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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다수 트랜스젠더가 직장에서 성정체성 숨기는 이유는 이렇다 (경험담 인터뷰)

조사 결과 약 12%의 트랜스젠더가 성정체성 때문에 직장에서 신체 공격을 당했다.

허프포스트 영국이 독점으로 입수한 트랜스젠더 차별에 관한 보고서에 따르면 5년 전보다도 더 많은 트랜스젠더가 직장에서 트랜스젠더라는 사실을 숨기고 있다. 토탈잡스유고브와 공동으로 410명의 트랜스젠더를 조사한 결과 3분의 2(65%)가 직장에서 커밍하웃하지 않았다고 응답했다. 2016년 조사 당시 52%의 트랜스젠더가 커밍아웃하지 않았다고 응답한 결과에서 13% 증가한 수치다. 

보고서에 따르면, 트랜스젠더 직원의 32%가 최근 5년 간 차별을 경험했고, 43%가 환영받지 못하는 직장 분위기 때문에 직장을 그만뒀으며(2016년 이후 7% 증가), 56%가 트랜스젠더라는 이유로 취업이 더 힘들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자선단체 스톤월이 2018년 트랜스젠더 및 논-바이너리(남녀 이분법적인 성별 구분을 벗어난 사람) 800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트랜스젠더 절반이 차별 때문에 직장에서 그 사실을 숨기거나 위장했다. 1/8(12%) 트랜스젠더가 성정체성 때문에 직장에서 고객이나 동료로부터 신체 공격을 당한 걸로 드러났다.

 

 

트랜스젠더도 다른 사람과 마찬가지로 평범하게 일하고 싶지만 차별이 만연하다

니나 케인
니나 케인 ⓒDR NINA KANE

교사이자 연극계 종사자인 니나 케인(48)은 트랜스젠더 남성이지만 일 때문에 법적으로 주어진 여성 이름을 계속 사용하고 있다. 그는 트랜스젠더인 사실을 전 직장에 커밍아웃했다. 처음에는 긍정적인 반응이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분위기가 이상해지고 동료들이 경계하고 피하는 걸 느꼈다.”

″남자 동료들, 그중에서도 고위급 경영진들이 주로 나를 반복해서 ’미스(Ms.)로 학생들 앞에서 폄하하고 비꼬는 태도로 불렀다. 또 내가 남자 화장실을 이용한다고  불편한 발언을 했다.”

트랜스젠더를 위한 자선단체 머메이즈는 현재 영국에 트랜스젠더 혐오가 만연하다고 말했다. 머메이즈의 대변인은 허프포스트 UK에 ”지난 5년 동안 트랜스젠더를 둘러싼 공공연한 적대감은 점점 증가했다”고 말했다. 

″많은 트랜스젠더 및 논-바이너리들이 정체성을 숨기고 있다. 다른 사람으로부터 배제당할까 봐 두려워하고 직장에서 성정체성을 커밍아웃하면 불편한 일이 일어날 거라고 생각한다.”

″트랜스젠더들도 다른 사람과 마찬가지로 평범하게 일하고 일을 완수하고 집에 즐겁고 자존감 높은 기분으로 돌아가길 바란다.  트랜스젠더는 언론에서 끊임없이 공격받고 의회에서도 논란의 대상이다. 직장 내 성정체성을 공개하는 건 위협이 가고 최악의 경우 직장을 잃을 수도 있는 중대 사안이다.”

토탈잡스의 CEO 존 윌슨은 이런 조사 결과가 매우 걱정된다고 말했다. ”직장에서  내 진짜 모습을 숨겨야 한다고 느끼거나, 성정체성 때문에 직장을 그만두거나 강제로 잃는 건 명백히 잘못됐다.”

″대규모든 소규모든 모든 기업이 트랜스젠더가 직면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조사결과 트랜스젠더 직원의 54%가 사내 트랜스젠더 관련 교육이 없다고 말했다.”

윌슨은 ”고용주로서, 우리는 이러한 상황을 개선하고 트랜스젠더 개인이 행복하고 건강한 직장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지지하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 트랜스젠더라는 사실만으로 위협이 가해지는 직장 환경은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자체적으로 트랜스젠더 차별 정책이 있는 직장은 영국 내 절반도 되지 않는다

 
벤 호지
벤 호지 ⓒBEN HODGE

샐퍼드 대학에서 미디어와 퍼포먼스를 전공하는 벤 호지(21)는 트랜스젠더 남성이다. 그는 벌써 취업이 걱정이라고 말했다. ”현재 자체적으로 트랜스젠더 차별 정책이 있는 직장은 영국 내 절반도 되지 않는다.” 그가 허프포스트 영국에 말했다. 

″만약 직장에서 문제가 생기면, 난 불리하다. 다른 사람보다 낮은 지위에 있다고 느낄 때가 있다. 단지 난 진짜 나 자신으로 살고 싶을 뿐인데......” 

″트랜스젠더로 살면서 취업할 때쯤이면 이미 인생의 많은 굴곡을 겪은 뒤다. 우리는 어려운 일을 잘 견디지만 그래도 직장에서 차별이 두려워 트랜스젠더인 사실을 숨겨야 하는 건 슬프다.”

 

 
캐롤린 머서
캐롤린 머서 ⓒCAROLYN MERCER

은퇴한 교사 캐롤린 머서(73)는 ”일명 ’페미니스트-안티 트랜스젠더 운동이 일상생활에서 빈번하고 비이성적으로 표출되는 트랜스젠더 적대감에 크게 기여했다”고 믿는다. 그는 1994년 트랜스젠더인 사실이 영국 언론에 노출된 직후, 중학교 교사 생활 내내 차별받았다.

″거의 20년 동안 차별받은 트랜스젠더 여성으로서 차별에 당당히 맞서라고 말하고 싶다. 필요할 경우 법적인 대응을 고려하라. 또 필요한 전문적인 지원을 모두 받길 바란다. 절대 혼자라고 생각하지 않길.”  

 

케인은 ”트랜스젠더 및 성소수자가 직접 진행하는 직장 내 교육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트랜스젠더의 경험은 여성, 유색인종, 장애인들이 겪는 차별과 유사한 경우가 많다. 직장 내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 

 

 

*허프포스트 영국판 기사를 번역, 편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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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수자 #트랜스젠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