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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애자에 '야만적 신체검사' 강요하는 형법 개정하려 싸우는 '최연소 국회의원'

카울라 벤 아이샤는 튀니지 진보 정치의 중심에 있다

  • Wafa Samoud
  • 입력 2019.06.17 10:08
  • 수정 2019.06.18 09:48
ⓒYassine Bellamine

Photo by Yassine Bellamine

[튀니스=허프포스트 마그레브] 1988년생인 카울라 벤 아이샤는 26살이던 2014년, 튀니지 사상 최연소 국회의원으로 선출됐다. 2011년 지네 엘 아비디네 벤 알리 대통령 축출 후, 튀니지에는 조금씩 진보의 바람이 불고 있다. 아이샤는 그 바람의 중심에 있는 젊은 정치인들 중 하나다.

아이샤는 당선 직후부터 성소수자들의 인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낡은 형법을 개정하고자 했다. 이 형법은 동성애를 범죄화하며, 동성애자로 의심 받은 사람은 항문 테스트를 받게 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아이샤는 지난 5년 동안 이 법을 바꾸기 위해 계속해서 애써왔다.

아래 아이샤와의 대담 내용을 옮긴다.

(*답변은 명확한 전달을 위해 일부 편집되었습니다.)

 

- 이 법이 바뀐다면, 튀니지의 LGBTQ 커뮤니티에는 어떤 변화가 생기나?

= 튀니지에서 ‘게이’라는 딱지가 붙은 사람은 두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인권과 존엄을 침해하는 야만적 관습인 항문 테스트를 받거나, 혹은 거부하거나이다.

거부하면 그들은 동성애자로 간주되며, 항문 섹스를 금지하는 이른바 ‘소도미법’에 의해 곧 감옥에 갇힌다. 법이 바뀌면 성적 지향 때문에 감옥에 가는 이들의 수를 줄일 수 있다.

개인의 삶을 각자가 원하는 대로 살게해줌으로써 이들을 보호하는 것이 우리의 임무다.

 

 

- 튀니지에서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체포하는 건수는 왜 자꾸 늘어나는 건가?

= 법에는 항문 테스트만 명시되어있지만, 체포는 휴대폰 개인 메시지, 사진, 그 밖의 데이터들을 압수하는 것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최근 한 젊은 남성이 경찰서 앞에서 셀카를 찍고 체포된 일이 있었다. 경찰서 및 군 부대의 사진을 찍는 것은 금지되어 있기 때문에, 경찰은 즉시 그 남성의 휴대전화를 압수했다. 경찰은 그의 개인 메시지와 사진들을 보다가 그가 남자친구와 찍은 사진들을 발견했다. 그는 경찰서 사진을 찍은 것으로 억류되었지만 동성애 혐의로 형사 처벌을 받고 감옥에서의 형기를 구형 받았다. 정말 어처구니 없는 일이다.

성적 지향에 따라 사람을 심판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본질과 양립할 수 없다. 가장 기본적인 선택, 삶을 어떻게 살아갈지에 대한 선택을 어떻게 형법으로 처벌할 수 있나? 이 선택은 전적으로 개인의 것이며 누구에게도 영향을 주지 않는 것이다.

형사 처벌은 단지 양심의 자유, 종교의 자유, 육체적 온전함 등을 침해하는 행위일 뿐이다.

 

- 튀니지 국회의원들은 왜 진작 이 법을 바꾸지 않았는가?

= 우리는 보수적인 사회에 살고 있다. 적어도 겉으로 드러나는 부분은 보수적이다. 튀니지 사회는 전통적인 가치관과 현대적인 가치관으로 분열되어 있으며, 동성애 비범죄화 논의 역시 정치인들 사이에서만이 아니라 사회 전반에서도 의견이 매우 갈라져있다.

동성애에 대한 사람들의 전통적이고 근본적인 믿음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방식으로는 결코 우리가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이루지 못할 것이다. 만약 그렇게 한다면, 압도적인 반발로 법안은 절대 빛을 보지 못할 것이다.

튀니지에서 동성애를 비범죄화하기 위해서는 항문 테스트를 강제하는 이 형법이 각 개인들이 갖고 있는 본연의 신체와 정신에 국가가 관여하고, 침해한다는 점을 알리는 편이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

정치는 가능성의 기술이라고들 말한다. 한 단계 한 단계 진보를 이루어 나가야 한다. 작은 전투 하나씩을 이기다 보면 우리는 결국 이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

 

*허프포스트코리아가 허프 국제 에디션들과 함께 진행한 프라이드의 달 프로젝트 ‘프라이드를 외치다 Proud Out Loud’의 네 번째, 튀니지편 인터뷰입니다. 다른 인터뷰들은 여기에서 더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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