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2020년 06월 29일 11시 50분 KST

트럼프 캠프가 유세장 좌석의 '사회적 거리두기' 스티커를 떼는 장면이 카메라에 찍혔다

체육관 측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띄어 앉기' 스티커를 붙여뒀었다.

Washington Post
워싱턴포스트(WP)가 입수한 영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유세가 열린 오클라호마주 털사의 BOK 센터에서 트럼프 선거캠프 관계자로 보이는 사람들이 좌석에 붙여진 사회적 거리두기 스티커를 제거하고 있다.

최근 미국 오클라호마주 털사에서 열렸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유세가 시작되기 몇 시간 전, 체육관 좌석에 붙어있던 사회적 거리두기 스티커를 캠프 측 관계자들이 제거했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빌보드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문제의 유세는 지난 20일,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우려 속에도 1만9000석 규모의 실내 체육관인 BOK센터에서 강행됐다. 코로나19로 선거 유세가 중단된 지 약 3개월 만에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대거 운집한 것이다. 이날 유세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미국에서 처음 개최된 실내 대규모 행사이기도 했다.

이날 유세는 털사 보건당국과 주민들의 반대에도 강행됐고, 지지자들은 온라인 신청 단계에서 ‘유세장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되더라도 트럼프 대통령 및 관계자들에게 일체의 법적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항목에 필수적으로 동의해야만 했다.

그러나 그게 끝이 아니었다.

ASSOCIATED PRESS
코로나19로 선거운동이 중단된 지 약 3개월 만에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유세. 이날 유세장 곳곳에서는 빈자리가 목격됐다. 털사, 오클라호마주. 2020년 6월20일.

 

보도에 따르면, 체육관 관리 직원들은 이 행사를 앞두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도하기 위해 ‘이 자리에 앉지 마시오(Do Not Sit Here, Please!)’라는 문구가 적힌 스티커 1만2000여개를 구입했다. 이 지역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급증하던 때였고, 사회적 거리두기는 보건당국의 지침이기도 했으므로 당연한 조치였다.

그러나 체육관 관리·운영업체인 ‘ASM글로벌’의  직원들이 유세 몇 시간 전 이 스티커들을 붙이고 있었을 때 트럼프 재선 선거캠프 직원이 이를 저지하고 나섰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 회사의 부회장 덕 손턴은 트럼프 캠프 관계자들이 오더니 ”체육관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해야 한다고 적힌 그 어떠한 사인도 원하지 않는다고 우리에게 말했다”고 빌보드에 폭로했다. 실제로 당시 유세 사진 등을 보면, 참석자들은 좌석을 한 칸씩 비우지 않은 채 빼곡하게 앉았다.  

NICHOLAS KAMM via Getty Images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유세에 참석한 사람들은 '코로나19에 감염되더라도 법적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동의서에 서약해야만 했다.

 

WP가 관계자들을 통해 입수했다는 영상을 보면, 남성 두 명이 좌석에 붙어있는 스티커를 떼는 모습이 목격된다. 이 매체는 트럼프 캠프 측이 이같이 지시했다고 내부 관계자가 말했다고 전했다. 다만 영상에 등장하는 이 남성들의 신원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캠프 측은 이같은 보도에 즉답을 피한 채 ”이 유세는 지역정부의 기준에 충실히 따랐다”고 밝혔다. ”게다가 모든 유세 참석자들은 입장하기 전에 발열 체크를 받았고, 마스크를 지급 받았으며, (체육관 내 곳곳에서) 손 소독제가 제공됐다.” 트럼프 선거캠프 대변인 팀 머토프의 말이다.

이어 별도의 입장문에서는 선거캠프 관계자들이 스티커를 제거할 것을 요청한 사실이 있는지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이 소식이 보도되자 트위터에는 비판이 쏟아졌다.

바닥이 어딘지 모르겠다. 무정하고 지독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보통의 미국인들 - 심지어는 자신을 지지하는 지지자들까지도 - 의 안위를 그다지 신경쓰지 않고 그 대신 자신이 TV에서 어떻게 보이는 지에 더 신경쓰는 것처럼 보일 때가 있다.

만약 트럼프가 코로나바이러스로 사람들을 죽이려고 하는 거였다면 과연 우리가 그 차이를 알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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