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
2021년 03월 29일 14시 51분 KST

코로나19에 새로운 사람을 만나 진지한 만남을 갖는 게 너무 어렵다 (소개팅 앱 사용기)

소개팅 앱에서 남자들은 항상 ”우리 집에 올래?”라고 말한다.

COURTESY OF ALISON STEVENSON
저자 앨리슨 스티븐슨

 

2021년이 된지도 벌써 한참 지났지만 여전히 우리는 코로나19 시대를 살고 있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낯선 사람과 밖에서 만나 데이트하는 게 거의 불가능해졌다. 외로움이 빠르게 밀려왔다. 

보통 이럴 때는 친구들과 밖에 나가서 놀거나 과거에 만났던 남자랑 잠깐 만나거나 했지만 지금은 그럴 수 없다. 얼마 전 헤어진 남자한테 다시 연락할까 진지하게 고민했지만 결국 후회할 게 뻔했다. 그래서 결국 소개팅 앱에 의지하며 새로운 사람을 만날 꿈을 꿨다. 

어쩌면 코로나19 상황에 좀 더 괜찮은 남자들이 소개팅 앱 틴더에 있지 않을까 기대했다. 어쩌면 이제 남자들도 섹스말고 진짜 진지한 관계에 관심을 갖지 않을까? 곧 알게 됐다. 기대한 내가 바보란 걸. 소개팅 앱에 올라온 남자들은 예전과 다를 게 없었다. 심지어 어떤 남자들은 프로필에 ‘우리 집에 화장지 넘쳐나요‘라고 농담하거나, ‘절대 코로나19에 걸리지 않았음. 안전함’이라는 믿지 못할 말을 써놓았다. 대체 그걸 어떻게 안단 말인가? 

소개팅 앱에 올라온 남자들 프로필을 보다가 어쩌다 마음에 드는 사람을 발견해도 항상 대화의 결말은 ”우리 집에 올래?”였다. 이건 틴더만의 문제가 아니라, 다른 소개팅 앱을 사용해도 마찬가지였다. 남자들은 전혀 말이 통하지 않거나, 그저 가벼운 섹스만을 원했다. 잘 모르는 남자를 만나도 기껏해야 평범한 섹스만 할 텐데, 내 건강을 위험에 빠뜨리고 싶진 않았다. 소개팅 앱으로 만난 남자들은 일상을 지루해 하며, 여자와 시시덕거리고, 누드 사진을 교환하고 싶어 하고, 잠깐 만나 섹스를 하고 싶어 했지만, 진지한 관계를 맺는 건 거부했다. 즉, 코로나19 이전과 남자들은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 

코로나19 대유행 중 아무나랑 만나서 섹스하는 건 힘들었다. 성욕이 치솟았고, 진지한 만남을 포기하고 그냥 코로나19에 걸리지 않은 섹스 파트너를 만들까 고민했다. 단, 내가 내건 조건은 ‘나랑만 만나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게 가능할 리가 있나? 대부분 진지한 데이트를 할 생각이 없는 남자들은 ‘한 사람만 만나’라는 말에 큰 거부감을 보였다. 

 

섹스보다 평범한 데이트가 그립다

갑자기 금단현상이 찾아왔다. 이전에도 섹스를 오랜 기간 안 했던 적은 있었다. 내가 그리운 건 단순한 섹스가 아니라 데이트 그 자체였다. 섹스를 하지 않아도 여러 남자와 데이트를 할 때는 조금의 기대감과 희망이 남아 있었다. 또 자유롭게 외출이 가능할 때는 다음 주 파티나 술집에 가서 괜찮은 사람을 만날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했었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그런 희망은 사라졌다. 현실을 직시해야 했다. 난 평범한 데이트를 하고 싶었지만, 지금은 불가능하다.  

 
 
 

진짜 마음이 통하는 사람을 찾는 건 매우 어렵다. 또 그런 사람을 만났을 때, 상대방도 마음을 같이 여는 건 더 드문 일이다. 소개팅 앱으로 수많은 사람을 만났지만, 진짜 끌림을 느낀 건 손에 꼽을 수 있다. 그리고 진지한 관계로 발전한 건 딱 한 번뿐이었다. 

그 외에는 단순히 장난처럼 누군가를 만났다. 의미 없는 데이트라고 볼 수도 있지만, 그 와중에 재밌는 일들도 많았다. 그렇게 섹스 파트너를 만들기도 하고, 친구가 된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 시점에서 그런 만남은 하고 싶지 않다. 내 시간은 소중하다. 이제 시간이 걸리고 힘들더라도 진짜 좋은 사람을 만나 진지한 관계를 이어가고 싶다. 더 이상 의미 없는 남자들과 시간 낭비하고 싶지 않다.

 

 

누군가를 만나야 한다는 압박에서 벗어난 싱글의 즐거움

이제 소개팅 앱을 사용하면서 남자들이 의미 없이 보내는 메시지에 설레지 않는다. 진짜 혼자만의 시간과 당분간 싱글 생활을 즐기고 싶다. 싱글로 혼자 시간을 보내며 좀 더 나를 돌아볼 수 있었다. 일에 더 집중하고, 자기관리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제 외롭거나 슬프지 않고 놀랍게도 예전만큼 섹스가 그립지도 않다. 

2021년 현재 나는 성공적인 싱글이다. 꼭 누군가를 만나야 한다는 압박에서 벗어난 지금 훨씬 더 자유롭고 스스로에게 솔직해질 수 있다. 이제 내가 진짜 원하는 게 뭔지 더 잘 말할 수 있다. 

시간이 지나면 언젠가 진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날 거란 걸 알고 있다. 단지 지금은 그때가 아닐 뿐이다. 처음으로 현재 싱글이라는 이 즐거움을 마음껏 누릴 거다.

 

 

 

 

*저자 앨리슨 스티븐슨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살며, 작가이자 코미디언이다. 바디포지티브(신체 긍정)을 위한 스트립쇼 ‘띡스트립’쇼의 공동 창립자이다. 트위터인스타그램에서 그에 대한 더 많은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허프포스트 미국판에 실린 독자 기고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