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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함께 1,500리터의 쓰레기를 치운 딸은 이렇게 바뀌었다

어린이도 세상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을 나는 매일 실감하고 있다

만 6살인 엘라는 작은 집게를 들고 나를 도왔다. 딸과 나는 카누로 데번에 있는 살콤브-킹스버리 하구를 다니며 여기저기에 흩어진 약 1,500리터의 해양쓰레기를 치우는 중이었다.

놀라운 양의 쓰레기였다. 플라스틱 쓰레기가 많이 모이는 곳은 따로 있었는데 하천에서 플라스틱으로 만든 돌고래 인형을 발견한 엘라는 특히 더 놀라는 눈치였다. 그녀는 자신의 일기에 ”너무나 많은 공, 신발, 병, 밧줄, 풍선, 빨대, 플라스틱 장갑, 비닐봉지, 과자 봉투 등을 발견했다.”라고 나중에 적었다.

우리는 카누를 타고 이틀 동안 약 30km를 횡단했다. 살콤브 강 쓰레기 제거에 나선 이유는 ‘지혜로운 플라스틱 관리’ 운동에 참여하는 뜻에서였지만 딸에게 중요한 교훈도 됐다.

엘라와 엄마 애나 턴스가 쓰레기를 줍고 있다
엘라와 엄마 애나 턴스가 쓰레기를 줍고 있다 ⓒGUY HARROP

병마개, 비닐봉지, 스티로폼 등을 줍는 도중 엘라가 옆 사람에게 물었다. ”아줌마는 무슨 일을 해요?” Davy J. 창립자 헬렌 뉴컴은 ”고기잡이 그물을 재활용해 수영복을 만들어.”라고 카누 위에서 대답했다. 엘라는 헬렌의 답에 만족했는지 재미있게 대화를 계속했다. 딸의 그런 모습을 보며 너무나 흐뭇했다.

1년 전만 해도 엘라는 지나치게 소극적인 소녀였다. 발표시간에 손드는 걸 꺼리는, 잘 아는 사람 외에는 말도 붙이지 않는 성격이었다. 그런데 환경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그녀의 자신감도 함께 크는 걸 보았다.

엘라는 이제 사람들 앞에서 미세플라스틱에 대해 열정적으로 그리고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을 정도로 발전했다. 또 호텔 매니저들에게 플라스틱 빨대를 종이 빨대로 바꿔야 하는 이유도 자신감 있게 설명한다. 이번 쓰레기 제거 행사에 학교 친구 30명을 끌어들였을 정도로 그녀의 놀랍다.

난 엘라가 플라스틱 쓰레기를 함께 수거한 친구에게 ”미세플라스틱은 내 손톱보다도 더 작아.”라고 설명하는 모습을 보았다. 그녀는 ”플라스틱이 분해되면 새나 물고기 또 바다에 사는 동물들이 그걸 실수로 먹고 죽을 수 있어. 그래서 나는 이런 플라스틱 쓰레기가 바다로 쓸려나가기 전에 없애는 일을 할 수 있다는 게 너무나 기뻐.”라고 덧붙였다.      

ⓒGUY HARROP

우리는 이날 2016년에 한 자매가 시작한 ‘플라스틱을 반대하는 어린이‘라는 전국적인 운동에 참여하는 의미에서 쓰레기 제거에 나섰던 것이다. 에이미와 엘라 미크가 시작한 이 운동은 기업의 ‘지혜로운 플라스틱 관리’를 인정하고 이에 대한 상장도 나눠준다. 빨대, 비닐봉지, 병, 일회용 컵 등의 사용을 줄이는 게 주 목표다.

플라스틱 공해는 다양한 풀뿌리 단체들이 그 해결책을 고민하는 세계적인 문제다. 그런데 내가 ‘플라스틱을 반대하는 어린이’ 운동을 더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이유는 플라스틱 이상의 목표를 지니고 있는 운동이기 때문이다. 

딸 엘라가 ‘지혜로운 플라스틱 관리’ 상을 카페, 식당, 호텔, 바 등에 시상하는 역할을 했다는 사실도 기쁜 일이다. 그러나 더 중요한 건 이런 프로그램을 통해 커뮤니티에 대한 어린이들의 사명감이 더 강해지고 그 프로그램을 주도하는 주축이 된다는 것이다.

‘플라스틱을 반대하는 어린이’ 운동은 벌써 성과를 내고 있다. 수많은 어린이 홍보대사가 스코틀랜드, 웨일즈, 영국에서 활동하고 있다. 그리고 조만간에 ‘영국을 깨끗이’라는 18,000개 학교를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도 개시할 예정이다.

엘라의 태도는 살콤브 강 체험 이후 크게 바뀌었다. 식사나 쇼핑을 할 때도 환경을 걱정한다. 예를 들어 길을 걷다 쓰레기를 보면 줍자고 한다. 또 집에서는 꼭 쇠로 만든 빨대로만 스무디를 마신다.

엘라는 오빠 생일 때 고무풍선 대신 종이풍선을 만들어 선물했다. 오빠는 너무나 기뻐했다. 엘라는 환경과 커뮤니티를 생각하는 아이일 뿐 아니라 더 창의적인 아이로 변하고 있다. 어린이도 세상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을 나는 이렇게 매일 실감하고 있다.

 

*허프포스트UK의 글을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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