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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FTM 트랜스젠더이자 게이다. 내가 만난 남성들과 섹스 경험은 이렇다

다른 남성이 날 남성이라고 느끼지 않고 실망하는 상황이 두려웠다.

저자 렌 루코스키
저자 렌 루코스키 ⓒLen Lukowski

FTM 트랜스젠더이자 게이로서 섹스하기 전 꼭 파트너들에게 내 상황을 설명해야 했다

나는 FTM트랜스젠더(생물학적 여성으로 태어났지만, 스스로를 생물학적 남성으로 정체화한 사람)이자 게이다. 호르몬을 복용하거나 수술을 받기 몇 년 전, 생물학적으로는 아직 ‘여성의 몸’을 가진 게이로 살면서 기쁨과 공포가 뒤섞인 경험을 했다. 섹스를 하기 위해 만났던 남성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몰라 두려웠지만 그 경험은 정말로 살아있다는 느낌을 줬고 짜릿했다.

남자들과 섹스 중 말을 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며 오럴섹스 또는 손으로 ‘해주는’ 데 집중했다. 내 성정체성은 남성이었지만 다른 이들이 보기에 내가 ‘자격 미달’일까 봐 걱정했다. 다른 남성들이 거부하거나 나쁘게 반응할까봐 두려웠다. 

이 전략은 거의 먹히지 않았다. 그들은 손을 내 바지 안으로 넣곤 했다. 꼭 상황을 말로 설명해야 하는 일이 발생하곤 했다. 다행히, 그리고 놀랍게도 대부분 신경 쓰지 않았다. 생각만큼 많은 이들이 생식기나 ‘이상적인 남성’에 집착하지 않았다.

 

가슴을 제거하는 성형수술도 받지 않았고, 당연히 남성 성기도 없었지만, 게이 남성과 데이트를 꿈꿨다

트랜스젠더로 커밍아웃 후 호르몬 요법을 시작했다. 당시 게이 친구들과 트랜스젠도 친구들은 섹스를 목적으로 ‘그린더‘나 ‘스크러프‘라는 어플리케이션을 활발히 사용했다. 하지만 내 외모가 호르몬을 오래 복용하며 남성으로 보이기 시작하기 전까지, 이 어플리케이션들을 직접 사용할 자신감이 없었다. 어쩐지 그 앱들은 트랜스젠더가 아닌 ‘시스젠더(생물학적 성과 성 정체성이 일치하는 사람) 동성애 문화’의 선두주자처럼 느껴졌다. 나 같은 사람은 환영받지 못할 곳이라고 믿었다. 

호르몬을 복용한 지 6개월 후, 몸의 변화로 새로운 자신감을 얻었다. 또 테스토스테론이 성욕을 돋우게 한 덕택에, 난 처음으로 이 어플리케이션으로 사람을 만나보기로 결심했다. 남자들과 대화를 시작했고 그들이 내게 실제로 관심을 가지는 걸 보고 충격을 받았다. 익숙해지자 새벽 3시에 취해서 침대에서 흥분한 상태로 사람들과 앱에서 잡담을 나누곤 했다. 하지만 진짜 사람을 현실에서 만나는 건 여전히 망설여졌다. 현실을 직시하자. 게이들의 원나잇 만남에는 식스팩 복근 사진과 성기 사진이 난무했다. 난 아직 상반신(가슴을 제거하는) 성형수술도 받지 않았고 당연히 남성 성기도 없었다.  

항상 내 성정체성에 관해 공개적으로 말해왔다. 누군가 관심을 보이면 사실 혼란스러움을 느꼈다. 하지만 결국 그린더 앱을 통해 첫 데이트에 나서게 됐다. 데이트 중 그 사람과 침대에 누웠고, 가슴을 숨기기 위해 입었던 옷이 벗겨졌다. 정말 기절할 뻔했다. 사실 호르몬을 복용했기에 난 남성에 가까웠지만 다른 남성이 날 그렇게 느끼지 않고 실망하는 상황이 두려웠다. 그건 기우였고 우린 끝내주는 섹스를 했다. 

 

ⓒLen Lukowski

 

사회는 ‘트랜스젠더‘는 없다는 듯 ‘여성의 몸‘과 ‘남성의 몸’에 대해서만 이야기한다

성욕이 증가할수록 포르노도 더 많이 시청했다. 포르노에는 온갖 게 다 있지만 그럼에도 ‘시스젠더 이성애자‘를 위한 영상’이 대부분이었다. 그런 걸 보면 관심이 확 떨어졌다. 성소수자로 페미니스트 환경에서 오랫동안 시간을 보냈기에 그 영상들은 가장 더럽고 금기시되는 일이라고 느껴졌다. 

여태껏 시청한 주류의 이성애자용 포르노가 인생에서 섹스와 즐거움에 대해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한다. 포르노에서 내 몸과 비슷한 몸을 본 적이 거의 없다. 이런 경험으로 함께 잤던 일반 남성들과 나를 더 비교하곤 했다. 

사회가 신체를 이야기할 때, 그들은 ‘여성의 몸‘과 ‘남성의 몸’에 대해서만 이야기한다. 마치 이것들이 유일한 범주이고 이 범주들은 정적이고 정해져 있다는 듯 말이다. 영국 언론은 트랜스젠더가 여성과 남성에게 실존적 위협을 가한다고 주장하지만 현실은 우리의 몸은 그 어디에서도 존재감이 없다. 섹스클리닉에 가서 트랜스젠더이자 게이라고 말하면 갑자기 태도가 급변한다. 그들은 트랜스젠더인 내 몸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모른다. ”나랑 자는 남자들이 이생애자인지 아니면 또 그들이 남성이랑 자기도 하나요?”라는 질문을 한다. 그들에게 난 남성이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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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 ⓒWith love of photography

 

트랜스젠더이자 성소수자로 사는 가장 큰 장점은 이 사회가 이성애자 남성에게 강요하는 전통적인 ‘남자다움’의 굴레에서 자유롭다는 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성애자 중심 사회의 정해진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신체를 가졌다는 생각도 든다. 섹스할 때마다 내 몸이 부족한 게 아닐까 고민한다. 

 

섹스할 때마다 트랜스젠더인 내 몸이 불안하다

사회에서 말하는 ‘제대로 된 남성’이 뭘까 고민하고 난 실패작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섹스를 즐기는 만큼, 섹스할 때마다 트랜스젠더로서 갖고 있는 공포심이 되살아 난다. 

성전환은 육체 또는 섹스 부적응자의 감정을 단번에 고쳐주는 마법의 치료법이 아니다. 앞으로도 몸을 둘러싼 불안한 감정을 여전히 느끼며 계속 섹스를 할 거다. 다행히 사회에 ‘일반‘과 다른 섹스에 관해 목소리를 내주는 사람들과 나를 게이 남성으로 받아들여 주는 친구들이 있다. 그들 덕분에 ‘트랜스젠더 혐오’를 조장하는 사회 속에도 여전히 즐거운 섹스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저자 렌 루코스키는 작가, 시인, 및 연기자다.

 

 

*허프포스트 영국판에 실린 독자 기고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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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수자 #남성 #섹스 #트랜스젠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