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2018년 05월 29일 14시 20분 KST | 업데이트됨 2018년 05월 29일 14시 28분 KST

트럼프 편지에 한 '문법 첨삭지도'가 보여주는 미국 진보의 오만한 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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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vonne Mason
트럼프의 편지에 보라색 펜으로 첨삭 지도한 사진. 

한 미국의 여성이 백악관의 편지에 보라색 펜으로 한 문법 첨삭 지도가 논란을 낳고 있다.

지난 3일 조지아주 애틀랜타에 거주하는 61세 여성 이본 메이슨은 백악관으로부터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이 들어간 편지 한 장을 받았다. 그는 지난 2월에 벌어진 플로리다 고등학교의 총기 난사 사건을 언급하며 해당 사건의 피해자 17명의 유족을 방문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약속 이행을 촉구하는 편지를 백악관에 보낸 바 있다. 이날 받은 편지는 이에 대한 답장이었다.

백악관의 편지에는 ”학교와 지역 사회의 안전을 위해 간담회를 개최했다.”, ”연방 정부와 지자체 차원에서 양당의 입법부 관계자들을 모아 미국인과 이 국가의 아이들을 지키기 위한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2018 학내 폭력 억제 법안’에 서명했다”는 내용 등이 담겨 있다.

그러나 편지를 받은 전직 교사 메이슨은 보라색 펜을 들어 문법을 수정했다. 그녀는 대문자로 되어 있는 ‘국가‘(nation), ‘연방‘(federal), ‘주’(state) 등의 단어 첫 글자에 동그라미를 치고 줄을 그었으며, ”문법과 형식 검사는 했느냐?”, ”맙소사(OMG), 이건 정말 잘못됐다”는 내용의 노트를 남겼다. 대문자가 아니라 소문자를 써야 한다는 것. 메이슨은 첨삭된 편지를 사진으로 찍어 지난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

해당 사진을 보면 ”‘대통령‘(president)이라는 단어는 ‘미국의’(of the US)라는 표현과 함께 쓸 때만 앞글자를 대문자로 쓴다”고 되어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성과를 알리려 ”나는”이라고 표현한 부분에는 형광 팬으로 하이라이트가 되어있다.

영미권 매체들은 그녀의 포스팅을 앞다퉈 보도했다. 엘리트데일리, 매셔블, 인디펜던트 등의 매체는 메이슨의 말을 인용해 ”전직 영어 교사가 트럼프의 서명이 담긴 편지에 D 점수를 주다”라는 내용의 기사를 내보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그녀가 지적한 문법적 오류에 논란의 여지가 있다는 반박이 나왔다. 뉴욕타임스의 보도를 보면 백악관의 문서 형식을 정리한 스타일북에는 ‘국가‘(nation), ‘연방’(federal) 등의 단어가 미합중국과 같은 뜻으로 사용될 때는 대문자를 사용하도록 권장하기 때문이다.

‘주’(state) 역시 정부나 의회를 가리킬 경우 첫 글자를 대문자로 써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과거 버락 오바마나 조지 부시 행정부에서도 ‘대통령’(president)이란 단어를 쓸 때 첫 글자를 대문자로 적은 것으로 확인됐다. 

그녀의 페이스북 포스팅에도 악플이 달렸다. 한 사용자는 ”(메이슨의 첨삭이) 젠체하는 것으로밖에 안 보인다”라고 썼으며, 또 다른 사용자는 ”전형적인 리버럴/좌파들이 하는 짓”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자신을 미국인도 아니고 트럼프 지지자도 아니라고 밝힌 한 페이스북 유저는 ”미국이 대문자를 사용하는 방식 자체가 특정한 규칙 없이 엉망진창이다”라며 ”오류라고 보기보다는 스타일적인 선택으로 보는 게 맞다”고 지적했다. 

특히 ‘전형적인 리버럴의 태도‘라고 지적하는 이유는 미국 진보 매체와 민주당 지지자들이 줄곧 트럼프를 ‘멍청이‘로 포장해왔기 때문이다. 가깝게는 지난 5월 20일 트럼프가 영부인 멜라니아 트럼프의 퇴원을 축하하며 트위터에 ‘멜라니’(Melanie)라고 잘못 쓴 걸 CNN, ABC뉴스 등이 기사화한 바 있다.

인터넷 매체 리즌의 선임 기자 제이컵 설럼은 이번에 화제가 된 이본 메이슨의 첨삭지도를 두고 ”메이슨의 이런 태도는 사실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트럼프의 오류를 지적하며 이를 즐거워하는 트럼프 반대자들의 경향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트럼프의 문법과 스타일이 아니라 정책을 두고 비판해야 한다”고 결론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