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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경기들이 기묘한 시간대에 열리는 이유

경기의 여흥을 조금 즐기다보면 금세 자정이다.

  • 김원철
  • 입력 2018.02.12 12:01
  • 수정 2018.02.12 12:02
ⓒKIRILL KUDRYAVTSEV via Getty Images

이쯤되면 해외에서 열리는 올림픽 수준이다. 밤 11시에 열리는 경기도 드물지 않다.

남북 단일팀인 여자 아이스하키팀의 첫 경기는 10일 밤 9시10분에 열려 밤 11시20분께 끝났다. 경기의 여흥을 조금 즐기다보면 금세 자정이다. 

쇼트트랙은 저녁 7시부터 예선을 시작하고 결승은 밤 9시 넘어 시작한다. 대게 낮에 경기가 열리는 스피드스케이팅 종목도 평창올림픽에서는 주로 밤 8시 넘어 열린다. 종목에 따라 마지막 조 경기가 밤 11시께 열리는 경우도 있다.

동계올림픽의 꽃 피겨스케이팅은 정반대다. 오전 10시에 시작해 오후 2시께 끝난다. 보통 피겨스케이팅은 오후 또는 밤에 경기를 치른다. 클로이 김과 숀 화이트 등 미국 스타 선수들이 즐비한 스노보드 하프파이프 결승도 오전 10시에 열린다. 보통 밤에 열리는 종목이다.

경기 시간이 뒤죽박죽인 건 미국 방송사 NBC 입김 때문이다. 한국시각 밤 9시는 미국 동부 시각 아침 7시다. 편한 시간대는 아니지만 그보다 앞선 시간대에 열리면 미국에선 보기 힘든 시간대로 접어든다. 한국시각 오전 10시는 미국 동부 시각 밤 8시로 황금 시간대다. 

NBC는 2011년 6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43억8200만 달러(약 4조7000억원)에 2014년 소치, 2016년 리우, 2018년 평창, 2020년 도쿄올림픽의 미국 지역 중계권 계약을 체결했다. 그중 평창 중계권은 직전 대회인 소치(7억7500만 달러) 때보다 24.2% 오른 9억6300만 달러, 우리 돈 약 1조원이다. IOC 최대 고객인 만큼 입김이 셀 수밖에 없다.

이때문에 선수들은 시차 아닌 시차에 적응해야 한다. ‘아사히신문’은 일본 선수들이 기상·취침 시간을 앞당기는 등 인체시계 조절에 나설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평창에서 취침·기상·식사 시간을 3시간씩 앞당길 계획이다. 평소 오후 7시에 저녁 식사, 오전 7시에 아침 식사라면 각각 오후 4시, 오전 4시로 바꾸는 식이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당시 NBC의 요청으로 모든 수영 종목과 체조 일부 종목 결승전이 아침에 열렸다. 2016년 리우올림픽에선 수영, 육상 경기가 현지시각 밤 10시에 열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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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동계올림픽 #시간대 #nbc