다소 단조로운 평가”로 이뤄진 과학적 조언이 정부에 전달된 것 사이에 미스매치가 있었다고 증언했다. 

Dylan Martinez / Reuters
'레벨1' 보호장비. 2020년 4월1일.

 

1월10일에 코로나19 진단검사키트 개발을 완료한 이후, 보건 당국자들은 그 보급에 있어서 중앙집권 형태의 접근법을 채택했다. 런던 북쪽에 위치한 공영 연구소 한 곳에서만 검사를 실시하도록 한 것이다. 그러나 이후 정부가 밝힌 입장에 따르면, 영국 전역의 공공 및 민간 연구소 수백 곳을 활용하자는 보다 폭넓은 구상은 없었다.

이메일들과 로이터가 인터뷰 한 10여명의 과학자들에 따르면, 정부는 3월 중순까지도 인력 지원이나 진단검사 장비 지원을 요청하지 않았다. 상당수 연구소들은 이 때가 되어서야 급작스럽게 코로나19 검사에 쓰이는 핵산 추출 장비를 제공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옥스퍼드대학 웨더럴 분자약학연구소의 한 고위 관계자는 2월부터 이미 하루에 1000건의 검사를 실시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의 요청은 오지 않았다.

″정부가 문을 두드리고 있었을 거라고 생각했을 거다.” 익명을 요청한 이 관계자가 말했다. 4월5일까지 영국은 19만5524건의 검사를 실시하는 데 그쳤다. 독일은 그보다 일주일 전에 이미 최소 91만8000건을 실시한 상태였다.

인공호흡기 공급을 확대하려는 효과적인 노력도 없었다. 보건부는 로이터에 보낸 입장문에서 정부가 인공호흡기 제조업체들과 추가 생산을 논의하기 시작한 건 2월부터라고 밝혔다. 그러나 인공호흡기가 바닥날 수 있다는 게 명확해진 3월16일이 되어서야 존슨 총리는 업계에 생산 확대를 요청하기 시작했다.

런던 외곽에 위치한 글로벌 의료용 인공호흡기 제조업체 인터서지컬의 상무이사 찰스 벨름은 프랑스, 뉴질랜드, 인도네시아를 비롯해 10여개국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영국 정부의 연락은 없었다. ”다른 나라 정부들과는 얘기를 많이 했는데, 조금 놀라웠다.”

핸콕 보건장관은 이같은 비판을 반박하며 정부가 몇 주내로 1만대의 인공호흡기를 추가로 확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영국이 다른 국가들보다 적은 검사를 실시한 이유 중 하나는 대규모 진단 산업이 영국에는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우리에게는 그만한 규모가 없었다.”

 

Dylan Martinez / Reuters
런던 열대질병병원의 의사 니키 롱리 박사가 '레벨 1' 보호 장비를 착용하고 있다. 2020년 4월1일.

 

게임 오버

학교들의 중간 방학 기간이었던 2월, 현장에서 의사로 일하던 니키 롱리는 코로나19를 억제하려던 초기의 시도가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다.

몇 주째 의사들과 공공 부문 의료진들은 독감 같은 증상을 보이는, 중국에서 들어온 사람들을 목격해오던 참이었다. 런던 열대질병병원의 감염병 전문의인 롱리는 그런 증상을 보이는 사람들에게 제공된 공공 의료 서비스의 상담소에 배치된 팀의 일원이었다. 그는 애초 계획은 모든 감염 사례와 접촉자들을 찾아내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자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그게 잘 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좋지 않은 소식이 곧 들려왔다. 수요일이던 2월19일, 이란에서 두 명이 사망했다는 충격적인 뉴스가 전해졌다. 그러더니 21일에는 이탈리아에서 사망자가 발생했고, 롬바르디아주와 베네토주에서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영국은 두 나라 모두와 긴밀한 연관이 있었다. 그 주에만 수많은 영국인들이 이탈리아에서 휴가를 보내고 있었다.

″이탈리아에서 그런 일이 벌어질 것이라고는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다고 본다.” 롱리 박사가 말했다. ”모두가 그 소식을 본 순간, 우리는 ‘이제 게임은 끝났다’고 생각했다.”

롱리 박사는 그 때까지만 해도 사람들은 ”불을 끌 기회가 있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란과 이탈리아를 보고 나니 그렇게는 되지 않을 것이라는 게 분명했다. 접촉자 추적 작업은 얼마간 계속됐다. 그러나 런던의 확진 건수가 폭증하고 상담소 문의전화가 급증함에 따라 위중한 환자를 중환자실로 옮기는 일로 초점이 옮겨지기 시작했다. ”어느 시점이 되면 어디에 노력을 쏟을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에드먼드 교수는 이란과 이탈리아에서는 그 때까지 확진 사례가 거의 보고되지 않고 있었다고 짚었다. ”그러더니 갑자기 사망자 기록이 나오는 거다.” 전염병 발병 사태 초기에 관한 경험적인 법칙에 따르면, 사망자 한 명당 지역사회내 감염자수는 1000명에 달할지도 몰랐다. ”이탈리아에 최소 수천건의 감염자, 어쩌면 바로 그 때 수만명의 감염자가 있을 수도 있다는 게 명확했다.”  

