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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는 엘패소 총기난사 사건으로 부모를 잃은 아이 옆에서 엄지를 치켜들었다

아이와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엄지손가락을 치켜든 채 총기 난사 사건으로 부모를 잃은 아기와 함께 기념촬영을 해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아이 부모인 조던과 안드레 안촌도는 지난 3일(현지시각) 텍사스주 엘패소의 한 월마트 매장을 찾았다가 총을 맞아 숨졌다. 두 사람 모두 생후 2개월 된 아들 폴을 보호하다가 사망했다. 이날 사고로 목숨을 잃은 이들은 두 사람을 비롯해 총 22명에 달한다. 폴은 사건 현장에서 총에 맞아 쓰러진 엄마의 몸에 깔려 손가락이 골절됐다. 

용의자는 경찰 조사에서 멕시코인들을 겨냥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용의자가 범행 전 인터넷에 게시된 ‘히스패닉의 텍사스 침공’에 대한 대응으로 총격 사건을 벌였다는 내용의 선언문과 연관이 있다고 보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스페인 일간지 ABC의 데이비드 알란데테 기자에 따르면 폴은 자택을 찾은 백악관 보좌관의 요청에 따라 트럼프가 방문한 병원을 찾게 됐다.

멜라니아 트럼프 미국 영부인이 8일 공식 트위터에 게재한 사진에는 활짝 웃으며 엄지를 치켜든 트럼프 대통령과 폴의 모습이 담겨 있다. 트럼프는 병원 방문 도중 올해 초 엘패소에서의 선거 유세 규모가 대단했다고 자랑하기도 했다.

아틀란틱 기자 그레임 우드는 이 사진을 ”추접스럽다”라고 표현했고, WYNC의 타지나 베가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의 총기 난사 피해자 방문 자체가 ”몰이해하다”라고 비판했다. 트럼프는 엘패소에 이어 지난 4일 총기 난사 사건으로 용의자를 포함해 10명의 사망자가 나온 오하이오주 데이튼도 방문했다.

트럼프 부부가 방문한 엘패소 대학병원에서는 총격사건 부상자 8명이 치료를 받고 있었다. 그러나 이들 모두 트럼프 대통령과의 만남을 거부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대학병원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에게서 ”인정이 느껴지지 않았다”라고 CNN에 말했다.

조던 안촌도의 고모인 엘리자베스 테리와 그의 가족 역시 트럼프 부부와의 만남을 거부했다. 테리는 가디언에 ”(이번 사건으로) 목숨을 잃었거나 인생이 산산조각 난 가족들이 있다”라면서 ”우리는 정치에 휘말릴 것이 아니라 회복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지금은 애도와 추모에 집중해야 할 때다”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폴과의 기념사진 이후에도 엄지손가락을 치켜들고 얼굴에 미소를 띈 채로 여러 장의 사진을 찍었다. 백악관 관계자들을 인용한 워싱턴포스트의 보도에 따르면 보좌관들은 트럼프에게 피해자들의 슬픔에 공감하는 태도를 보이도록 조언했다고 한다.

허프포스트US의‘Trump Slammed For Tone-Deaf ‘Photo-Op’ With El Paso Orphan’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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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총기난사 #엘패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