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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5월 28일 10시 48분 KST | 업데이트됨 2018년 05월 28일 10시 48분 KST

도널드 트럼프의 패밀리 비즈니스

huffpost

2주 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통신장비 업체인 중싱이 어려움에 처해 중국의 일자리가 줄었다고 걱정하는 트위트를 올려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그는 윌버 로스 상무장관에게 중싱을 도울 방법을 알아보라고 했다. 워낙 ‘깜짝 행동’을 뿌듯해하는 대통령이긴 하지만 이 트위트는 아주 의외였다. 중국 일자리를 걱정하는 건 그가 취임 연설에서 자랑스럽게 선언한 ‘미국 우선’ 철학과 180도 다르게 보여서다.

미국의 단기적 이익을 최우선 정책 순위로 본다면 중국의 일자리 감소가 어떻게 핵심 관심사가 될 수 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대중 무역 적자를 줄인다는 것은 최소한 단기적으로는 중국의 일자리를 미국의 일자리로 대체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중싱의 고용 전망을 걱정하는 게 엉뚱해 보이는 또 다른 이유는, 중싱이 어려움에 처한 것은 북한·이란에 대한 국제적 제재를 위반해 징벌을 받고 있기 때문이라는 점이다.

트럼프는 언제든 모호한 ‘국가 안보’를 이유로 무역 파트너와 동맹국에 일방적으로 징벌적 관세를 부과할 준비가 돼 있다. 대부분의 경우 이런 관세는 동맹국들의 일자리를 빼앗는다. 일자리 감소는 부적절한 행위의 결과가 아니라 트럼프가 무역 적자를 줄이는 방식일 뿐이다. 

트럼프의 갑작스러운 중싱 일자리 걱정은 며칠 뒤 중국 국영기업들이 인도네시아의 트럼프 리조트에 수억달러를 빌려줄 것이라는 사실이 공개된 뒤 다시 보게 됐다. 중싱을 도와주려던 게 인도네시아 사업 지원에 대한 보답이었나? 트럼프의 행동이 자신이나 그 가족의 사업을 도우려는 노력과 연결되는 경우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Kevin Lamarque / Reuters

 

지난해 4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처음 만났을 때 그는 위안화 가치 문제를 제기했는지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트럼프는 시진핑이 북한 문제에서 자신을 도울 것이라고 말하면서, 왜 환율 문제를 꺼내 시진핑을 귀찮게 하느냐며 그 질문을 무시했다. 트럼프는 대선 캠페인 때 중국을 “세계적 수준의 환율 조작국”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던 그가 중국의 환율 문제에 대해 갑자기 관심이 줄어든 데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그가 시진핑을 만난 날 중국 정부는 그 회담에 동석한 트럼프의 딸 이방카에게 의류 액세서리에 대한 상표권 세 개를 승인했다. 이들 상표권은 당연히 이방카에게는 상당히 값나가는 것이었다. 

물론 중국 국영기업들의 인도네시아 투자와 이방카 상표권 승인은 우연의 일치일 수도 있다. 하지만 트럼프가 가족의 사업을 유리하게 하려고 공개적으로 대통령직을 이용한다고 보는 게 더 타당해 보인다. 그게 아니라면, 트럼프가 오랫동안 중국에 대해 지녀온 비판적인 태도를 뚜렷한 이유도 없이 갑자기 포기한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트럼프는 그런 점에서 다른 대통령들과 확연히 다르다. 대통령은 자신의 재산이 그의 정책에 쉽게 휘둘리지 않도록 재산을 백지신탁하거나, 팔아서 국채나 인덱스 펀드 등의 자산으로 보유하는 게 오랜 규범이었다.

트럼프는 오랜 규범을 완전히 무시했다. 그는 사업 운영을 자녀들에게 넘겼지만, 언제든 되돌릴 수 있는 옵션을 갖고 있다. 게다가 그는 가족 사업이 보유한 자산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다. 트럼프는 엄청난 부자이기 때문에 돈이 적었던 전임 대통령들보다 사업에서 완전히 손 떼는 게 더 어려웠을 것이다. 하지만 그가 더 이상 수익을 내지도 손실을 보지도 않는 방식으로 사업에서 스스로를 분리할 수 있는 비교적 간단한 해법들이 있었다.

외국 정부가 트럼프의 사업에 유리한 행동을 할 때는 트럼프 쪽의 정책적 양보에 대한 대가라고 보는 게 합리적이다. 트럼프의 외교 정책 의제나 개인적 철학을 이해하려고 해서는 중국, 사우디아라비아, 혹은 다른 나라들에 대한 그의 행동을 절대로 이해할 수 없다는 뜻이다.

그의 정책들은 사업을 위한 것이다. 트럼프가 움직여서 어떤 나라가 유리해지는지 알고 싶다면 그의 사업을 누가 가장 많이 도왔는지를 봐야 한다. 트럼프에게 국민 다수를 위한 의제라는 것은 없다. 주머니에 돈을 채우는 것만 있을 뿐이다.

* 한겨레 신문에 게재된 칼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