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故 최숙현이 생전 가혹행위 당했다고 지목한 김규봉 감독은 폭행 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2일 김규봉 감독과 선수 2명의 인사위원회가 열렸다.

여준기 경주시 체육회장
여준기 경주시 체육회장 ⓒMBC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 유망주인 故 최숙현 선수가 감독과 선배들의 가혹행위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경주시체육회는 즉시 인사위원회를 열었으나 당사자들은 가혹행위 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경주시체육회는 2일 고인이 생전 폭행 등을 당했다고 지목한 김규봉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 감독과 선수 2명을 불러 인사위원회를 열었다. 관계자는 한국경제TV 등에 ”애초 재판 이후 인사위원회를 열 계획이었으나 사안이 크게 불거지면서 오늘 인사위원회를 열기로 했다”고 알렸다. 감독의 경우는 사안이 품위 손상에 해당하는 만큼 직무 배제 방안을 검토하는 중이라고도 덧붙였다.

앞서 같은날 YTN은 최 선수가 지난달 26일 어머니에게 ”그 사람들 죄를 밝혀줘”라는 메시지를 마지막으로 남긴 뒤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을 전했다. ‘그 사람들’은 이날 인사위원회에 불려간 김 감독과 팀 닥터, 선수 2명이다.

보도와 함께 공개된 녹취록에는 최 선수가 수년간 당한 각종 폭력의 증거가 남아 있었으며, 그가 적은 훈련일지 곳곳에는 폭행 피해를 겪은 날의 분노와 좌절 등이 적혔다. 최 선수는 이미 지난 3월 해당 인물들과 팀 닥터를 고소했으나, 끝내 극단적 선택을 했다.

이에 경주시체육회가 급하게 소집한 인사위원회에서는 어느 누구도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다.

 

故 최숙현 선수 사망 관련 경주시체육회가 연 인사위원회
故 최숙현 선수 사망 관련 경주시체육회가 연 인사위원회 ⓒMBC

 

″가혹행위 인정하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한 김 감독 외 2명은 ”왜 여기 왔는지 납득을 못 하고 있다”며 폭행 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MBC에 따르면 여준기 경주시체육회장은 인사위원회가 끝나고 ”선수에 대한 징계는 없다”면서 ”(오늘 부른 이들의) 진술을 들어본 결과 (최 선수의 주장과) 너무 상반되고, 그런 것(폭행 사실)도 없고”라고 말했다.

이어 여 회장은 ”(폭행 사실은) 시인을 안했다. 선수들의 증언을 들어보면 누구보다 (최 선수에게) 더 애착을 많이 가졌다고 한다”며 김 감독이 다른 어떤 선수보다 최 선수를 더 아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이날 불려온 세 사람은 선수단 소속이 아니라 인사위원회 청문 대상에서 빠진 팀 닥터가 모든 폭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여 회장은 ”(팀 닥터가) 구타하는 걸 김 감독이 말리는 걸로 파악이 됐다”면서 ”(팀 닥터) 덩치가 상당히 크다고 한다. 힘도 세고… 김 감독이 말리다 안돼서 선수들이 합세해서 말린 걸로 파악됐다”고 해명했지만 최 선수의 녹취록과 동료들의 추가 폭로는 인사위원회와 다른 방향을 가리키고 있는 상황이다.

청와대 국민청원에도 ‘트라이애슬론 유망주의 억울함을 풀어주시기를 바랍니다’라며 최 선수를 죽음으로 몰고 간 관계자들을 일벌백계해 달라는 청원이 올라와 3일 현재 6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고 있다.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스포츠 #철인3종경기 #트라이애슬론 #최숙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