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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가가 없었다’는 주장이 무너지면 트럼프는 “나는 내가 하고 싶은 건 뭐든 해도 된다”는 말밖에 할 수 없다.

대통령은 대외 정책을 정할 권한이 있으며 자신의 사익을 위한 결정이라도 내릴 수 있다?

청문회에 참석해 선서하고 있는 고든 손들랜드
청문회에 참석해 선서하고 있는 고든 손들랜드 ⓒASSOCIATED PRESS

워싱턴 - 트럼프 취임준비위원회에 100만달러를 기부해 화려한 대사직을 얻은 호텔업자 고든 손들랜드가 파격적 증언을 하고 나자, 백악관 측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변호할 수 있는 논리는 거의 하나만 남은 셈이 되었다. 해외 지도자에 대한 정치 라이벌 수사 강제는 것은 완전히 합법적이고 전혀 탄핵 사유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트럼프와 백악관 관료, 트럼프의 협력자들은 몇 주 동안 고든 손들랜드 EU 대사가 국무부 동료들에게 자신과 트럼프의 전화 통화에 대해 설명하며 9월 9일에 보낸 문자를 지적해왔다. “대통령은 어떤 대가도 없다는 걸 명확히 했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11월  20일 하원 정보위원회가 개최한 공개 청문회에서 손들랜드는 우크라이나와 대가성 관계가 있었으며, 트럼프 행정부 고위급들은 전부 다 이를 잘 알고 있었다고 증언했다.

손들랜드는 모두 진술에서 “대가가 있었냐고요? 앞서 증언했듯… 대답은 ‘그렇다’입니다.”고 말했다. 10월 17일 비공개 청문회에서 의원들에게 했던 증언과는 상당히 달랐다. “모두가 일원이었습니다. 이건 비밀이 아니었습니다.”

의회에서 승인한 3억9100만달러의 대 우크라이나 지원을 백악관이 막고 우크라이나의 신임 대통령이 두 가지 수사 시작을 발표하기 전까지 주지 않았다는 다른 증인들의 증언과도 일치한다. 트럼프가 2020년 대선에서 가장 두려워하는 민주당 정치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부패 의혹, 2016년 대선에서 러시아가 트럼프를 지원하지 않았으며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의 소행으로 보이게 하는 가짜 증거를 심었다는 이미 거짓으로 판명된 음모론 수사를 말한다.

탄핵 기소에 대한 공판이 열릴 경우, 트럼프를 지지하는 상원의원들이 트럼프는 자신의 개인적 정치적 이익을 위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식적 지원을 연기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기가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라고 전직 검사들은 말했다.

“이제 트럼프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주장은 자기가 한 일은 잘못이지만 탄핵 사유는 아니라는 것이다.” 레나토 마리오티 시카고 전 검사보의 말이다.

증언 중인 손들랜드
증언 중인 손들랜드 ⓒChina News Service via Getty Images

백악관은 트럼프의 행동에 대한 일관적인 변호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처음에는 탄핵 절차 그 자체에 결함이 있기 때문에 트럼프에게 공정하지 못하다고 주장했다. 그리고는 트럼프가 미국 납세자들의 돈이 부패가 만연한 나라에 낭비되지 않도록 하는데 관심을 갖는 것은 정당하다고 요점을 바꾸었다. 하지만 트럼프가 바이든의 아들과 우크라이나 천연가스 회사의 관계에 대한 혐의 말고는 부패를 비판한 적이 한번도 없기 때문에 이는 설득력이 약하다.

그러므로 백악관은 가장 기본적인 주장을 밀어붙일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대통령으로서 대외 정책을 정할 폭넓은 권한을 갖고 있으며, 본인이 개인적으로 이득을 본다 해도 무관하다는 것이다. 공화당 의원 등을 포함한 백악관 외부의 협력자들이 이 주장을 내세운 바 있다. “대통령은 좋은 이유가 있든, 아무 이유도 없든 간에 자기가 만나고 싶은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만날 수 있다.” 존 코닌 상원의원(공화당-텍사스)의 말이다.

익명을 조건으로 한 어느 백악관 당국자는 트럼프가 일련의 절차에 참여할 기회를 얻지 못했다고 말했다. “우리는 교차 확인을 할 수 없었던 그 어떤 증인의 증언도 설득력 있는 증거로 받아들일 필요가 없다. 대통령은 정당한 법 절차의 모든 단계에서 거절당했다.”

20일에 모든 증인들이 정반대의 증언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트럼프는 자신이 우크라이나를 강제하여 바이든에게 해를 주게 만들려 하지 않았다는 주장을 개인적으로 반복했다. 헬리콥터에 타기 전 손으로 쓴 종이를 들고 자신이 9월에 손들랜드와 통화할 때 했다는 말을 반복했다. “나는 아무것도 원하지 않는다. 나는 아무것도 원하지 않는다. 나는 대가를 원하지 않는다. 젤렌스키에게[젤렌스키 대통령] ‘옳은 일을 하라’고 말해라. 그래서 내 답은 이렇다. ‘나는 아무것도 원하지 않는다. 나는 아무것도 원하지 않는다. 나는 대가를 원하지 않는다.’”

 

“만약 조직 폭력배가 피해자 무릎에 총을 쏘려다 잡혔을 때 경찰에게 ‘나는 절대 미국 형법 섹션 1951 18조가 규정하는 강탈 행위를 저지르고 있는 게 아니다.’라고 말하면 그다지 설득력있는 변호는 아닐 것이다.”

- 다냐 페리 전 뉴욕 연방 검사

 

공화당 의원들은 탄핵 청문회에서 또 다른 주장을 이어갔다. 지원이 결국 이루어졌기 때문에  대가성이었는지 자체를 전혀 고려할 가치가 없다는 것이다.

“새로 수사를 시작한다는 발표가 없었지만 우크라이나 지원이 이루어졌다.” 엘리스 스테파닉 하원의원(공화당-뉴욕)의 말이다.

“그들은 돈을 받았다. 그들은 돈을 받았다. 신이 미국을 축복하시기를. 다 잘된 것 아닌가?” 짐 조던 하원의원(공화당-오하이오)의 말이다.

정보위원회장인 애덤 시프 하원의원은 군사 지원은 백악관이 내부고발자의 문서가 백악관의 저지 시도에도 불구하고 의회로 가게 될 거라는 사실을 알게 된 후에야 이루어졌으므로 그 주장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들켰다는 건 변호가 될 수 없다.” 시프의 말이다.

다냐 페리 전 뉴욕 연방 검사는 트럼프가 뇌물이나 강요를 단어를 쓰지 않았으므로 뇌물이나 강요를 저지르지 않았다는 공화당측 주장도 이와 마찬가지로 터무니없다고 말했다.

“만약 조직 폭력배가 피해자 무릎에 총을 쏘려다 잡혔을 때 경찰에게 ‘나는 절대 미국 형법 섹션 1951 18조가 규정하는 강탈 행위를 저지르고 있는 게 아니다.’라고 말하면 그다지 설득력있는 변호는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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