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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젠더 여성인 나는 소프라노 음악가를 꿈꾸며 어린 시절 성호르몬 억제제를 처방받았기에 원하는 삶을 살고 있다

중학교 1학년 때부터 사회에서 트랜스젠더 여성으로 살기 시작했다.

저자 니콜 탈봇
저자 니콜 탈봇 ⓒCOURTESY OF CASSIE FULFORD

소프라노 음악가를 꿈꾸는 나는 성호르몬 억제제 덕분에 계속 살아갈 수 있다

6년 전 사춘기를 억제하려고 팔에 성호르몬 억제 기구를 삽입했다. 그게 내 인생을 구했다. 나는 트랜스젠더 여성이자 소프라노로 음악을 전공하고 있다. 그 치료 요법과 엄마의 지지가 없었다면 지금의 나는 없다. 

현재 미국 전역에서 트랜스젠더 청소년을 위한 성호르몬 치료를 금지하고 시행시 부모가 처벌받는 법안이 발의 및 통과까지 되고 있다. 정말 잘못된 법안이다. 트랜스젠더 아이들과 가족에게 실질적 피해를 주고 트랜스젠더 증오를 부추기는 법안이다. 당신이 트랜스젠더이거나 트랜스젠더의 가족이고 그들의 삶을 가까이에서 보지 못했다면 절대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 우리는 매일 힘겹게 그저 살기 위해 노력하고 편견과 싸운다. 진심으로 마음을 열고 트랜스젠더 청소년과 그들의 부모님의 이야기를 듣는다면, 그들을 증오하는 사람의 생각이 바뀔 거라고 믿는다. 

아기 때부터 난 전통적으로 ‘여자아이‘용 옷과 장난감을 좋아했다. 머리에 수건을 늘어뜨려 마치 긴 머리를 가진 척 놀았다. 또 남장여자인 디즈니 캐릭터 뮬란을 제일 좋아했다. 당시 엄마는 억지로 남자 스포츠팀에서 뛰게 하고 ‘남자 옷’을 입으라고 했다. 또 핼러윈 때 공주 옷 대신 동물 옷을 입으라고 말했다. 이 모든 걸 이해할 수 없었다. 서서히 엄마는 내가 원하는 옷이나 장난감을 허락했다. 하지만 집안에서만 가능했다. 인형을 사도 내 방에서만 갖고 놀 수 있었다.

반짝이는 의상을 샀지만 절대 집 밖으로 입고 나갈 수 없었다. 엄마는 날 보호하려고 했지만 점점 더 이런 상황이 힘들었다. 세상에 내 진짜 모습을 보여줄 수 없었다. 성장할수록 이런 내 모습을 숨길 생각이 없었다. 결국 엄마는 내 바람대로 스포츠 대신 연기 수업을 듣는 걸 허락했다. 그때부터 뮤지컬, 콘서트 등에서 노래를 불렀다 뉴욕시티에 오디션을 보러 가기도 하고 보컬 레슨을 받았다. 여전히 남자로 살아가는 나는 혼란스러웠지만, 그래도 노래를 부를 수 있다는 사실에 위안 받았다. 

엄마도 어린 시절 다른 남자아이들과 많이 다른 날 보며 혼란스러워했다. 그는 여러 책을 읽고 소아과 의사와 상담했다. 그리고 마침내 보스턴의 저명한 심리학자와 만나 내 상태를 살폈다. 그는 심리 검사와 ‘성별 평가‘를 실시했고, 내가 사실은 ‘여자’라는 사실을 엄마에게 말했다. 물론 난 이미 오랜 전부터 알고 있던 일이었다.  

 
 
저자와 그의 어머니
저자와 그의 어머니 ⓒCOURTESY OF CASSIE FULFORD

 

트랜스젠더 청소년이 받는 치료는 일반 청소년의 ‘성조숙증’ 치료 방법과 크게 다르지 않다

중학교 1학년 때부터 사회에서 트랜스젠더 여성으로 살기 시작했다. 이름을 니콜로 바꾸고 완전히 여자로 살기 시작했다. 입고 싶은 옷과 머리 스타일을 선택할 수 있었다. 또 음악을 계속하면서 여성 역할에 오디션을 봤고 여성 노래를 선곡했다. 이런 내게 사춘기는 공포 그 자체였다. 변성기와 함께 신체 변화를 겪을까 봐 너무 두려웠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 불안해졌다. 

