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2020년 06월 12일 11시 11분 KST

미국 합참의장이 트럼프의 '기념촬영' 동행은 "잘못이었다"고 사과했다

미국 군 최고 지도부 마크 밀리 합참의장의 이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의 분노를 초래할 것으로 보인다.

BRENDAN SMIALOWSKI via Getty Images
(자료사진) 2020년 6월1일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나와 걸어서 라파예트공원을 거쳐 세인트 존스 교회로 향한 뒤 성경책을 들고 '기념촬영'을 했다. 이곳에서 평화 시위를 벌이던 시위대는 최루가스와 고무탄 등을 동원한 경찰과 주방위군에 의해 강제로 해산됐다.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과 마크 밀리 합참의장은 '정치적 쇼'라는 비판이 쏟아진 이 일정에 동행한 일로 비판을 받았다.

11일(현지시각) 마크 밀리 미국 합참의장이 지난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기념사진 촬영 이벤트’에 동행했던 일은 ”잘못”이었다며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앞서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이 시위 진압에 군대를 투입해서는 안 된다는 소신을 밝히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사실상 반기를 든 데 이어 군 최고위 지도자가 선을 긋고 나선 것이다.

밀리 합참의장은 사전에 녹화된 국방대학교 졸업식 축사 영상에서 ”내가 거기에 가면 안 됐었다”고 말했다. ”그 순간, 그런 상황에서 내가 자리함으로 해서 군이 국내 정치에 관여한다는 인상을 심어주게 됐다.” 

밀리 의장이 공개 사과에 나서야만 했던 논란의 사건이 벌어진 건 지난 1일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조지 플로이드의 사망에 항의하는 ‘블랙 라이브스 매터’ 시위에 대해 백악관 브리핑을 진행한 뒤, 걸어서 백악관 문을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위대가 점령했던 라파예트 공원을 가로질러 전날 시위대에 의해 소규모 화재가 발생했던 근처 세인트 존스 교회로 향했고, 이곳에서 성경책을 들고는 기념 촬영을 했다.

이 이례적인 ‘이벤트’에 앞서 경찰과 주방위군 등은 인근에서 평화적으로 시위를 벌이던 사람들을 고무탄과 최루가스 등을 동원해 강제로 해산시켰다. 이 병력들은 트럼프 대통령을 마치 호위하듯 도열했다.

ASSOCIATED PRESS
(자료사진) 2020년 6월1일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나와 걸어서 라파예트공원을 거쳐 세인트 존스 교회로 향한 뒤 성경책을 들고 '기념촬영'을 했다. 이곳에서 평화 시위를 벌이던 시위대는 최루가스와 고무탄 등을 동원한 경찰에 의해 강제로 해산됐다.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과 마크 밀리 합참의장은 이 자리에 동행한 일로 비판을 받았다.

 

이후 나온 보도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며칠 전 시위대가 백악관 쪽으로 접근하자 ‘벙커로 숨었다‘는 보도에 격분했고, 백악관 문 바깥으로 나서는 ‘강인한 모습’을 보여주길 원했다. 군 지도자들을 동원해 일종의 정치적 쇼를 벌인 셈이다.

이 자리에 동행했던 밀리 합참의장과 에스퍼 국방장관은 ‘사전에 통보받지 못했다’고 해명했으나 거센 비판을 피할 수 없었다. 군이 정치적 중립을 어기고 국내 정치에 개입한다는 인상을 심어줬기 때문이다. 

밀리 합참의장은 이날 축사에서 자신이 트럼프 대통령과 동행한 일로 ”시민사회 내 군대의 역할에 대한 전국적인 논쟁이 불거졌다”며 ”이건 잘못이었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측근을 인용해 밀리 합참의장이 사임도 검토했으나 생각을 바꿨다고 전했다. 밀리 합참의장의 이번 공개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의 분노를 자아낼 것으로 보인다.

밀리 합참의장은 또 축사에서 ”나는 조지 플로이드에 대한 분별하고 잔혹한 살해에 격분했다”고 말했고,”대체로 평화롭게 진행됐던” 시위가 이 사건 뿐만 아니라 ”아프리칸 아메리칸에게 가해진 수백년의 부당함”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모두 트럼프 대통령에게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말들이다.

″우리는 여전히 인종주의로 고통을 겪고 있으며, 해야 할 일이 많다.” 밀리 합참의장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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