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트럼프 측이 모금 중인 '부정선거 소송비용' 중 대부분은 트럼프에게 간다

트럼프는 지지자들에게 소송비용 모금을 독려하고 있다.

  • 허완
  • 입력 2020.11.12 14:01
  • 수정 2020.11.12 14:06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측이 개설한 '부정선거 소송비용 모금' 홈페이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측이 개설한 '부정선거 소송비용 모금' 홈페이지. ⓒDonald J. Trump for President, Inc.

트럼프 대통령 : 민주당은 이 선거를 훔치고 싶어한다! 유례 없는 부정이 있을 것이다! 선거 결과를 보호하고 선거가 끝난 뒤에도 싸움을 계속하기 위한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여러분의 도움이 필요하다. 지금 바로 동참해서 우리 선거의 온전성을 지켜내자!

이것은 대선 패배를 인정하기를 거부하며 승산 없는 소송전을 벌이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지자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다. 트럼프 캠프는 선거 당일(3일) 투표가 마감된 직후부터 지지자들에게 이메일과 문자메시지를 보내 소송 비용을 마련하기 위한 모금에 동참해달라고 호소해왔다.

그런데, 이렇게 모인 돈의 상당수는 다른 용도로 쓰일 예정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선거 결과에 승복하기를 거부하면서 승산 없는 소송전을 벌이고 있다. </p></div>
<p>사진은 제럴드 R. 포드국제공항에서 선거 전 마지막 유세를 벌이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모습. 그랜드래피트, 미시간주. 2020년 11월3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선거 결과에 승복하기를 거부하면서 승산 없는 소송전을 벌이고 있다.

사진은 제럴드 R. 포드국제공항에서 선거 전 마지막 유세를 벌이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모습. 그랜드래피트, 미시간주. 2020년 11월3일. ⓒASSOCIATED PRESS

 

로이터는 트럼프 측이 진행하고 있는 소송비용 모금 캠페인의 안내문을 분석한 결과, 약 8000달러(약 890만원)를 넘지 않는 기부금은 단 한 푼도 소송비용 계정으로 전달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트럼프 측은 모든 기부금의 60%는 최근 트럼프 측이 새로 개설한 정치활동위원회(PAC)인 ‘세이브 아메리카(Save America)’가, 나머지 40%는 공화당 전국위원회(RNC)가 각각 가져가게 된다고 안내했다.

500달러를 기부하면 300달러는 트럼프의 PAC으로, 200달러는 공화당으로 가게 된다는 의미다.

민주당 조 바이든의 당선이 확정된 다음날, '골프카트 퍼레이드'에 나선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더빌리지스, 플로리다주. 2020년 11월8일. 
민주당 조 바이든의 당선이 확정된 다음날, '골프카트 퍼레이드'에 나선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더빌리지스, 플로리다주. 2020년 11월8일.  ⓒSOPA Images via Getty Images

 

반면 ”재검표”를 위한 소송비용에 돈을 기부하려면 8300달러(약 920만원) 이상을 내야 한다. 관련법에 따른 PAC의 1인당 연간 기부상한액인 5000달러와 이에 상응하는 비율로 RNC에 배정되는 3300달러를 초과한 뒤에야 비로소 ‘재검표’ 계정(법정한도 2800달로)으로 기부금이 배정되기 때문이다. 

이런 내용은 안내문 하단에 매우 작은 글씨로 쓰여져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문제는 PAC을 통해 모금한 돈의 경우, 선거캠프가 모금한 공식 선거기부금과는 달리 자금 활용에 관한 규제가 거의 없다는 점이다.

한 자원봉사자가 '트럼프 디펜스 펀드'라는 이름으로 기부금을 모으고 있다. 더빌리지스, 플로리다주. 2020년 11월8일. 
한 자원봉사자가 '트럼프 디펜스 펀드'라는 이름으로 기부금을 모으고 있다. 더빌리지스, 플로리다주. 2020년 11월8일.  ⓒSOPA Images via Getty Images

 

전날 비슷한 소식을 보도한 AP통신은 그동안 이런 형태의 ‘리더십 PAC’이 그동안 부적절하게 활용되어 왔다고 지적했다.

연방선거위원회에서 일했던 아다브 노티는 ”그 돈을 (트럼프) 자녀들의 컨설팅 비용으로 쓸 수 있다. 선거기부금으로는 안 되지만, 그 돈을 (트럼프의 장남) 도널드 주니어의 책을 사주는 데 쓸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 돈은 어디에든 쓸 수 있다. 개인적 활용을 제한하는 어떤 규정도 없다.”

한편 앞서 월스리트저널(WSJ)이 보도한 내용을 보면, 트럼프 측이 지난 9일에 이 PAC을 만들기 전까지는 소송비용 모금액의 상당수가 트럼프 선거캠프 부채 상환에 쓰였다.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2020 미국 대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