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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보건 당국자가 '신종 코로나 지도 어디서 볼 수 있냐'는 트윗을 올렸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미국 내 코로나19 확산 가능성을 경고했다.

  • 허완
  • 입력 2020.02.26 13:56
  • 수정 2020.02.26 14:00
(자료사진) 켄 쿠치넬리 미국 국토안보부 부장관 직무대행 겸 이민국(USCIS) 국장 직무대행.
(자료사진) 켄 쿠치넬리 미국 국토안보부 부장관 직무대행 겸 이민국(USCIS) 국장 직무대행. ⓒASSOCIATED PRESS

백악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응팀에 소속되어 있는 미국 정부의 고위 관계자가 존스홉킨스대학교 연구자들이 만든 ‘코로나 확산 지도’ 사이트 접속이 안 된다며 자신의 트위터에 도움을 요청하는 글을 올렸다. 미국인들은 혼란에 빠졌다.

″존스홉킨스대 코로나바이러스 지도가 더 이상 안 되는 건가? 아니면 나만 그런 건가?” 국토안보부(DHS) 부장관 직무대행 케네스 쿠치넬리는 25일(현지시각) 트위터에 적었다.

그가 언급한 ‘지도’는 중국에서 코로나19가 퍼지기 시작한 초기에 존스홉킨스대 연구진들이 만든 것으로, 전 세계 코로나19 발생 현황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다.

존스홉킨스대 코로나바이러스 지도가 더 이상 안 되는 건가요? 아니면 저만 그런가요?

 

4분 뒤, 그는 또다른 트윗에서 ‘유료 회원들에게만 공개하기로 한 거냐’는 의문을 제기했다.

다시 해봤는데 존스홉킨스대가 정보들을 (유료)회원들에게만 공개하기로 했나봅니다. (그 전까지는) 유용한 자료로 전 세계에 도움이 됐는데 그걸 중단하기에 별로 좋지 않은 타이밍인 것 같군요. 곧 재개되기를 바랍니다.

 

그러나 ‘유료화’ 같은 건 없었고, 트래픽이 몰리는 바람에 잠시 사이트가 다운됐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의회 전문지 더힐은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바이러스 대응팀 소속인 쿠치넬리가 CDC(질병통제예방센터) 통계를 직접 구하지 못하고 외부 출처에 의존하고 있음에 많은 사람들이 우려했다”고 전했다.

예일대 진단방사선학 교수인 하워드 포먼은 쿠치넬리의 트윗을 인용하며 믿을 수 없다는 듯한 반응을 보였다.

″제발 누가 이게 패러디 계정이고, 우리 행정부가 (코로나19 관련) 상황이 어떻게 되고 있는지 파악하고 있다고 말 좀 해주실래요? 플리즈!?”

 

그밖에도 많은 사람들이 우려를 표했다.

연기하고 있는 거라고 말해주시길.

진심입니까? 창피할 정도로 무능하네요. 사람들의 목숨이 달려있어요. 마땅히 담당자에게 전화를 걸어(서 상황을 파악해)야 하는 거 아닙니까?

국토안보부 부장관 직무대행이 코로나19 확산 정보를 어디에서 찾을 수 있냐고 인터넷에 도움을 요청하고 있어.

우린 정말 엉망진창이다.

 

그러자 몇 시간 뒤 쿠치넬리 부장관은 해명에 나섰다. 정부 통계도 물론 확보하고 있지만 더 다양한 정보를 참고하고자 했다는 것.

이 문제에 대해 댓글을 단 몇몇 분들께 말씀드리자면, 물론 저는 CDC 자료를 구할 수 있습니다. 저는 (정보)출처가 많을수록 좋다고 봅니다. (존스홉킨스대 사이트에서) 중국 이외 국가들의 자료를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점도 좋고요.

(자료사진) 백악관 '코로나19 대응팀' 관계자들이 백악관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0년 1월31일.
(자료사진) 백악관 '코로나19 대응팀' 관계자들이 백악관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0년 1월31일. ⓒSarah Silbiger via Getty Images

 

트럼프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우려를 자아내는 일은 또 있었다. 이번에는 쿠치넬리 부장관 직무대행의 상급자 차례였다.

워싱턴포스트(WP)는 25일 의회에 출석한 채드 울프 국토안보부 장관 직무대행이 공화당 의원의 코로나19 관련 질의에 쩔쩔매는 모습을 보였다고 전했다. 국토안보부는 백악관 코로나19 대응팀에 포함된 주무부처 중 하나다.

보도에 따르면, 4개월째 ‘장관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울프는 미국 내 확진자수가 얼마나 되느냐는 간단한 질문에도 정확한 답을 내놓지 못했다.

″당신이 국토안보부 책임자 아닙니까. 우리를 안전하게 지켜주는 게 임무 아닙니까?” 공화당 존 닐리 케네디 상원의원이 울프 장관 직무대행을 질타하며 한 말이다.

울프 장관 직무대행이 계속되는 질문에 말을 흐리자 케네디 의원은 이렇게 쏘아붙였다. ”국토안보부 장관이시니까 제가 이런 질문들을 드리는 거 아닙니까? 우리를 안전하게 해주시는 게 역할 아닙니까? 그렇다면 이 질문들에 대한 답을 알고 계셔야죠.”

상원에 출석한 채드 울프 국토안보부 장관 직무대행이 질의에 답하는 도중 한 관계자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0년 2월25일.
상원에 출석한 채드 울프 국토안보부 장관 직무대행이 질의에 답하는 도중 한 관계자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0년 2월25일. ⓒMark Wilson via Getty Images

 

한편 인도를 방문 중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관련) 상황이 통제되고 있다”고 말한 지 불과 몇 시간 뒤, 의회에 출석한 CDC 관계자는 미국 내 확산 가능성을 경고하는 말을 했다.

″(코로나19 미국 내 확산이) 벌어질 것이냐의 문제가 아니라 정확히 ‘언제’ 벌어질 것이냐의 문제입니다.” CDC 산하 국립면역호흡기질병센터(NCIRD)의 낸시 메스니어 소장이 말했다.

″우리는 상황이 좋지 않을 수 있다는 예상에 대비할 것을 미국 시민들에게 요청합니다. (...) 일상 생활의 혼란이 극심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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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도널드 트럼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코로나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