이탈리아에서 끔찍한 소식이 전해져오자 NERVTAG의 과학자들은 2월21일 금요일에 전화상에서 만났다. 그러나 그들은 경보 수위를 1월30일 조정된 ”보통”을 유지하도록 권고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회의록에는 그 이유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 나오지 않는다. 기술적 문제로 회의에 제대로 참여할 수 없었던 에드먼드 박사는 회의가 끝난 후 이메일을 보내 경고 수위를 ”높음”으로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경고 수위는 그대로 유지됐다. 그 이유는 불분명하다.

″우리는 여전히 이게 가벼운 (독감) 뭐 그런 것 쯤으로 생각하고 있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 상황은) 절대 그렇지 않았다.” 에드먼드 박사의 말이다.

정부 수석 과학 고문인 패트릭 발란스 경의 대변인은 경보 수위에 대한 로이터의 질의에 즉답을 피했다. 당시 과학자들의 접근이 적절했는지에 대한 질의에 대변인은 “SAGE와 자문위원들은 조언을 제공했고, 각료들과 정부가 결정을 내렸다”고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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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수석 과학 고문 패트릭 발란스 박사가 코로나19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0년 3월18일.

 

집단 면역

3월1일 일요일, 이날 하루 동안 퍼거슨 박사와 에드먼드 박사를 비롯한 다른 조언자들은 NHS의 공중보건 전문가들과 함께 사태가 심각해질 경우 얼마나 많은 병상과 핵심 의료 자원이 필요하게 될 것인지 파악하느라 하루를 보냈다. 당시 이탈리아의 통계에 따르면 코로나19 환자들 중 집중 치료를 필요로 하는 이들의 비중이 10%에 달하고 있었다.

다음날, 팬데믹 예측모델 위원회인 SPI-M은 ”컨센서스 리포트”를 발간했는데, 현재 영국에서 코로나바이러스가 거침없이 퍼지고 있다고 경고하는 내용이었다. 그 주 목요일인 3월5일, 영국 내 첫 번째 사망자가 나왔다. 3월11일까지 사망자수가 827명에 달했던 이탈리아에서는 국가적인 봉쇄령이 내려졌다. 스페인과 프랑스도 뒤를 따를 준비를 하고 있었다.

존슨 총리는 정부가 과학자들의 조언을 따르고 있다고 말하며 긴박한 조치를 시행하기를 거부했다. 그는 3월9일에 다음과 같이 강조했다. ”우리는 이 발병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최신 과학적, 의학적 조언에 근거해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정부의 비상과학자문그룹, SAGE는 같은 날 중국식의 봉쇄 조치를 거부할 것을 영국 정부에 권고했다. 이견이 있었다는 기록은 없었다. 자료에 따르면, SAGE는 ”부분 집합적 조치를 시행하는 것이 이상적일 것”이라고 결정했다. 더욱 단호한 조치는 ”그 조치가 완화되는 순간 거대한 2차 팬데믹 물결”을 만들어 낼 것이라고, SAGE는 밝혔다.

3월12일은 영국 대중들에게 폭탄 선언으로 다가왔다. 정부의 수석 의료 고문인 크리스 위티 박사는 코로나19의 영국 내 위협 수준을 ”보통”에서 ”높음”으로 상향 조정한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그는 영국이 코로나19 억제 시도에서 확산 속도를 늦추는 쪽으로 대응 방향을 수정했음을 알렸다. 신규 확진 사례들은 이제 더 이상 전혀 추적하지 않을 것이었다. ”모든 사례를 파악하는 게 더 이상은 필요하지 않게 됐다.” 그가 말했다. 앞으로는 병원 내 사례들에 한해서만 코로나19 검사가 실시될 것이었다.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대응 정책이 이제 공개된 셈이었다. 어느 시점이 지나면, 바이러스를 완전히 제거하려는 시도는 중단될 것이라는 것이다.

같은 날, 농담기를 쫙 뺀 존슨 총리는 총리실에서 영국 국기 두 개를 배경으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총리였던) 윈스턴 처칠의 ”가장 어두운 시간”을 연상시키는 연설을 했다. 그는 이렇게 경고했다. ”여러분들께, 영국 시민들에게 나는 솔직하게 말해야 한다. 더 많은 가족들이, 훨씬 더 많은 가족들이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게 될 것이다.”

대다수 영국인들에게 이는 충격으로 다가왔다. 다음 날 여러 신문들은 존슨 총리의 발언을 1면에 대서특필했다.

