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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가 스파이크 리의 오스카 수상소감에 반박했다

스파이크 리는 '블랙클랜스맨'으로 생애 첫 오스카를 수상했다.

‘블랙클랜스맨’을 연출한 영화감독 스파이크 리가 제91회 아카데미시상식에서 각색상을 수상했다. 생애 첫 오스카를 품에 안은 순간이었다.

ⓒEvan Agostini/Invision/AP

스파이크 리는 첫 오스카 수상에 자신을 호명한 사무엘 잭슨에게 달려가 안기며 기쁜 마음을 표했다.

ⓒChris Pizzello/Invision/AP

반면에 수상소감은 진지했다. 그는 수상소감을 통해 흑인과 2020년 대선에 대해 말했다. 

″오늘의 단어는 아이러니다. 오늘은 24일이다. 이번 달은 2월이다. 1년 중 가장 짧은 달이기도 하다. 흑인 역사의 달이기도 하다. 올해는 2019년이다. 1619년. 히스토리, 허스토리(herstory). 2019년. 400년이다. 우리 조상들을 어머니의 나라 아프리카에서 훔쳐 버지니아주 제임스타운으로 데려와 노예로 삼았던 해다. 우리 조상들은 어두운 새벽부터 어두운 한밤중까지 이 땅에서 일했다. 내 할머니 지미 셸튼 리타는 100살까지 사셨다. 증조할머니는 노예였지만 내 할머니는 스펠맨대학을 졸업하셨다. 내 할머니는 50년 어치 사회 보장 지급금을 모아서 나를 대학에 보내셨다. 할머니는 나를 스파이키-푸라고 부르셨다. 할머니는 나를 모어하우스대학과 뉴욕대 영화과 대학원에 보내셨다. NYU!

오늘 밤 나는 이 세상 앞에서 우리의 나라를 건설한 내 조상들에게 찬사를 보낸다. 우리나라 원주민들의 집단 학살도 언급하고 싶다. 우리에겐 사랑과 지혜가 있을 것이며, 우리는 인간성을 되찾을 것이다. 강력한 순간일 것이다.

곧 2020년 대선이 찾아온다. 우리 모두 일어서자. 우리 모두 역사의 옳은 편에 서자. 사랑 대 증오에서 도덕적 선택을 하자. 옳은 일을 하자!(Do the Right Thing: 스파이크 리 감독의 1989년작 ‘똑바로 살아라’) 이 말을 내가 해야 했다는 걸 여러분도 알 것이다.”

스파이크 리가 자신을 돌려 비판하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반박에 나섰다.

트럼프는 25일(현지시각) 자신의 트위터에 ”스파이크 리가 (수상소감을 적은) 노트를 그대로 읽었다면, 차라리 그 노트를 아예 보지 않았다면 더 좋았을 것이다. 역대 그 어떤 대통령보다 흑인들을 위해 힘쓴 당신의 대통령을 인종 차별 주의자라고 욕할 거라면 말이다”라고 적었다. 

스파이크 리는 사실 이전부터 트럼프를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그는 지난해 베니티페어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를 ”오렌지 요원”이라고 부르며 ”그는 증오와 폭력성이 가득한 사람이라 도덕적인 결정을 내릴 수 없다. 우리는 더 이상 침묵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자신이 그 어떤 대통령보다 흑인들을 위해 힘썼다면서 이를 뒷받침할 증거를 제시하지 않았다. 트럼프는 과거 자신이 흑인 비하 단어를 자주 사용했다고 폭로한 전 백악관 흑인 참모에 대해 ”하류 인생”이라고 쏘아붙이는가 하면 그를 ”개”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트럼프가 ”흑인이 지도자로 있는 나라나 도시 중에 거지소굴(shithole)이 아닌 곳이 있음 대 봐라”라고 말했다는 폭로도 나왔다.

한편, 스파이크 리는 트럼프의 트윗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김태우 에디터: taewoo.kim@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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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도널드 트럼프 #스파이크 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