엄마는 트랜스젠더 청소년들을 위한 ‘성 확정’ 관리 분야에서 미국 최고의 전문가인 노만 스팩 박사와 상담했다. 첫 진료 예약을 받는 데만 1년 넘게 걸렸다. 최초 상담을 받기 위해 준비할 자료들이 너무 많았다. 혈액 검사, 서류 작업, 보험 회사와 상담 및 승인, 많은 연락 및 수천 달러가 드는 힘든 일이었다. 처음에는 석 달에 한 번씩 클리닉에 갔는데, 사춘기에 가까운 나이가 되면서 한 달에 한 번씩 클리닉을 방문했다. 

그리고 사춘기가 시작되기 직전, 팔에 성호르몬 억제용 기구를 삽입했다.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생성을 막기 위해서였다. 이 치료 덕분에 원치 않은 남자의 몸을 갖거나 소프라노 목소리가 급변하는 걸 막을 수 있었다. 생각만해도 끔찍하다. 정말 덕분에 내가 진짜 원하는 인생을 살 수 있다. 이 성호르몬 억제제는 성조숙증을 앓고 있는 모든 청소년들에게 사용하는 치료제이기도 하다. 이 기구를 제거하면 성호르몬이 다시 생성되고, 사춘기가 시작된다. 많은 사람이 트랜스젠더 아이들이  돌이킬 수 없는 호르몬 치료를 받고 성급하게 수술받는다고 믿는다.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 

2018년 저자와 그의 어머니
2018년 저자와 그의 어머니 ⓒCOURTESY OF JEANNE TALBOT

백인 중산층 트랜스젠더로 특권을 누렸지만 다른 아이들도 필요한 의료 지원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

트랜스젠더 미성년자는 다른 모든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정확한 성별을 확인하고 과학에 기반을 둔 데이터 중심의 의료 서비스를 받을 자격이 있다. 트랜스젠더도 행복하고 건강하고 활기찬 삶을 살 수 있어야 한다. 트랜스젠더 청소년들의 부모들은 아이의 행복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그만큼 존중받고 보호받아야 한다. 트랜스젠더 아이들이 의료 지원을 받고 부모의 지지를 받을수록 더 행복하게 살 수 있다. 정말 생명을 구하는 일이다. 

또 나는 필요한 의료 지원을 받을 수 있는 특권을 누렸다는 걸 잘 알고 있다. 백인 및 중산층이고 싱글맘이지만 나를 위해 헌신한 엄마가 있었다. 또 트랜스젠더에게 법적 보호를 제공하고 세계적인 수준의 성별 확인 의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미국 매사추세츠 주에 살고 있었다. 마침 트랜스젠더 진료를 보장하는 의료보험을 가지고 있었다. 사춘기 전, 적절한 치료를 받았기 때문에 여전히 소프라노 음악가의 꿈을 꿀 수 있다. 사춘기 때 신체 변화를 막을 수 있었기에 고통받지 않고 진짜 성정체성과 맞는 몸으로 살아갈 수 있다. 

우리 엄마도 이 상황을 직접 겪기 전에는 트랜스젠더에 관해 아무것도 몰랐다. 하지만 지금은 누구보다 나를 비롯해 트랜스젠더 아이들을 지지한다. 지금이 미성년자 트랜스젠더와 그들의 가족을 위협하는 법안에 반대 목소리를 낼 때다. 트랜스젠더에 대한 편견을 없애는 게 중요하다. 나처럼 다른 트랜스젠더 아이들도 전문가로부터 필요한 치료를 받아 생명을 구하길 바란다. 

 

 

 

 

*저자 니콜 탈봇은 현재 19세 트랜스젠더 여성으로 음악을 전공하고 있다. 생물학적 남성으로 태어났지만, 니콜은 2015년부터 엄마, 다른 가족, 친구, 그리고 지역 사회의 지원으로 여성으로서 진정한 삶을 살기 시작했다. 그는 모든 트랜스젠더 청년들의 삶을 응원한다. 그에 대한 더 많은 정보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허프포스트 미국판에 실린 독자 기고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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