SAGE 위원장을 맡고 있는 정부 수석 과학 고문인 발란스 경은 3월13일 BBC 인터뷰에서 감염 확산 속도를 통제하자는 게 정부의 계획이라고 말했다. 축구 경기 같은 대규모 집회를 금지하거나 학교를 폐쇄하는 등 그가 ”눈을 잡아끄는 조치들”이라고 언급한 조치들을 정부는 일단 거부했다고, 그는 설명했다. ”목표는 (바이러스 확산세의) 정점을 낮추고 넓히는 것이지 완전히 억제하자는 게 아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바이러스에 감염되더라도 가볍게 앓고 지나갈 것이고, 이를 통해 ”집단 면역”이 생기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코로나19의 확산이 멈출 것이라는 얘기였다.

 

  

그러나 영국은 완전히 반대로 돌아가고 있었다. 주요 기관들은 문을 닫기로 결정했다. 감염되는 선수들이 생겨나자 프로축구 리그는 중단을 선언했다. 존슨 총리가 여전히 학교 폐쇄와 대규모 집회 금지를 거부하는 동안 3월13일자 데일리미러 신문의 제목은 당시 널리 퍼져있었던 인식을 이렇게 요약했다. ”이걸로 충분한가?”

정책을 번복하게 만든 일은 3월16일, 닐 퍼거슨 박사의 임페리얼컬리지 연구팀이 발간한 연구에서 나왔다. 연구진들은 억제되지 않을 경우 코로나바이러스가 51만명의 사망자를 낼 수 있다고 예측했다. 정부의 ‘확산 완화’ 조치가 시행되더라도 사망자수가 25만명에 달하고 중환자실 수용 규모는 최소 여덟 배나 초과될 것으로 전망됐다.

50만명 넘는 사망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이같은 예측은 2주 전 정부의 팬데믹 예측모델 위원회가 내놨던 보고서(‘컨센서스 리포트’)와 다르지 않았다. 그럼에도 이 예측은 영국은 물론 미국에서도 정부의 대응 정책을 급선회시켰다. 존슨 총리는 7일 뒤 전국적인 봉쇄 조치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미국 정부를 충격에 빠트려 더욱 강력한 조치를 내놓도록 하는 데 기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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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보건당국이 벌이고 있는 '외출 자제' 캠페인 광고판. 2020년 4월1일.

 

퍼거슨 박사 본인도 코로나19에 감염돼 현재 자가격리 중이다. 영상으로 진행된 하원 위원회 증언에서 그는 자신과 다른 과학자들이 왜 ‘부분적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를 주장하다가 엄격한 봉쇄 조치가 없이는 NHS가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경고하는 쪽으로 입장을 바꿨는지 설명했다. 그가 제시한 이유는, 이탈리아의 통계를 보면 환자의 상당수가 집중 치료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라는 것이었다.

″기본적으로 (정책) 수정이 이뤄진 이유는 중환자실에서만 치료가 가능한 인공호흡기 치료를 필요로 하는 환자수 예상치가 대략 두 배 늘었기 때문이다.”

에드먼드 교수는 정책 수정에 대해 다른 설명을 내놨다.

그는 영국이 정책을 바꿀 수 있었던 이유로 새로운 통계들과 함께 이탈리아가 (먼저 봉쇄령을 단행함으로써) ”정책적 공간을 열어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에드먼드 교수의 연구팀은 3월11일 예측모델 위원회에 부분적 봉쇄 조치를 연구한 보고서를 보냈고, 이후 에딘버러대도 이를 뒷받침하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퍼거슨 교수 연구팀의 연구가 뒤따랐다.

에딘버러대의 울하우스 교수도 이와 같은 사실들을 확인했다.

에드먼드 교수는 이와 같은 새로운 연구들은 영국 정부가 일시적으로 완화될 수는 있지만 장기간 동안 보다 엄격한 조치를 단행한다면 팬데믹의 규모가 훨씬 낮아질 것이라는 점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백신이나 효과적인 치료제가 없는 지금, 상당수의 영국인들이 감염되는 것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에드먼드 교수는 말했다. ”백신이 나오기 전까지 수만명의 목숨을 잃지 않고서 여기에서 빠져나갈 방법은 없다.” 그의 말이다. ”어쩌면 더 많을 수도 있다.”   

이제 비판의 대상이 된 영국 전역 대학교의 예측모델 연구진들은 계속해서 다른 시나리오들을 검토하고 있다. 팬데믹 예측모델 위원회 SPI-M의 위원장인 메들리 교수에 따르면, 초기에 나왔던 그 모든 의구심들에도 불구하고 이제는 봉쇄조치가 영국에 필수적이라는 데 그 누구도 의문을 제기하지 않는다.

메들리 교수는 이렇게 덧붙였다. ”현재로서는 앞으로 6개월 동안 무슨 일이 벌어질지 우리는 모른다. 우리가 아는 건 지금 감염 확산을 멈추지 않으면 보건의료 체계가 무너질 것이라는 거다. 지금 우리가 확실히 아는 건 그게 전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