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들이 전부 말하기를 ‘이걸 어떻게 그렇게 잘 아십니까?’라고 한다. 나에게는 천부적 재능이 있나보다.”

미국 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가 급증한 6일(현지시각), 방역당국 책임자들과 함께 질병예방통제센터(CDC)를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말했다. ″사람들은 내가 이것들을 이해하는 것에 놀라고는 한다.” 

″대통령을 하지 말고 그것(과학 연구)을 했어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그가 말했다. 옆에 서있던 알렉스 에이자르 보건복지부 장관, 로버트 레드필드 CDC 센터장, 스티브 몬로 CDC 과학연수고 책임자 등은 물끄러미 트럼프 대통령을 쳐다봤다.

트럼프 대통령의 ‘자기 자랑’은 이어졌다.

″그들(연구자들)이 해낸 일들은 정말 놀랍다. 나는 그 분야를 잘 안다. 그 분야를 정말 좋아한다. 정말이다. 정말 좋아한다. 그들은 대단한 평가를 받아야 한다. 전 세계가 우리에게 의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독감으로 죽는 사람도 많다며 여전히 코로나19의 위험성을 축소하는 듯한 말을 하기도 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계속해서 전문가들의 말과는 다른 추측을 내놓았다고 전했다. 미국에서 가장 많은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워싱턴주의 제이 인슬리 주지사(민주당)을 ”뱀”으로 지칭하며 비난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크루즈선 ‘그랜드 프린세스’호의 승객들이 배에서 내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우리 잘못도 아닌 배 하나로 (미국 내 확진자) 숫자가 두 배로 뛰도록 할 필요는 없다”는 것. 이 배에는 3600여명이 타고 있으며, 현재까지 검사가 진행된 46명 21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미국에서는 이날 하루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해 누적 확진자수가 300명을 넘어섰다. 지난 며칠 동안 방역 당국이 서둘러 진단검사키트 보급을 확대하고 검사 기준을 대폭 완화했지만 지역 정부들은 여전히 검사키트가 부족하다며 연방 정부의 지원을 촉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누구나” 코로나19 검사를 받을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트위터에는 우려를 표하는 반응이 쏟아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과학적 재능을 자랑했다. : 박사들이 전부 말하기를 ‘이걸 어떻게 그렇게 잘 아십니까?’라고 한다. 나에게는 천부적 재능이 있나보다. 대통령을 하지 말고 그걸 했어야 했는지도 모르겠다.” 트럼프의 삼촌은 MIT를 나온 대단한 천재라고 한다.

내가 10년 동안 학사, 석사, 박사 플러스 박사후 과정 5년은 트럼프의 ”천부적 재능”에 비할 데가 못 되는 모양이다. 

CDC 방문은 여태껏 가장 충격적인 트럼프의 발언 중 하나였다. 그는 크루즈선에서 몸이 좋지 않은 미국인들을 내리게 하라고 전문가들이 자기에게 말했지만 (미국 내 코로나19 확진자) 숫자가 늘어나게 되기 때문에 그걸 원하지 않는다면서 이건 ”우리의 잘못이 아니”라고 말했다.

맙소사.

트럼프의 CDC 방문에서 뭐가 최악이었는지 고르기가 어렵다

- (미국 내 확진자) 숫자를 속이기 위해 몸이 안 좋은 사람들을 크루즈선에 계속 두고 싶다고 말한 것

- (코로나19로) 가장 크게 고생하는 주의 주지사를 공격한 것

- (전날 출연한) 폭스뉴스 시청률에 집착한 것

- 사실이 아닌데도 원하는 사람은 누구나 (코로나19) 검사를 받을 수 있다고 말한 것

우리는 전부 죽게 될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