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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08월 07일 18시 10분 KST

'비밀의 숲' 시즌2에서는 황시목과 한여진이 수사권을 놓고 맞붙는다

시즌1에서 황시목과 한여진은 합동 수사를 했지만, 이번엔 다르다.

tvN
tvN '비밀의 숲' 시즌2

영화 ‘부당거래’에서 가장 유명한 대사는 부패검사 주양(류승범)의 ”호의가 계속 되면 그게 권리인 줄 알아요”다. 대개 좋은 일을 하고도 되레 덤터기를 쓰는 상황에 인용되지만, 정작 이 대사가 나온 맥락은 다르다. 수사 도중 경찰의 눈치를 보는 수사관에게 주양이 ”경찰들 불쾌하면 일들 하지마, 경찰한테 허락 받고 일해”라며 퉁박을 놓는 대목에서 등장한 이 대사는 그간 영화와 드라마에서 묘사돼 온 검찰과 경찰의 수사권 다툼, 특히 검찰의 제왕적 권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시다.

2017년 뉴욕타임스가 소개한 ‘베스트 인터내셔널 쇼’ 10편 중 한국 드라마로는 유일하게 이름을 올린 tvN ‘비밀의 숲’이 15일 시즌2로 돌아온다. 이번 시즌에서 다루는 것이 바로 검찰과 경찰의 수사권 조정 문제다. 시즌1에서는 검찰 스폰서 살인 사건을 두고 검사 황시목(조승우)이 형사 한여진(배두나)과 벌이는 공조 수사를 그렸지만, 3년 만에 두 사람은 대척점에 서게 됐다.

 

황시목과 한여진이 맞붙게 된다는 설정도 흥미롭지만, 현재 가장 뜨거운 이슈인 ‘검경 수사권 조정‘이 드라마 화두에 올랐다는 점이 ‘비밀의 숲’ 시즌2의 관전 포인트다.

수사권을 두고 검찰과 경찰이 다툼 아닌 다툼을 벌였던 건 김대중 정부 시절부터다. 그러나 수사권 문제가 국민적 공감을 얻지 못한 탓에 이 논의는 지지부진해왔다. ‘제대로 된 사건 해결‘이라는 결과가 중요한 국민들에겐 ‘밥그릇 싸움’으로만 보일 따름이다.

박근혜 정부가 비선실세 논란으로 좌초하고, 문재인 정부 들어 이 사안은 급물살을 탔다. 이전까지는 경찰에 대한 불신으로 수사권 논의가 진척되지 못했다면, 검사 출신인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당시 관련 수사를 받을 때 일었던 ‘봐주기 논란‘은 ‘검찰 개혁’이라는 키워드를 급부상시켰다.

현행 형사소송법상 수사권·수사지휘권·수사종결권·기소독점권 등 수사 전 과정의 권한과 책임을 검찰이 독점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우병우 황제 수사’와 같은 검찰의 전횡이 벌어졌으니 개혁 요구가 거세지는 것도 당연한 결과다.

덕분에 권력형 비리 전담기구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립을 기본으로 한 검찰 개혁안이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2017년 9월 법무부 법무·검찰개혁위원회에서 박상기 당시 법무부 장관에게 공수처 설치를 권고했다. 그러나 권한 과도 부여와 정치적 중립성 문제가 거론됐고, 법무부에서는 이를 다듬은 자체 설치안을 내놨다.

지난해 1월에는 조국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이 공수처 설치를 위한 법 제개정에 힘을 실어 달라는 발언을 하며 청와대 국민청원에 이를 지지하는 약 30만명의 동의가 모이기도 했다. 그러나 조씨가 법무부장관으로 내정되자 인사청문회에서 촉발된 가족 비리 의혹은 국론 분열 수준의 반발을 낳았다. 조씨는 법무부장관이 됐지만, 윤석열 검찰총장이 이끄는 검찰의 전방위적 압박 속 임명 67일 만에 ″검찰 개혁을 위한 불쏘시개 역할은 다 했다”며 사퇴를 선언했다.

이어 12월 공수처 설치법은 ‘4+1 협의체’의 합의안으로 국회를 통과했다. 올 1월에는 ‘검경 수사권 조정법안’으로 불린 형사소송법·검찰청법 개정안이, 8월에는 공수처 후속 3법이 가결됐다. 같은달 7일에는 법무부가 관련 대통령령을 입법 예고했다. 이 법령은 내년 1월부터 시행된다.

이날 발표된 법령의 내용은 검사의 수사지휘권 폐지, 경찰에 1차 수사 종결권 부여, 검사의 직접 수사 범위 제한 등 검찰 권한 분산이 주를 이룬다.

그러나 경찰은 법령이 검찰 개혁이라는 본래의 취지를 살리지 못했다며 보이콧에 나설 모양새다. 이들은 형사소송법 대통령령이 법무부 단독 주관이며, 검사가 압수수색 영장만 받으면 사건을 경찰에 이첩할 필요가 없는 점과 지방검찰청장이 수사 개시를 판단하게 했다는 점 등이 오히려 검찰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일주일 뒤 검경 수사권 조정을 다룬 ‘비밀의 숲’ 시즌2가 방송된다. 약 30년을 돌고 돌았던 이 문제가 다시금 논쟁의 불씨를 지피고 있는 시점에서, 드라마는 과연 어떤 화두를 던질지 지켜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